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상연맹, 3연속 충돌 일으킨 황대헌 조사 후 "고의 아니다" 결론... 박지원에 사과 예정
OSEN 노진주 기자
발행 2024.03.25 09: 45

'고의 충돌 의심' 쇼트트랙 황대헌(강원도청)이 박지원(서울시청)에게 다시 한번 사과하겠다고 밝혔다. 대한빙상경기연맹(이하 연맹)은 자체 조사에서 고의성 없는 충돌로 결론이 났다고 설명했다.
연맹은 25일 보도자료를 통해 “지난 16일과 17일 진행된 2024 국제빙상연맹(ISU) 쇼트트랙 세계선수권대회 남자 1,500m 결승 및 1,000m 결승전에서 발생한 국가대표 박지원과 황대헌 간의 충돌과 관련해 지난 22일 해당 영상을 분석함과 동시에 관련 선수 및 국가대표 지도자들에 대한 조사를 실시했다”면서 “그결과 국가대표 선수 간의 연이은 충돌은 ‘고의성 전혀 없었으며, 팀 킬을 하려는 의도 또한 전혀 없었음’을 확인했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세계 최고 수준의 기량을 보유하고 있는 대한민국 선수들 간의 충돌은 매우 안타까운 일이나 기록이 아닌 개인 간의 순위 경쟁이 치열할 수밖에 없는 쇼트트랙 종목의 특성상 선수들 간의 충돌은 우발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요소이며 이번 충돌 역시 그 연장선상에 있다고 결론지었다”라고 말했다. 

[사진] 황대헌 / OSEN DB.

연맹에 따르면 조사과정에서 황대헌은 “고의는 아니지만 나의 플레이로 인해 박지원 선수에게 피해를 끼치게 돼 정말 죄송하게 생각한다”면서 “사과의 뜻을 전달함과 동시에 박지원 선수가 소속팀 훈련을 마치고 일본에서 귀국하는 데로 찾아가 직접 사과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 황대헌은 “고의적이며 팀 킬이란 우려가 나온 것에 대해 쇼트트랙을 아끼고 사랑해 주시는 팬 여러분은 물론, 동료 선수들에 미안한 마음을 가지고 있으며, 국민들에게 실망을 안겨드린 점에 대해 죄송하다”라고 사과했다.
연맹도 “이번 세계선수권대회 국가대표 선수 간 충돌로 쇼트트랙을 사랑하시는 팬 및 국민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드린 점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하고 있다”며 “이번 일을 교훈 삼아 박지원, 황대헌 선수들을 포함하여, 국가대표 선수들이 원 팀이 될 수 있도록 교육 및 철저한 선수 관리에 심혈을 기울이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밝혔다.
[사진] 박지원 / 대한빙상경기연맹 제공
박지원은 지난 17일 네덜란드 로테르담에서 열린 2024 ISU 쇼트트랙 세계선수권대회 1,000m 결승에서 황대헌에게 반칙당해 완주에 실패했다. 박지원에게 선두 자리를 내준 황대헌은 손으로 그를 밀쳤고 박지원은 중심을 잃었다. 세계선수권대회 개인전에서 메달 획득에 실패한 박지원은 차기 시즌 국가대표 자동 선발 자격을 잃었다.
황대헌은 심판으로부터 페널티를 부여받았다. 명백한 반칙이라는 판정이다. 박지원은 레이스가 종료된 뒤 한참을 엎드려 눈물을 쏟았다.
황대헌이 같은 한국 선수에게 반칙을 저지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올 시즌에만 세 번째 일어난 일이다. 공교롭게도 반칙 대상은 모두 박지원이었다.
박지원은 16일에 열린 세계선수권대회 남자 1,500m 결승에서도 황대헌의 반칙으로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당시에도 박지원은 레이스 종료 세 바퀴를 앞두고 황대헌에게 밀려 넘어졌다. 박지원을 밀어낸 황대헌은 가장 먼저 결승선을 돌파한 뒤 격렬한 세리머니를 펼쳤지만, 심판은 황대헌에게 페널티를 부여했다.
지난해 10월에 열린 ISU 월드컵 1차 대회 1,000m 2차 레이스 결승에서도 황대헌은 박지원을 뒤에서 밀쳤다. 이에 황대헌에게 ‘고의’로 박지원에게 반칙을 가한 것 아니냐는 비난이 쏟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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