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7km 레이저 타구→카약 직격 장외홈런’ 이정후가 홈구장 첫 홈런 친 날, 진귀한 스플래시 히트 터졌다
OSEN 길준영 기자
발행 2024.04.21 14: 40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이정후(26)가 홈구장에서 첫 홈런을 터뜨렸다. 
이정후는 21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오라클 파크에서 열린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의 경기에 1번 중견수로 선발출전해 5타수 2안타 1홈런 2타점 2득점으로 활약했다.
샌프란시스코가 1회초 선취점을 내줘 0-1로 지고 있는 1회말 선두타자로 나선 이정후는 애리조나 우완 선발투수 잭 갤런을 상대했다. 초구 시속 93.7마일(150.8km) 포심을 지켜봐 1볼로 유리한 볼카운트를 선점한 이정후는 2구째 높은 코스로 들어온 92.8마일(149.3km) 포심을 놓치지 않고 받아쳐 우측담장을 넘어가는 동점 솔로홈런을 터뜨렸다. 시즌 2호 홈런이다. 17경기 만에 홈런이 나왔다. 타구속도 98.4마일(158.4km), 비거리 364피트(111m)를 기록했다. 메이저리그 공식 통계사이트 베이스볼서번트에 따르면 메이저리그 30개 구장 중 25개 구장에서 홈런이 되는 대형 타구였다. 

[사진]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이정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정후는 이후 세 타석에서 모두 범타로 물러났다. 4회에는 갤런의 2구 92.7마일(149.2km) 포심을 때려 타구속도 104마일(167.4km)짜리 날카로운 타구를 날렸지만 중견수 직선타로 잡힌게 아쉬웠다. 그렇지만 마지막 타석에서 다시 한 번 빼어난 컨택 능력을 과시했다. 
8회 야스트렘스키의 안타와 아메드의 희생번트로 만든 1사 2루 찬스에서 마지막 타석에 들어선 이정후는 우완 구원투수 미겔 카스트로와 끈질긴 승부를 벌였다 1볼 2스트라이크 상황에서 7구째 95마일(152.9km) 포심이 몸쪽 낮은 코스로 날아오자 타석에서 몸을 뒤로 빼면서 기술적으로 파울을 만들어낸 이정후는 9구까지 가는 승부 끝에 88.8마일(142.9km) 체인지업을 밀어쳐 승부에 쐐기를 박는 1타점 2루타를 뽑아냈다. 이후 채프먼의 안타와 콘포토의 1타점 적시타가 나오며 이정후도 득점을 올렸다. 샌프란시스코는 이정후의 활약에 힘입어 7-3으로 승리했다.
[사진]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이정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정후는 멀티히트를 때려내며 11경기 연속 안타 행진을 이어갔다. 강정호와 김현수(LG)의 10경기 연속 안타를 넘어 한국인 메이저리그 타자 데뷔 시즌 최다경기 연속 안타 신기록을 달성했다. 메이저리그에 데뷔 한 이후 4경기를 제외한 모든 경기에서 안타를 때려내고 있다. 시즌 성적은 20경기 타율 2할8푼9리(83타수 24안타) 2홈런 6타점 12득점 OPS .728로 끌어올렸다.
샌프란시스코의 홈구장 오라클파크는 메이저리그 대표 투수친화구장으로 꼽힌다. 2020년부터는 외야 펜스를 앞으로 당기면서 중립에 가까운 구장이 됐지만 24피트(7m)에 달하는 거대한 우측펜스 때문에 좌타자들에게는 여전히 홈런을 치기 어려운 구장으로 평가받는다. 
이정후는 메이저리그 데뷔 후 20경기 만에 처음으로 홈구장에서 홈런을 쏘아올렸다. 홈경기 기준으로는 7경기 만에 홈런이다. 총알같이 날아간 타구는 아쉽게 오라클 파크에서만 볼 수 있는 스플래시 히트가 되지는 않았다. 스플래시 히트는 홈런타구가 우측담장을 넘어 구장 바로 넘어에 있는 맥코비만으로 떨어지는 장외홈런을 말한다. 우타자가 밀어쳐서 오라클 파크의 우측담장을 넘기기는 정말 어렵기 때문에 지금까지 우타자 스플래시 히트는 단 한 번도 나오지 않았다. 
지난달 31일 투수친화구장으로 평가받는 펫코 파크에서 메이저리그 데뷔 첫 홈런을 터뜨렸던 이정후는 홈런을 친 뒤 인터뷰에서 “홈구장에서 첫 홈런을 쳤는데 그게 스플래시 히트(샌프란시스코 홈구장 오라클파크에서 우측담장을 넘어 장외로 날아가 구장이 위치한 맥코비 만으로 바로 떨어지는 홈런)면 어떨까라는 생각을 해봤다. 오늘 친 홈런을 홈구장에서 쳤으면 그렇게 됐을까 궁금하긴 하다. 타구가 폴대쪽으로 갔으면 스플래시 히트가 될 수도 있었을 것 같은데 우중간쪽으로 가서 어려웠을 것 같다”라며 스플래시 히트에 대한 욕심을 내비치기도 했다. 
[사진]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패트릭 베일리.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정후는 이날 홈런에 대해서는 “오라클 파크에서 홈런을 치는 것이 어렵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홈런을 치려고 하지는 않았지만 홈런이 나와서 다행이다”라고 말했다. 
공교롭게도 이날 경기에서는 패트릭 베일리가 통산 103번째 스플래시 히트를 날렸다. 양 팀이 3-3으로 팽팽히 맞선 5회 갤런의 5구 94.3마일 포심을 받아쳐 우측담장을 넘어가는 장외홈런을 터뜨렸다. 타구속도는 109.7마일(176.5km), 비거리는 407피트(124m)가 나왔다. 베일리의 타구는 담장을 넘어가 맥코비 만에서 팬들이 타고 있던 카약에 떨어졌다. 메이저리그 공식매체 MLB.com은 “엄밀히 따지면 베일리의 홈런은 전혀 스플래시를 일으키지 않았다”라며 농담을 했다. 
홈구장에서 첫 홈런과 함께 11경기 연속 안타를 이어간 이정후가 앞으로 어떤 활약을 보여줄지 팬들의 기대와 관심이 점점 더 뜨거워지고 있다. /fpdlsl72556@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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