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사부3' 이경영VS김주헌, 한석규의 낭만은 어디로 [어저께TV] 
OSEN 연휘선 기자
발행 2023.06.03 06: 54

"난 사람을 두고 거래하지 않습니다". '낭만닥터 김사부3'의 한석규가 의사로서의 소신과 낭만을 두고 깊은 갈등 국면에 빠졌다. 
2일 밤 방송된 SBS 금토드라마 '낭만닥터 김사부3(약칭 김사부3)'에서는 '불확실성의 확실성'이라는 소제목 아래 11회 이야기가 펼쳐졌다.
앞서 정인수(윤나무 분)가 교통사고를 당한 도 의원 아들의 사망과 관련해 의료사고 소송에 휘말린 상황. 차진만(이경영 분)과 박민국(김주헌 분)이 나서서 정인수의 소송을 도왔다. 차진만은 최후진술에서 "현재 의료계는 위기에 직면했다. 돈을 벌고 싶은 의사도 많을 거다. 그 수가 문제도 분명 작용한다. 그보다 더 중요한 이유는 바로 의료인들에 대한 존중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가족들이 말리고 선배 의사들이 말리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진짜 의사가 돼보겠다고 이 길을 선택한 서전들이 얼마나 많은 폭력과 폭언에 노출되고 있는지 매도 당하고 있는지, 상처받고 있는지"라고 한탄했다. 

그는 사망한 도 의원 아들이 조사 결과 의료과실이 아닌 교통사고로 숨졌고, 사고는 운전자 과실이었음이 드러난 점을 강조했다. 치료 당시 돌담병원에 교통사고 환자가 밀려들었고, 정인수 홀로 응급실에서 고군분투해썬 점도 강조했다. 이에 차진만은 "환자를 방치한 게 아니라 인력 부족으로 일어난 안타까운 사고였다. 부족한 인력을 일당백으로 커버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최선을 증명하지 않으면 안되는 작금의 상황. 우리를 돈만 밝히는 사회악으로 치부하는 세상의 따가운 시선, 수십년을 환자만 들여다보며 살아온 저로서는 씁쓸하고 허탈한 심정이다. 존경은 커녕 존중도 없고 의사로서 최소한의 존엄을 지킬 수 없다면 어떤 의사가 응급실을 지키고 수술실을 지켜낼 수 있겠나"라고 재판부에 호소했다. 
결국 돌담병원은 의료사고 소송에서 승리했다. 그러나 개운하지 만은 않았다. 도 의원이 항소를 계획하며 소송 의지를 굽히지 않았기 때문. 무엇보다 차진만은 사과 한 마디라도 요구하는 도 의원에게 "자기 연민에 빠져서 모든 걸 남탓만 하는 건 추모가 아니라 민폐"라고 쏘아붙였다. 그는 "내가 의원님 같은 사람들 얼마나 많이 겪어봤을 것 같나. 사과하는 순간 우리를 가해자로 만들고 살인범으로 만들고. 한두번 당한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에 도 의원이 "사람의 목숨보다 의사로서의 권위가 중요하다는 거냐"라고 반문하자, 차진만은 "최소한의 방어권 행사"라고 반박했다. 
이처럼 김사부와 정반대인 차진만이지만 김사부는 그조차 품으려고 했다. 차진만에 대해 이야기하는 도 의원에게 "나하고 달라서 데려왔다. 어떤 조직이든 일방적이면 좋지 않다고 생각한다. 많은 생각과 의견들이 함꼐 공존할 수 있어야 건강해진다. 더군다나 차진만 교수는 이 업계 탑이다. 그러니 마다할 이유가 없다"라고 했던 것. 
그러나 도 의원은 차진만에 대한 원망과 원한으로 그를 돌담병원에서 내쫓고자 했다. 이에 김사부에게 차진만 해임 대신 의료사고 소송 취하와 돌담병원에 대한 도 예산 심의 긍정 검토를 내걸었다. 김사부는 "분노를 분노로 갚는 것처럼 어리석은 짓은 없다. 의운님 제안도 시간이 자녀면 후회하시는 거다. 거절한다. 난 어떤 경우에도 사람을 두고 그런 거래를 하지 않는다. 어떤 인생도 그런 취급을 받으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동의할 수 없다"라며 거절했다. 
