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FA 회부 예정" 북한-일본 경기, 결국 26일 개최 무산...몰수패 가능성도[공식발표]
OSEN 고성환 기자
발행 2024.03.22 22: 48

북한이 갑작스레 홈 경기 개최를 취소한 북한-일본 경기가 결국 파행을 맞았다. 이제 공은 국제축구연맹(FIFA)으로 넘어갔다.
아시아축구연맹(AFC)은 22일(이하 한국시간)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3월 26일 열릴 예정이었던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 조별리그 B조 북한-일본 경기가 예기치 못한 상황으로 인해 예정대로 진행되지 않는다"라고 발표했다.
구체적인 이유는 설명하지 않았다. AFC는 "이번 결정은 지난 20일 북한축구협회로부터 부득이한 사정으로 경기를 중립장소로 옮길 필요성을 통보받은 후 FIFA와 관련 이해관계자들과 협의해 내린 결정"이라며 "이제 이 문제는 FIFA 관련 위원회에 회부된다. 적절한 시기에 추가 소식을 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원래대로라면 이 경기는 26일 평양 김일성경기장에서 열려야 했다. 하지만 북한 측에서 갑작스레 홈 경기 개최가 불가능하다고 통보하면서 문제가 생겼다. 
심지어 정확한 사유도 밝히지 않았다. 신영남 북한 감독도 21일 일본전에서 0-1로 패한 뒤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 자리에서 앞으로 일에 대해서 말하는 건 삼가고 싶다"라며 말을 아꼈다.
일본 매체들에 따르면 북한은 일본에서 감염자가 늘고 있는 극증성 용혈성 연쇄상구균 감염증(STSS) 확산 방지 조치를 이유로 내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일본 내 STSS가 그렇게 심각한 정도는 아니기 때문에 여러 이야기가 오가고 있다.
예기치 못한 변수에 일본은 혼란에 빠졌다. 일본 대표팀은 당장 22일에 중국 베이징으로 이동한 뒤 비행기를 타고 북한으로 넘어갈 계획이었지만, 모두 꼬였다. 일단 선수단은 일본에 남아 훈련 중이다.
일본 선수들은 침착하게 대응 중이다. 일본 '골닷컴'에 따르면 베테랑 풀백 나가토모 유모는 "마음가짐은 똑같다. 어디서 경기를 하든 오늘 나온 과제를 포함해 다시 앞을 보고 나아갈 뿐"이라고 말했고, 미나미노 다쿠미 역시 "이런 일은 처음이다. 하지만 가능성은 알고 있었다"라며 "아마 평양에서 경기하는 게 가장 어려울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받아들였다.
모리야스 하지메 일본 감독도 "현실을 받아들이고 최선을 다해 준비할 뿐이다. 앞으로 어디서 어떻게 경기를 하게 될지 모르겠지만, 피로가 쌓인 선수들의 회복과 컨디션에 초점을 맞춰 다음 경기에 대비하겠다"라고 다짐했다.
당초 AFC는 중립지 개최를 추진했다. 다토 윈저 존 사무총장은 22일 AFP 통신과 인터뷰에서 "통상적으로 중립 지역 개최지를 선정하는 건 주최국 책임이다. 하지만 그렇게 하지 못할 시엔 AFC가 선정하게 된다. 경기는 예정대로 열릴 예정"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결국엔 26일에 경기를 치르지 못하게 됐다. FIFA의 결정에 따라 다음 6월 A매치 기간으로 경기가 연기되거나 북한의 몰수패 판결이 나올 수 있다. '사커킹' 등 일본 매체들은 6월에 추가 경기를 치르기는 일정상 어렵다면서 몰수승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북한의 막무가내 행동으로 상대팀 일본뿐만 아니라 AFC, FIFA까지 골머리를 앓게 됐다. 북한 축구가 민폐를 끼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북한은 지난달 말에도 일본과 여자축구 2024 파리 올림픽 아시아 최종예선 홈 경기를 치를 예정이었지만, 경기 직전 평양 개최 불가를 알리며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에서 맞대결을 펼친 바 있다.
한편 21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북한과 일본의 2차예선 3차전에선 일본이 웃었다. 전반 2분 터진 다나카 아오의 골로 1-0 승리를 거뒀다. 일본은 3전 3승(승점 9)으로 B조 1위를 질주했고, 북한은 1승 2패(승점 3)로 3위에 머물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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