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모두 비니시우스다" 레알 마드리드, '등번호 20번' 유니폼 입고 등장...관중들도 기립박수로 연대
OSEN 고성환 기자
발행 2023.05.25 12: 11

"우리 모두가 비니시우스다."
레알 마드리드와 라요 바예카노가 인종차별로 눈물 흘린 비니시우스 주니오르(23, 레알 마드리드)에게 지지와 응원 메시지를 보냈다.
레알 마드리드는 25일(이하 한국시간) 스페인 마드리드 에스타디오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 열린 2022-2023시즌 라리가 36라운드에서 라요 바예카노를 2-1로 제압했다. 이로써 레알 마드리드는 승점 74점(23승 5무 8패)을 기록하면서 2위 자리를 탈환했다.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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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기브 미 스포츠 소셜 미디어.

비니시우스는 최근 인종차별로 크게 고통받았다. 그는 지난 22일 열린 발렌시아전에서 발렌시아 팬들에게 경기 전부터 '원숭이'라는 모욕을 들었다. 몇몇 팬들은 원숭이 울음소리를 내며 그를 조롱했고, 경기 중에도 인종차별적 발언을 이어갔다. 결국 비니시우스는 눈물까지 흘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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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후 비니시우스는 인종차별과 맞서 싸우겠다고 선포했다. 그는 소셜 미디어를 통해 "처음도 아니고, 두 번째도 아니고, 세 번째도 아니다. 라리가에서 인종차별은 정상적인 행위다. 경쟁자들은 그것이 정상이라 생각하며 연맹도 마찬가지다"라며 "한때 호나우지뉴, 호나우두,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리오넬 메시가 뛰던 이 리그는 이제 인종차별자들의 것일 뿐"이라고 목소리 높였다.
또한 비니시우스는 "스페인 사람들에겐 미안하지만, 오늘날 브라질에서 스페인은 인종차별자들의 나라로 알려져 있다. 불행하게도 나는 매주 일어나는 이 일에 스스로 방어할 방법이 없다. 하지만 난 강하고, 인종차별주의자들과 맞서 싸울 것"이라고 비판했다.
카를로 안첼로티 감독도 가만있지 않았다. 그는 "축구 이야기는 하고 싶지 않다. 우리는 훨씬 더 중요한 것들에 대해 이야기해야 한다"면서 "라리가는 문제가 있다. 한 사람이 아니라 전체가 미쳤다. 나는 경기장 전체가 '원숭이'이라고 외치는 인종차별을 본 적이 없다"라고 목소리 높였다.
[사진] 원숭이라고 외치는 발렌시아 팬들 / 비니시우스 주니오르 소셜 미디어.
비니시우스를 향한 인종차별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가 소셜미디어에 공개한 영상만 보더라도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레알 바야돌리드, 마요르카, 바르셀로나, 발렌시아 등 여러 팀의 팬들이 그를 모욕했다. 최근에는 지난 1월 비니시우스 유니폼을 입은 인형의 목을 다리에 매단 아틀레티코 팬 4명이 체포되기도 했다.
이날 경기 전 양 팀 선수들과 관중들은 비니시우스와 연대했다. 레알 마드리드 선수들은 그의 이름과 등번호 20번이 적힌 유니폼을 입었고, 팬들은 "우리 모두가 비니시우스다. (인종차별은) 이제는 그만"라고 적힌 비니시우스 지지 걸개를 내걸었다.
라요 선수들도 뜻을 모았다. 라요 주장 산티 코메사냐는 레알 마드리드 주장 카림 벤제마와 나란히 인종차별 반대 문구가 적힌 주장 완장을 찼다. 또한 선수단 모두 경기 시작에 앞서 '인종차별, 축구에서 나가라'라고 적힌 현수막을 함께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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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르나베우를 찾은 관중들은 전반 20분이 되자 다 같이 비니시우스를 향해 박수를 보냈다. 부상 여파로 관중석에서 경기를 지켜보던 그 역시 자리에서 일어나 손을 들어 올리며 화답했다. 스페인 '아스'에 따르면 감동한 비니시우스는 팬들과 사진을 찍어 주며 사인해 줄 뿐만 아니라, 구단 관계자석을 떠나 팬들과 어울렸다.
브라질 동료 호드리구는 비니시우스를 위한 세레머니도 선보였다. 그는 1-1로 팽팽히 맞선 후반 44분 결승골을 터트린 뒤 비니시우스와 함께하겠다는 뜻으로 고개를 숙이고 오른손을 주먹 쥐어 들어 올렸다.
한편 비니시우스에게 인종차별 발언을 뱉은 발렌시아 팬 3명은 경기장 평생 출입 금지 징계를 받았다. 발렌시아 구단은 추가 조사를 통해 가해자들을 더 찾겠다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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