김사부는 흔들리는 박민국에게도 도 의원의 거래에 대해 "그건 제안이 아니다 협박이다. 오히려 우리를 금세 만만하게 보고 더한 요구를 해올 거다. 우리가 언제 쉬웠던 적 있냐. 우리는 매번 위기고 고비였다. 매번 힘들었다. 그래도 우리는 단 한번도 비굴하게 피하려고 애쓴 적이 없다. 어떻게든 돌파구를 찾으려고 했고 그래서 여기까지 왔다. 만약 우리가 옳지 않은 방식과 타협을 했다면 지금의 이 돌담도 없었을 거다. 어떤 협박도 우리를 흔들 수 없어야 한다는 뜻이다. 자고로 리더는 맨 앞에서 큰 파도와 맞서줘야 하는 사람이다. 그래야 따르는 사람이 불안해 하지 않고 흔들리지 않는다. 나는 박 원장이 그런 리더가 돼줬으면 좋겠다"라고 강조했다. 
올곧은 방식으로 위기를 헤쳐나가자는 뜻이었으나, 박민국이 받아들인 건 달랐다. 그는 도 의원이 3년 전 한국대에서 차진만 교수의 제자가 의료사고 소송의 중압감을 이기지 못하고 투신했던 일을 이용했다. 죽은 의사와 동기였던 데다가, 적록색약으로 인해 차진만에 의해 모교인 한국대에서 쫓겨났던 이선웅(이홍내 분)을 이용해 차진만의 3년 전 사건을 문제 삼은 것이다. 
이선웅이 머리에 봉투까지 쓴 채 차진만의 방에 죽은 동기의 만년필을 두고 나와 차진만을 도발했다. 이에 차진만은 박민국과 김사부에게 이선웅의 해임을 요구했다. 그는 3년 전 사건에 대해 "제자였던 전공의에게 선물로 준 만년필이다. 의료소송 중인데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자살에 대한 책임은 담당교수였던 나한테로 고스란히 전가됐고 죽은 전공의 어머니는 내 탓이라고 날 원망하고 있다. 내가 환자를 죽인 것도 아니고 그 녀석이 라인을 잘못 잡는바람에 그렇게 된 건데 그 바보같은 녀석이 그걸 하나 못 잡고. 나라고 제자 죽음이 편할리 없고 아프지 않을리 없는데 그런데 거기다 이선웅이 내 턱밑에 만년필까지 꽂았다. 협박이 아니면 뭐라 부를까 능멸, 모멸, 기만, 조롱, 난 뭐가 됐든 용서할 마음이 없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선웅은 만년필을 두고온 게 자신이 아니라며 진실을 숨겼다. 이에 박민국은 이선웅이 적록색약을 김사부는 물론 돌담병원에 미리 알렸던 점을 들며 "왜 그게 협박의 이유가 되나. 저의가 궁금하다. 죽은 제자 이야기를 알고 있는 이선웅 선생이 불편하신가. 그래서 돌담병원에서 내쫓고 싶어서 이런 상황을 기획하신 게 아닌지 묻고 싶다"라고 밀어붙였다. 결국 차진만의 명예는 바닥까지 실추됐다. 박민국은 김사부에게 차진만에 대한 대처에 대해 "제법 큰 파도와 맞선 기분이 든다. 어떠시냐"라며 자신의 기획이었음을 암시했다. 
결국 김사부의 낭만이 시험대에 오르게 된 모양새다. '김사부3'는 방송 내내 계속해서 현재 의료계를 둘러싸고 한국 사회가 가진 딜레마를 집중적으로 조명하고 있다. 차진만을 통해 의료계가 요구하는 개선점과 불만의 목소리를 높이고, 돌담병원과 환자들의 에피소드를 통해 의사에 대한 대중의 요구를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어느 쪽이 됐든 일방적인 정답은 없고 저마다의 상황과 이유로 현실적인 모순도 갖고 있다. 그 사이 김사부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심지어 믿었던 동료인 돌담병원의 원장 박민국이 김사부의 신념에 반하는 방식으로 반대임에도 품었던 차진만을 함정에 빠트린 상황이다. 오직 사람을 살리는 일에만 집중해온 '진짜 닥터' 김사부에게 어느 때보다 깊은 고민점이 주어진 상황. 시리즈 최종장에 걸맞은 갈등과 고민의 깊이가 큰 울림을 남기고 있다. / monami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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