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 만나러 탈북' 유도영웅 이창수 근황.."♥아내, 다 버리고 한국行"('특종세상')[Oh!쎈 리뷰]
OSEN 김나연 기자
발행 2023.05.25 22: 19

아내를 위해 탈북까지 감행했던 북한 유도영웅 이창수의 근황이 공개됐다.
25일 방송된 MBN '특종세상'에서는 전 북한 유도 국가대표 선수 이창수의 이야기가 그려졌다.
1980년대 국제 대회를 휩쓸었던 북한 유도영웅 이창수는 국제 대회에서 만났던 대만 국가대표선수인 아내를 잊지 못해 1991년 탈북했다.

이후 32년이 지난 지금, 이창수는 아내 진영진 씨와 함께 살고 있는 근황을 전했다. 그는 "유도하다 만나서 지금까지 열심히 살고 있다"고 말했고, 진영진은 "우리도 유도 가족이다. 아들도 다 유도하고 있다"고 세 아들을 소개했다.
이창수는 "둘째가 현직 국가대표고 셋째는 실업팀에서 운동하고 있다. 저게 성장한 우리 아들 세명이다"라고 자랑했다. 이어 세 아들이 받아온 상과 메달 등을 자랑하며 유도 국가대표 DNA를 인증했다.
이어 진영진은 "뭐가 그렇게 좋으셨냐"는 질문에 "멋있잖아요. 지금 말고. 옛날 사진 봐라. 엄청 젊고 멋있다"며 "정말 멋있는 남자"라고 이창수를 향한 애정을 드러냈다.
두 사람은 1989년 유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첫 만남을 가졌다. 이창수의 경기를 보고 호기심을 가졌다는 진영진은 "같은 호텔 선수 중에 혼자 메달땄다. 가서 악수하면서 '축하합니다' 했는데 정말 전기가 왔다. 손장난을 치더라. 지금 세상에서 이렇게 하면 미친X이다"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창수 역시 "지금 하면 잡혀간다"고 공감했다.
진영진은 "그때 89년 세계선수권대회 끝나고 마지막으로 사진 한 장 찍자고 했다. 오케이 했는데 남편이 어깨동무하고 사진 찍힐때 뽀뽀를 하더라. 그래서 대만 가서도 못 잊는거다. 계속 생각나고. '나한테 왜 뽀뽀했지? 나 좋아하나?' 통화도 못하고.. 내가 너무 순진한 여자였다"고 말했다.
이후 1년뒤 아시안 게임에서 재회한 두 사람은 "아시안 게임하는 20일동안 매일 저녁 약속 있었다. 같이 만났다"고 말했다. 진영진은 "(이창수가) 항상 장미꽃 한 송이 가져오고 초콜릿 하나 가져왔다"고 말했다. 이창수는 "사전 가져와서 '내가 하고싶은말은 이거' 하면 번역 되지 않나. 책보면서 대화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창수는 "1990년 베이징 아시안 게임인데 한국의 정훈 선수한테 졌다 결승에서. 그 다음 북한 갔는데 버스타라더라. 버스 탔다. 탄광으로 바로 가더라. 그때가 제일 창피했다. 화려하던게 다 없어지고 탄광 석탄 푸면서 '이게 뭔가'하는 생각이 들더라"라고 갑자기 들이닥친 위기를 회상했다.
결국 북한체제에 대한 실망과 연인에 대한 그리움으로 탈북을 결심했다고. 이창수는 "북한 선수단은 국제대회 갈때만 비행기 탄다. 들어올때는 비행기 못탄다. 비행깃값 없으니 기차타고 온다. 사람들 내릴때 같이 내리려고 했더니 뒤에서 잡더라. '아이고 잡혔구나' 했다. 그래서 가만히 생각했다. 이거 타고 가면 죽을 것이고 그렇지 않으면 살 것이라고"라며 탈북 당시를 떠올렸다.
이창수의 탈북 이후 북한은 이창수의 송환을 요구하며 남북 체육 회담을 취소하는 등 남북관계에 큰 파장을 일으켰다. 이창수는 탈북 다음해인 1992년 결혼했으며, 아내 진영진 역시 수많은 반대에도 이창수 한사람을 위해 한국행을 택했다.
진영진은 "한해 한번씩 만났다. 89, 90,91년. 그리고 바로 92년에 결혼했다"고 말했다. 이창수는 "나도 부모형제 다 버렸지만 자기도 다 버리고 왔지 않나. 마음은 고맙고 표현은 못하고"라고 아내를 향한 고마운 마음을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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