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 31주년·'55세' 엄정화의 첫 경험…"영광의 시대? 지금이죠" [인터뷰 종합]
OSEN 장우영 기자
발행 2023.06.05 14: 04

지난해 데뷔 30주년을 맞이한 가수 겸 배우 엄정화는 사람으로서의 인생에서도, 연예인으로서의 인생에서도 처음이자 새로운 경험을 하고 있다. n번째 전성기를 맞이한 엄정화는 ‘닥터 차정숙’으로 배우의 모습을, ‘댄스가수유랑단’으로 가수의 모습을 동시에 보여주며 입체적인 매력을 보여주고 있고, 모두 사랑을 받으며 ‘엄정화’라는 시대의 아이콘을 증명해냈다.
“드라마 종영으로 인터뷰를 한 건 데뷔 이후 처음인 것 같아요.”
데뷔 30주년하고도 1년이 더 지났는데, 아직 드라마 종영으로 인터뷰를 한 적이 없다며 종영 인터뷰에 감회가 새로운 엄정화다. ‘아내’, ‘12월의 열대야’, ‘칼잡이 오수정’, ‘결혼 못하는 남자’, ‘마녀의 연애’, ‘당신은 너무합니다’에 최근 방송된 ‘우리들의 블루스’까지 화제작에 출연했지만 엄정화는 드라마를 통한 종영 인터뷰는 ‘닥터 차정숙’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사람엔터테인먼트 제공

‘닥터 차정숙’은 20년차 가정주부에서 1년차 레지던트가 된 차정숙(엄정화 분)의 찢어진 인생 봉합기를 그린 드라마로, 엄정화는 오랜 전업주부 생활을 뒤로하고 20년 만에 다시 의사 가운을 입은 차정숙으로 분해 열연했다. 뜻밖의 위기에서 살아난 차정숙은 가족을 위해 포기했던 전공의 과정에 재도전하기로 결심하며 인생의 대전환기를 맞고, 벼랑 끝에서 인생 리부팅에 도전한다. 엄정화는 차정숙의 인생 리부팅을 공감도 높게 그려내며 몰입도를 높였고, 많은 응원을 받았다.
엄정화의 활약 속에 ‘닥터 차정숙’은 최고 시청률 18.5%(12회, 닐슨코리아 전국 기준)를 기록했다. 1회 시청률은 4.9%였지만 4회 만에 두 자릿수를 돌파했고, ‘닥터 차정숙’은 JTBC 드라마 시청률 역대 4위를 차지하며 시청률과 화제성을 싹쓸이했다.
뜨거운 사랑을 받은 엄정화는 OSEN과 인터뷰에서 “끝나는 게 아쉽다. 많은 분들이 ‘닥터 차정숙’에 대해 이야기해주시고 좋아해주시는 걸 더 느끼고 싶기 때문이다. 매주 행복하게 지내와서 시간이 정말 빠르게 흘렀다. 좀 더 ‘닥터 차정숙’이 했으면 한다”고 종영 소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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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엄정화, 차정숙처럼 보였다는 말에 안도”
지난해 ‘우리들의 블루스’에 출연하긴 했지만 타이틀롤로서 작품에 출연한 건 약 6년 만이다. 엄정화는 “첫 방송 전에 괴로울 만큼 부담감이 있었는데, ‘엄정화가 차정숙처럼 보였다’는 말에 안도감이 들었고, 시청률이 점점 오르면서 부담감이 기쁨으로 바뀌었다. 이것만으로도 행복한데 매주 시청률이 오르니까 너무 감사하고 행복한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좋은 작품을 만나고 싶은데, 코로나19라는 상황도 있고, 영화를 주로 하다보니까 드라마 작품이 줄어들었다. 나이도 있고, 극장 상황이라는 게 있다보니까 오랜만에 드라마를 하면서 ‘이 드라마가 잘 됐으면’하는 바람이 있었다”라는 엄정화. 편성이 미뤄지는 상황도 생기면서 걱정이 됐지만 오히려 후반 작업에 공을 더 들일 수 있게 되면서 ‘닥터 차정숙’은 더 완성도 높게 안방에 상륙할 수 있었다.
