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 차정숙' 크론병 삭제 아직, 종영했다고 입 닦나 [Oh!쎈 이슈]
OSEN 연휘선 기자
발행 2023.06.06 15: 39

'닥터 차정숙'이 막을 내렸다. 그러나 방송 내내 논란이 됐던 크론병에 대한 삭제는 끝내 이뤄지지 않았다.
JTBC 인기 드라마 '닥터 차정숙'이 지난 4일 방송된 16회(마지막 회)를 끝으로 종영했다. 마지막 방송에서 닐슨코리아 유료방송가구 기준으로 자체 최고 시청률 18.5%를 기록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시청률 20% 고지를 넘길 것으로 기대돼 이에 미치지 못한 것은 아쉬우나, 최근 JTBC 드라마 시청률 성적을 생각하면 충분히 괄목할 만한 수치다. 
이에 힘입어 '닥터 차정숙' 팀에 대한 포상휴가 이야기까지 나오는 상황. 현재 제작진은 베트남으로의 포상휴가를 논의 중이다. 기대 이상의 성적과 작품의 인기를 생각하면 고개를 끄덕이게 만들 조치로 보인다. 

그러나 작품 종영 이후에도 '닥터 차정숙'은 풀지 못한 숙제를 안고 있다. 작중 크론병에 관한 정보를 잘못 전달해 환자와 가족들에게 큰 상처를 줬다는 비판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해당 장면이 삭제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논란이 된 건 '닥터 차정숙' 7회에 등장한 장면이다. 크론병을 앓고 있는 환자가 항문 복원 수술에 실패한 뒤 삶을 비관하며 유서까지 쓰고 옥상에 올라가는 상황. 환자의 예비 장인과 장모는 "어떻게 이렇게 못된 병을 숨기고 결혼할 수 있나", "이 병 유정도 된다면서, 자네가 결혼 포기해 달라"라고 원망을 쏟아내며 파혼을 요구했다. 
그러나 실제 크론병은 유전병이 아니다. 만성 염증성 질환으로 유전적 요인 외에 면역, 환경적 요인 등이 복합적으로 장용해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더욱이 드라마에서 크론병을 '못된 병'으로 표현한 바. 잘못된 정보와 더불어 질병에 대한 편견까지 심어주는 듯한 장면과 대사가 시청자들의 비판을 산 것이다. 
이와 관련 '닥터 차정숙' 측은 논란 이후 사과문을 발표했다. "해당 에피소드는 크론병 중에서도 중증도 만성합병증을 가진 환자의 특정 케이스를 다루려 한 것"이라며 "내용 전개 과정에서 일반적인 크론병 사례가 아니라는 설명이 미흡했다는 것"이다. 더불어 제작진은 "의학 전문지식이 없는 등장인물들이 환자를 몰아세울 의도로 발언한 대사가 특정 질환에 대한 부어적 인식을 키울 수 있다는 점에서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지 못했다. 투병 중인 환자 분들의 고통과 우울감을 가볍게 다루려는 의도가 전혀 없었다"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방송 중반 시점에 문제의 장면이 나온 만큼 충분히 삭제, 편집 등의 조치를 취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종영 이후인 오늘(6일)까지 해당 장면에 대한 완전한 삭제 등의 편집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에 '닥터 차정숙'의 공식 홈페이지 '시청 소감' 게시판에는 여전히 관련 항의가 이어지고 있다. 작품 종영 다음 날인 어제(5일)부터 오늘까지 "차정숙은 크론 가족들에게 가해 중이다", "크론 관련 부문 삭제 지금이라도 해라", "포상휴가?? 가기 전에 삭제 하라", "크론 삭제 안 하고 결국 종영했지만 그래도 삭제해달라", "공식입장은 얄팍한 상술", "크론 관련 방송분 삭제, 정정해달라", "크론병 부문 삭제 언한다. 재방, 수출로 K드라마 욕 먹이지 마라"라는 제목의 글들이 잇따라 게재됐다.
이와 관련 '닥터 차정숙' 측 관계자는 OSEN에 "관련 내용은 아직 확인 중"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시청자들의 비판과 질타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작품의 인기만 따지며 포상휴가를 함께 논의하는 상황이 과연 타당한지 의문이다. 심지어 작품의 인기 속에 진행된 출연 배우들의 인터뷰에서도 논란에 대한 책임론이 언급된 바. 극 중 타이틀 롤 차정숙(엄정화 분)의 남편 서인호 역으로 열연한 배우 김병철은 '크론병 발언' 장면과 관련해 "조금 더 세심했어야 한다 생각이 든다"라며 "저도 작품의 일원으로서 책임감을 느꼈다. 죄송한 마음"이라고 밝힌 바. 주연 배우도 느낀 책임감을 드라마를 만든 제작진은 느끼지 못한 것일까. 유종의 미를 퇴색하게 만드는 '닥터 차정숙'의 후속조치가 아쉬움을 남긴다. / monamie@osen.co.kr
[사진] JTBC 제공.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