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는 돈을 어떻게 벌거야?” 은퇴하는 ‘파추호’ 박주호에게 나은이의 묵직한 한마디 [수원톡톡]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23.06.06 19: 48

‘슈퍼맨’ 박주호(35, 수원FC)가 선수생활을 마쳤다.
수원FC는 6일 수원종합운동장에서 개최되는 ‘하나원큐 K리그1 2023 17라운드’에서 울산현대에게 1-3 역전패를 당했다. 울산(13승2무2패, 승점 41점)은 3경기 만에 승리를 따내며 선두를 유지했다. 수원(승점 18점)은 9위를 유지했다.
박주호의 은퇴경기로 관심이 집중됐다. 김도균 수원 감독은 박주호를 선발로 전격 투입했다. 전반 6분에는 박주호의 등번호를 기념해 팬들이 60초간 격려의 박수를 쳤다.

박주호는 전반 14분 날카로운 크로스를 날리는 등 녹슬지 않은 기량을 선보였다. 박주호는 후반전 오버래핑까지 나섰다가 이승우의 패스를 받지 못하자 쑥스러운 미소를 보이기도 했다. 박주호는 후반 92분 교체되며 경기장을 떠났다. 수원팬들이 기립박수로 레전드의 마지막 모습을 예우했다.
경기 후 다시 한 번 동료들의 축하를 받은 박주호는 은퇴기자회견을 가졌다. 다음은 박주호와 일문일답.
- 은퇴소감은?
▲ 시즌 도중 은퇴결정 쉽지 않았다. 결정 내리고 나니 마음이 편했다. 경기 결과까지 가져왔다면 좋았겠지만 강팀 울산 상대로 후회는 없다. 16년의 프로생활 최선을 다해서 마무리했다.
- 선수생활에 점수를 준다면?
▲ 목표했던 것을 계속 이루어갔다. 도전을 계속 했다. 후회를 하지 않는 성격이다. 마무리하는 시점에서 오늘 만큼은 100점을 주고 싶다.
- 은퇴를 결심한 이유는?
▲ 작년부터 은퇴생각을 했다. 몸이 좀 더 좋을 때 경기를 나가고 있을 때 운동장 안에서 은퇴하고 싶었다. 작년에 와이프가 몸이 안 좋았다. 그 떄 은퇴하면 와이프처럼 은퇴하는 것처럼 보여서 싫었다. 마음을 다잡고 축구에 대한 열정이 남았는지 얼마나 더 할 수 있는지 생각했을 때 버겁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은퇴를 결정했다.
- 팀 성적이 좋지 않은 시점에서 은퇴하는데?
▲ 팀에 은퇴 의사를 전했을 때 5위 정도 했었다. 내가 빠져도 선수들이 충분히 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여름 이적시장에서 보강할 수 있다고 생각해서 미리 팀에 전달했다. 이후 연패를 하면서 힘든 상황이 왔다.
- 가장 행복한 기억은?
▲ 행복한 순간은 K리그 와서 많았다. 울산에서 아챔 우승했을 때다. 오늘도 행복한 순간이다. 재작년 상위스플릿 올라간 순간도 좋았다. 울산에서 준우승 했을 때가 아쉬운 순간이다.
- 은퇴 조언을 구한 선수는?
▲ 동료들에게 이야기를 안했다. 마지막에 결정하고 친구 이용에게만 이야기했다. 선수들에게 전북전 끝나기 전까지 말을 안했다. 동요할 수 있는 부분이다. 가족들과 회사와 이야기를 많이 했다.
- 본인은 어떤 선수였나?
▲ 항상 스타일이 바뀌는 선수였다. 감독님이 여러 포지션을 시켜주셨다. 팀에 맞춰서 최선을 다하는 선수였다.
- J리그에서도 축하메시지를 보냈는데?
▲ 일본에서도 친구가 연락이 왔다. 은퇴뉴스를 봤다고 했다. 허심탄회한 이야기를 했따 .가가와 신지와 이야기를 했다. 은퇴를 앞두고 공감대가 많았다. 2022년 카타르 월드컵 세르지우 코치님도 연락 오셨다.
- 가족들의 반응은?
▲ 선수시절에 한 두 달 집을 비우는 경우도 있었다. 미안한 마음이 있었다. 항상 가족들과 같이 했다.
- 나은이 건우 반응도 궁금한데?
▲ 이야기를 했을 때 나은이가 슬퍼하다가 '아빠는 돈을 어떻게 벌거야?' 했다. 그러고 나서 고생했다고 안아줬다. 다른 일 아빠가 해볼게 했는데 '요리는 하지말라'고 했다. 건우는 요즘 추구에 빠져서 많이 슬퍼하고 울려고 했다. 왜 그만두냐고 했다. 건우는 대신 너와 축구를 많이 한다고 했더니 다시 좋아하더라. 축구하는 모습은 못 보여주지만 같이 축구할 시간이 많다고 했다. 두 아이들이 굉장히 좋아했다. 하하.
- 수원FC에서 좋은 추억은?
▲ 울산에게 첫 승을 원정에서 했다. 그 이후 승리가 없다. 그 경기가 기억에 남는다. 포항 상대로 한 번도 이기지 못하다가 작년에 결국 이겼던 경기가 있다.
- 이승우가 은퇴를 말렸다던데?
▲ 선수들은 만류했다. 저는 미안하다 번복할 수 없다고 했다. 좀 쉬고 6개월 있다가 원희형처럼 복귀하라고 했다. 은퇴했다고 생각하지 않겠다고 하더라.
- 앞으로 계획은?
▲ 앞으로 스케줄을 정리하고 고민해보겠다. / jasonseo3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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