최고 시청률을 매회 새로 쓰면서 승승장구한 ‘닥터 차정숙’. 엄정화는 “시청자 분들이 너무 재미있게 봐주신 것 같다. 사이다 장면에 즐거워하시고 대리만족 해주셨다. 김병철이 악역임에도 밉지 않게 재미있게 연기를 해주니까 거기에서 또 즐거워해주시고, 차정숙에게도 감정 이입을 해주셔서 감사하다”고 인기 요인을 분석하고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닥터 차정숙’을 통해 엄정화는 뜨거운 인기를 얻고 있다. 엄정화는 “너무 반가워해주신다. 마트에 가도 그렇고, 경비원 분도 하트를 날려주신다. 그리고 어딜 가나 나를 ‘차정숙’으로 불러주신다. 축제 갔을 때도 대학생 분들이 차정숙으로 불러주시더라. 드라마를 하면서 이렇게까지 캐릭터로 불려지는 게 처음이라서 너무나도 큰 의미가 있다. 차정숙으로 불리는 건 내가 차정숙과 동일시 되어 있다는 것 같다고 생각한다. 차정숙을 보면서 힘을 많이 받았다는 메시지도 많이 받아서 그런 영향을 줬다는 부분에서 기쁘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엄정화는 “모든 작품이 그렇지만 배우로서 ‘닥터 차정숙’이 굉장히 소중하고 중요하다고 느껴져서 정성을 기울였다. 이번 작품이 존재감 없이 끝난다면 앞으로의 작품도 어려워질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 만큼 중요한 시기였다. 작품이 이렇게 사랑 받고 응원 받으면서 배우로서의 시간도 응원을 받은 것 같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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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병철 캐스팅에 ‘됐다’ 싶어…신의 한 수”
엄정화는 김병철이 있어 ‘닥터 차정숙’이 완성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캐스팅부터 너무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김병철이 연기한다는 소식을 듣고 ‘됐다’ 싶었다. 미운 역할인데도 너무 기대가 됐는데, 역시 회를 거듭할수록 김병철이 해줘서 너무 고맙다는 마음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한번은 ‘미운 역할인데 괜찮냐’고 했더니 ‘몰라’라고 하더라. 귀여움을 독차지했다”며 “김병철의 캐스팅은 신의 한 수였다. 호흡도 너무 좋았다. 미리 준비하는 게 있다면 톤을 맞춰야 하는데 잘 받아주고 이해해줬다. 무엇보다도 오롯이 이 장면이 어떻게 해야 살아날지를 고민한 게 좋았다. 너무 좋은 파트너고, 훌륭한 배우다”고 덧붙였다.
얄미운 남편을 보는 엄정화. 차정숙이 아닌 엄정화로서의 기분은 어땠을까. 엄정화는 “얄미운 남편이지만 불륜이나 혼외자를 알고도 울분을 토하거나 표독스러워지지 않는다. 그런 것들을 독하게 표현하지 않으려고 했다. 차정숙의 리액션이 강할 수 있었으나 최대한 덤덤히 받아들이려고 노력한 것 같다. 차정숙이 아닌 엄정화라면 많이 미워했을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올해로 55세가 된 엄정화는 ‘닥터 차정숙’에서 차정숙 역을 연기하며 결혼에 대한 생각이 바뀌었을까. 그는 “결혼은 미친 짓인가 싶다. 따로 작품 때문에 바뀌진 않았는데, 아들·딸 같은 내 편이 있다는 게 좋아 보였다. 자식이 있다는 건 다른 거구나라고 느껴졌다. 이번 작품하면서 명세빈과 서로를 위해 배우자 기도도 했다. 명세빈이 자신의 마음을 깊이 이해해주고 사랑해주고 배려해주는 배우자를 만났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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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광의 시대? 지금이죠”
‘닥터 차정숙’을 통해 ‘배우’ 엄정화도 볼 수 있는 시기지만, 지금은 ‘가수’ 엄정화의 모습도 볼 수 있어 더욱 반갑다. ‘댄스가수유랑단’에 대해 엄정화는 “‘닥터 차정숙’이 끝난 뒤 ‘댄스가수유랑단’이 한 게 아니라 비슷한 시기에 오픈이 되면서 배우로서의 엄정화와 가수로서의 엄정화의 모습을 동시기에 보여드릴 수 있게 됐다. 90년대의 모습을 다시 보여드리고 있는 것 같아 신기하다. 인기의 높낮이를 떠나서 이런 시기가 다시 왔다는 게 신기하다”고 말했다.
