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안아본 이강인, 더 성장할 것이라고 100% 확신한다"...이강인과 '합작골' 만든 '형' 손흥민의 말
OSEN 정승우 기자
발행 2024.03.26 23: 48

"이번 일을 계기로 훌륭한 선수, 훌륭한 사람으로 성장할 수 있다고 100% 확신한다."
황선홍 임시 감독이 지휘하는 축구대표팀은 26일 오후 9시 30분(한국시간) 태국 방콕의 라자망갈라 스타디움에서 홈팀 태국을 상대로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C조 4차전’을 치러 3-0으로 승리했다.
이로써 한국은 승점 10점(3승 1무)을 만들면서 1위 자리를 지켰다. 태국은 승점 4점(1승 1무 2패)으로 조 3위에 머물렀다.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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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은 이 경기 선발로 출전해 이재성, 조규성, 이강인과 합을 맞췄다. 손흥민과 이강인의 합작 골은 한국이 1-0으로 앞서던 후반 9분 터졌다.
후반 9분 박스 앞에서 공을 잡은 이강인이 왼쪽 측면의 손흥민을 향해 패스했고 손흥민은 강력한 왼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이강인이 도움을 기록하고 그대로 손흥민이 골을 기록하면서 46호골을 완성했다.
추가골이 터지자 한국 축구 팬들이 너무나 기다렸던 장면이 있었다. 바로 신구에이스 이강인과 손흥민의 세리머니. 두 선수는 아시안컵 4강전 직후 충돌로 인해 많은 우려를 샀다. '탁구 게이트'라고 불리던 사건은 이강인이 훈련 전날 다툼으로 주장 손흥민의 손가락을 부순 것으로 큰 충격을 줬다.
결국 동생 이강인이 고개를 숙이면서 봉합 국면에 접어들었다. 그는 앞서 소셜 미디어를 통해 두 차례 사과문을 올렸고, 지난달엔 직접 영국 런던으로 날아가 손흥민에게 용서를 구하기도 했다. 손흥민도 이강인과 나란히 서서 밝게 웃는 사진을 공유하며 너그럽게 포용해달라고 부탁했다.
이강인은 20일에도 대표팀 훈련을 앞두고 공개 사과에 나섰다. 두 손을 가지런히 모은 그는 "아시안컵 기간 동안 너무 많은 사랑과 많은 관심 그리고 많은 응원을 해주셨다. 그런데 그만큼 보답해드리지 못하고 실망시켜드려 너무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라고 고개 숙였다.
사과에 앞서 손흥민도 "이강인 선수가 모든 선수들 앞에서 자기가 어떤 행동을 했고, 무엇을 잘못했는지 등에 진심 어린 사과를 했다. 사과에는 용기가 필요하고, 강인 선수가 용기 있는 자세를 보여서 선수들도 이런 마음을 잘 받아주지 않았나 생각한다"라며 이강인을 감쌌다.
직전 3차전 방콕전에서 두 선수의 시원한 장면은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이날은 달랐다. 선발로 나선 이강인이 날선 패스를 뿌리면서 한국의 기세를 이끌었다. 마침내 골이 터진 후반 8분 이강인과 손흥민은 함께 포옹하면서 앙금은 전혀 없다는 것을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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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종료 후 중계방송사와 공식 인터뷰를 진행한 손흥민은 "며칠 전 상대 팀을 상대로 다시 경기했다. 저희가 상당히 만족스러운 부분을 보였음에도 불구하고 경기에서 이기지 못하면서 부정적인 시선들이 저희를 불안하게 했다"라고 입열었다.
손흥민은 "이렇게 더운 날씨에도 선수들의 헌신과 노력으로 좋은 결과를 얻어내 너무 기분이 좋다. 오늘은 분명히 보셨으리라 생각한다. 저희가 한 팀이 돼 멋진 경기 펼쳤다고 생각한다. 늦은 시간까지 응원해주신 팬분들 덕분에 무실점 승리해 너무나도 기쁘다"라고 전했다. 
손흥민은 이강인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그는 "많은 분들이 걱정하셨다. 축구를 하다보면 모두 승부욕이 강하고 서로 원하고 요구하는 부분이 다르기 때문에 다툼은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전했다.
그는 이어 "(이)강인 선수도 많은 사랑받을 자격이 있는 선수다. 이번 일을 계기로 훌륭한 선수, 훌륭한 사람으로 성장할 수 있다고 100% 확신한다. 기술적인 부분, 재능적인 부분에서 수도 없이 말했지만, 앞으로 한국 축구를 이끌어갈 선수다. 5천만 국민이 보고 계시다는 걸 이강인 선수도 인지하고 선수생활 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오랜만에 강인 선수를 끌어안아봤는데 너무 귀엽고 앞으로 더 잘했으면 좋겠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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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은 "분명 쉽지 않은, 어려운 환경에서 경기했다. 덥고 습한 날씨에 잔디도 달랐다. 어려운 경기였지만, 선수들이 모두 한 발씩, 1%씩 더 희생하면서 이렇게 좋은 결과 얻었다고 생각한다. 이런 좋은 분위기 앞으로도 이어갈 수 있으면 좋겠다"라고 이야기했다. /reccos23@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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