"광란에 빠졌다" 인도네시아, 한국 울린 '신태용 매직'에 열광...축구협회장도 얼굴 가리고 감격
OSEN 고성환 기자
발행 2024.04.26 08: 01

이제는 한국까지 넘어섰다. 인도네시아가 '신태용 매직'에 열광하고 있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인도네시아 23세 이하(U-23) 올림픽 대표팀은 26일 오전 2시 30분(한국시간) 카타르 도하 압둘라 빈 칼리파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아시안컵 겸 2024 파리 올림픽 아시아 최종예선 8강전에서 한국을 꺾고 준결승에 진출했다.
양 팀은 2-2로 정규시간을 마친 뒤 연장전에서도 승자를 가리지 못했다. 최후의 승자는 인도네시아였다. 한국은 승부차기에서 10-11로 패하며 탈락했다.

이번 경기는 파리행을 위한 8부 능선이었다. 대회 3위까지는 올림픽 본선에 직행하고, 4위는 아프리카 기니와 대륙간 플레이오프 자격을 얻는다. 일단 준결승까지는 진출해야 본선 티켓을 노릴 수 있었다.
하지만 한국은 8강에서 여정을 마치며 10회 연속 올림픽 본선 진출이 무산됐다. 한국 축구는 1988 서울 올림픽부터 2020 도쿄 올림픽까지 한 번도 빠지지 않고 올림픽 무대를 밟으며 세계 최초 기록을 썼다. 그러나 도하에서 충격적인 패배를 맛보며 영광스런 발자취가 황선홍호에서 끊기게 됐다.
반면 인도네시아는 신태용 감독과 함께 또 하나의 역사를 썼다. 조별리그에서 호주, 요르단을 제압하며 역사상 처음으로 대회 8강 무대를 밟은 데 이어 한국까지 물리치며 돌풍을 이어갔다. 이제 1승만 더 하면 지난 1956년 멜버른 대회 이후 68년 만의 올림픽 본선행을 확정할 수 있는 인도네시아다.
결과뿐만 아니라 경기력 면에서도 인도네시아의 승리였다. 인도네시아는 시작부터 한국과 힘 싸움에서 우위를 점하며 공세를 펼쳤다. 라파엘 스트라위크가 전반에만 멀티골을 터트리며 리드를 안겼다. 전반전 슈팅 수에서도 7대1로 압도했다.
한국의 급조된 스리백과 허술한 압박 체계는 인도네시아의 상대가 되지 못했다. 인도네시아는 후반전 초반에도 한국의 전방 압박에도 당황하지 않고 위협적인 역습으로 추가골을 노렸다. 사실 공격수들의 결정력만 조금 더 날카로웠다면 대승을 거둘 수도 있었다.
한국 선수들도 이영준의 퇴장 악재를 딛고 열심히 뛰어줬지만, 인도네시아는 분명 승리할 자격이 충분한 팀이었다. 한국으로서는 10명으로 버텨낸 선수들의 투혼을 제외하면 긍정적인 요소가 거의 없었다.
'대어' 한국을 잡아낸 인도네시아는 축제에 빠졌다. 40년 동안 올림픽에 진출한 강팀 한국을 상대로 이변을 쓴 만큼 그럴 만도 했다. AFC도 "대회의 우승 후보이자 영원한 강호 중 하나인 한국은 시작부터 압박을 받았다"라며 "신태용 감독의 이름을 연호한 9105명의 관중 속 인도네시아 응원단은 승리 후 거의 정신 착란에 빠졌다"라고 주목했다.
에릭 토히르 인도네시아 축구협회 회장은 소셜 미디어를 통해 "준결승을 허락해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린다! 월드컵에 꾸준히 나서는 아시아의 강자 한국을 상대로 놀라운 승리를 거뒀다. 용기 있게 뛰었고, 잘 조직된 수비와 효율적인 공격은 올림픽 희망을 활짝 열었다. 자랑스럽다"라며 크게 기뻐했다. 그는 승리 후 두 손으로 얼굴을 가리며 감격하기도 했다.
인도네시아 '콤파스'는 "인도네시아, 한국전 승부차기 승리 끝에 준결승에 진출! 이로써 파리 올림픽 본선 진출에 한발 더 가까워졌다"라며 소식을 전했다. '자바 포스트' 역시 "인도네시아 U-23 대표팀이 한국을 상대로 극적인 드라마를 쓰면서 준결승에 진출했다. 인도네시아 축구의 새로운 역사"라고 강조했다. 인도네시아 팬들도 한국 대표팀과 선수들 소셜 미디어를 찾아 기쁨의 댓글을 남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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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AFC U-23 아시안컵·인도네시아 축구대표팀 소셜 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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