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시골 최고" 외쳤는데..하필 '1박2일'에 바가지 씌우기라니 [Oh!쎈 초점]
OSEN 박소영 기자
발행 2023.06.07 07: 35

코로나19 시국이 풀리며 많은 예능들이 다시 해외로 나가고 있는 요즘이다. 그럼에도 KBS 2TV 대표 예능 ‘1박 2일’은 변함없이 대한민국의 곳곳을 누비고 있다. 시골로, 산골로, 어촌으로, 섬으로, 그리고 우리들의 고향으로.
이런 ‘1박 2일’ 팀이 정겨운 시골 시장을 찾았다가 바가지 요금을 쓰고 말았다. 다른 프로그램도 아닌 ‘1박 2일’ 팀이 당한 터라 씁쓸함이 더 커지고 있다.
4일 방송된 ‘1박 2일 시즌4’에서 연정훈, 김종민, 딘딘, 문세윤, 유선호, 나인우는 경북 영양으로 여행을 떠났다. 이들은 개미 팀, 베짱이 팀으로 나눠 마을 일손을 도왔고 연정훈, 김종민, 유선호는 마을잔치 준비를 맡았다. 반갑게 자신들을 맞아준 마을 주민들을 위한 간단한 다과와 선물 등을 준비하고자 한 것.

예산은 30만 원이었다. 연정훈, 김종민, 유선호는 옛날 과자를 잔뜩 늘어놓은 가판대에 멈춰 섰고 자유롭게 시식하며 각자 봉투에 과자를 담았다. 모처럼 손 큰 손님들의 등장에 과자 사장은 들뜬 모습으로 계산을 시작했고 한 봉지에 6만 8745원이 저울에 찍혔다. 그런데 이에 사장은 한 봉지당 7만 원이라며 반올림해서 가격을 불렀고 멤버들은 생각보다 비싼 가격에 깜짝 놀랐다.
세 봉지면 무려 21만 원. 멤버들은 “우리 여기에 돈 다 쓰겠는데?”, “이게 아닌데”라며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연정훈은 손으로 엑스자를 그릴 정도. 그러나 사장은 재빠르게 포장에 들어갔고 연정훈은 “10만 원에 맞춰 주세요”라고 부탁했다. 하지만 사장은 ‘아까 먹은 게 얼만데’라는 표정을 보이며 15만 원으로 낮춰줬고, 결국 멤버들은 옛날 과자 세 봉지를 14만 원에 구입했다.
이를 본 시청자들은 바가지 요금이라고 맹비난했다. 심지어 방송 카메라가 찍고 있고 연예인이 사러왔는데도 100g당 4499원이라는 터무니없는 가격을 부른 상인을 향해 비난이 쏟아졌다. 방송 이후 영양군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는 “기적의 물가 과자 1봉지 7만원”, “과자가 소고기보다 비싼 동네인가요?”, “제 인생에 영양 갈 일은 평생 없을 것 같습니다” 등의 쓴소리가 홍수를 이룬다.
이에 영양군 관계자는 5일 “이때 판매한 상인은 제18회 영양 산나물 축제(5.11~5.14 3박 4일) 기간 중에 「옛날과자류」 판매를 위해 이동해 온 외부상인으로, 영양 전통시장 상인들과는 전혀 무관함을 알려드립니다. 영양은 모두가 친인척일 정도로 작고 소박한 곳입니다. 이런 곳에서 터무니없는 가격으로 판매를 한다면 금방 소문이 나서 영업이 거의 불가능한 곳입니다. 그럼에도 피해는 온전히 영양 전통시장 상인이 입고 있어 안타깝습니다”라는 해명문을 내놓았다.
자신이 “영양산나물 축제 과자 팔던 상인”이라고 밝힌 이는 “변명하지 않겠습니다. 코로나로 인하여 먹고 살기 힘들어서 제가 생각이 짧아서 과자 단가를 높이 책정해 모든 상인 여러분 1박 2일 관계자 여러분 죄송합니다. 이런 일은 처음 겪어서 어떻게 써야할지를 모르겠습니다. 제 진심이 전달되었으면 합니다. 정말 죄송합니다”라는 글을 게시판에 올리기도 했다.
그럼에도 해당 상인은 물론 영양군을 향한 쓴소리는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결국 영양군 측은 6일 다시 한번 “지난 6월 4일 KBS ‘1박2일’ 프로그램에서 방영된 옛날과자 바가지 논란과 관련하여, 국민여러분들께 심려를 끼쳐 드린 데 대해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 아울러, 6월 5일 우리군이 배포한 해명자료에서, 이번 일을 마치 외부상인만의 문제인 것처럼 언급한 것에 대해서도 부적절했음을 인정하며 거듭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라는 대국민 사과글을 게재했다.
관계자는 “본 사안은 영양군이 축제를 개최하면서, 이동상인에 대한 적절한 관리가 이루어지지 않아 발생한 문제입니다. 이동상인도 축제의 일부입니다. 따라서, 축제장을 방문하는 관광객들이 믿고 이용할 수 있도록 철저하게 관리하는 것 또한 영양군의 당연한 책무일 것입니다. 따라서, 우리 군은 같은 일이 재발되지 않도록,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상거래 질서 확립 대책을 마련하여 국민과의 신뢰가 지켜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라고 약속했다.
‘1박 2일’은 2007년 8월부터 전파를 타 KBS를 대표하는 주말 예능으로 롱런 중이다. 멤버들이 1박 2일간 대한민국 곳곳으로 여행을 떠나며 삼천리 금수강산, 아름다운 우리나라 명소를 찾아다닌다는 게 이들의 기획의도다. 홈페이지에도 “우리는 시골로, 산골로, 어촌으로, 섬으로, 그리고 고향으로 간다. 그곳에는 따뜻한 미소가 아름다운 '사람들'이 있고, 시원하게 눈을 씻겨주는 '자연'이 있다”고 적혀 있을 정도.
영양의 아름다움을 알리고, 영양군 주민들을 위해 일손을 돕고 마을잔치를 열겠다고 나선 ‘1박 2일’ 팀에게 바가지 요금 씌우기라니. ‘1박 2일’이라서 더욱 안타까운 이번 논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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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1박 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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