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끔찍한 수준의 인종차별' 비니시우스, 결국 눈물 쏟았다..."축구가 싫어질 정도"
OSEN 정승우 기자
발행 2024.03.26 18: 45

 비니시우스 주니오르(24, 레알 마드리드)의 눈물이 다시 흘러내렸다.
브라질 축구대표팀 공격수 비니시우스는 27일 오전 5시 30분(이하 한국시간) 스페인 마드리드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 열리는 브라질과 스페인의 평가전을 하루 앞두고 사전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비니시우스는 브라질의 측면 공격수 네이마르가 부상과 폼 저하로 활약하지 못하는 사이 대표팀의 공격력을 책임지는 선수로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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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비니시우스가 경기 전 기자회견에서 눈물을 쏟았다. 인종차별과 관련된 질문이 나오자 울음을 참지 못한 것. 
그는 "나는 그저 축구를 하고 싶다. 하지만 앞으로 나아가기 어렵다. 점점 축구하는 게 싫어지고 있다"라며 입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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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니시우스를 향해 가장 지독한 인종차별을 퍼부은 것은 발렌시아 CF의 팬들이었다. 지난 2022-2023시즌 라리가 35라운드 레알 마드리드와 발렌시아의 맞대결에서 벌어졌다. 
이 경기 왼쪽 측면에서 공을 잡고 드리블하던 비니시우스는 경기장에 들어와 있던 또 다른 공에 방해받았고 이후 관중과 설전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관중은 인종차별적인 말을 뱉었다. 그러나 라리가의 반응은 미적지근했다.
비니시우스는 "처음도 아니고, 두 번째도 아니도, 세 번째도 아니다. 라리가에서 인종차별은 정상적인 행위"라며 리그의 대처에 실망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는 이어 "한때 호나우지뉴, 호나우두,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리오넬 메시가 속해있던 이 리그는 이제 인종차별자들의 소속일 뿐이다. 스페인 사람들에겐 미안하지만, 오늘날 브라질에서 스페인은 인종차별자들의 나라로 알려져 있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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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기자회견에서 비니시우스는 ""내가 스페인 무대를 떠난다면 인종차별주의자들이 원하는 대로 행동하게 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스페인을 떠나는 건 생각해 본 적 없다"라며 그들에게 피하지 않고 맞서겠다고 다짐했다.
이어 그는 "나는 여기에 남을 것이다. 그래야 인종차별주의자들이 계속해서 내 얼굴을 보기 때문"이라며 "나는 용감한 선수고, 레알 마드리에서 뛰고 있고, 우리는 많은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그건 많은 이들에게 잘 맞지 않는다"라고 강조했다.
비니시우스를 향한 인종차별은 발렌시아전에서 그치지 않았다. 그가 소셜 미디어에 공개한 영상만 보더라도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레알 바야돌리드, 마요르카, 바르셀로나 등 여러 팀의 팬들이 그를 모욕했다.
비니시우스 유니폼을 입은 인형의 목을 다리에 매단 아틀레티코 팬 4명이 체포되는 충격적인 사건도 있었다. 지난해 1월 레알 마드리드는 코파 델 레이 8강에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가 맞붙었다. 경기가 시작되기 전 충격적인 사진이 인터넷에 떠돌았다.
바로 레알 마드리드 훈련장 근처 다리에 비니시우스 유니폼을 입은 인형의 목이 밧줄로 매달려 있던 것. '마드리드는 레알을 증오한다'라고 적힌 현수막도 내걸렸다.
다행히 범죄를 저지른 4명은 증오 범죄 혐의로 체포됐다. 스페인 경찰의 발표에 따르면 체포된 이들은 모두 남성으로 각각 19세, 21세, 23세, 24세다.
그중 3명은 울트라스 '프렌테 아틀레티코' 회원으로 이전에도 경기 중에 위험인물로 분류된 바 있다. 심지어 한 명은 범죄 전과까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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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라리가와 여러 선수들은 비니시우스와 연대했다. 레알 마드리드 선수들은 이어진 라요전에서 비니시우스의 이름과 등번호 20번이 적힌 유니폼을 입었고, 팬들은 "우리 모두가 비니시우스다. (인종차별은) 이제는 그만"라고 적힌 비니시우스 지지 걸개를 내걸었다.
비니시우스에게 인종차별 발언을 뱉은 발렌시아 팬 3명은 경기장 평생 출입 금지 징계를 받았다. 당시 VOR(비디오판독실)에 있던 심판 6명도 전원 보직 해임됐다. 스페인축구연맹(RFEF)은 이들이 발렌시아 선수들이 비니시우스 목을 조른 장면은 생략한 채 그가 우고 두로를 가격한 장면만 반복했다며 큰 오류를 저질렀다고 설명했다.
브라질 선수를 향한 인종차별이 계속되자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정부도 지켜만 보지 않았다. 리우 정부는 비니시우스 주니어의 이름을 따 인종차별 금지법을 제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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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니 주니어 법(Vini Jr law)'이라고 명명된 이 법은 인종차별 행위가 발생할 경우 스포츠 행사를 즉시 증단하게되는 법이다.
한편 지난 24일 잉글랜드를 1-0으로 제압한 브라질 대표팀은 오는 27일 스페인과 맞대결을 펼친다. /reccos23@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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