특히 엄정화는 지금을 자신의 ‘영광의 시대’라고 표현하며 “지금이라고 생각한다. 모든 게 다 합쳐져서 많은 분들이 축하해주셔서 그런 것 같다. ‘닥터 차정숙’이 잘 되어서 다들 좋기도 하지만, 인터뷰에서 과거 이야기를 하게 되면서 지금까지의 모든 게 합쳐져서 지금의 축하와 영광으로 느껴지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데뷔 30주년이 넘은 시간에도 배우로서도, 가수로서도 활발히 활동하며 n번 째 전성기를 달리고 있는 엄정화. 그는 “너무 좋아하는데 나이 때문에, 어떤 것 때문에 안하고 싶진 않다. 그건 말이 안된다고 생각한다. 계속 할 마음이 있다면 가야한다고 생각한다. 원동력은 이 일을 너무 사랑하고 좋아하기 때문이다. 아직은 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며 “제 열정이 사그라질 때 무대에 올라갈 의미가 없을 것 같다. 열정이 있는 한 rPthr 할 수 있을 것 같다. 예전에는 솔로 가수로서 온전히 만드는 무대라 내가 할 수 있는 일, 배우로서는 작품에 맞춰가는 게 있어서 다른 이야기다. 뭔가 같이 연대하면서 힘을 주면서 앞으로 나아가는 걸 지금 세대들에게 보여줄 수 있어서 어떤 면에서는 예전을 회상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지금 시대 친구들에게는 새로운 무대이고 우리가 또 나아갈 수 있는 시간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특히 엄정화는 자신에게 자신감을 심어준 이효리에게도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엄정화는 “이효리에게는 고마운 게 너무 많다. 멋있게 있어주고, 선배를 끌어주는 시간들이 있었는데, 이효리가 ‘환불원정대’를 통해 그런 것들을 선물해줬다. ‘환불원정대’ 하면서 목소리에 대한 자신감을 찾을 수 있었다. 이 안에서 내가 목소리 때문에 방해가 되면 어쩌지 싶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도할 수 있었던 것도 이효리 덕분이다. 이효리 덕분에 앞으로 나아갈 수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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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스로를 위해 시간을 내어주는 게 중요”
‘배우’ 엄정화, ‘가수’ 엄정화, ‘사람’ 엄정화로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엄정화. 새 앨범을 준비하고 있다는 엄정화는 계속해서 재미있는 작품과 노래를 찾아서 나아가고 싶다는 바람과 앞으로의 기대를 전했다. 그리고 ‘닥터 차정숙’ 시청자들에게는 이 말을 남겼다.
“경단녀 분들을 포함해서 인생에서 어떤 의미를 찾지 못하거나 힘든 시기에 계신 분들에게, 스스로를 위해서 작은 것 하나라도 실천해보는 게 삶의 질을 높인다는 걸 전해드리고 싶다. 이게 인생에서 어떤 변화를 줄까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큰 변화를 주는 시작이다. 스스로를 위해 시간을 내주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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