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달째 타율 1할, 잠까지 설치는 50억 거포 “주장이라 더 힘들다”
OSEN 이후광 기자
발행 2023.05.25 05: 40

아무리 슬로스타터이지만 올해는 궤도에 오르는 시기가 늦어도 너무 늦다. 여기에 주장 스트레스까지 겹치며 밤에 잠까지 제대로 이루지 못하고 있다. 과연 24일 2타점 2루타는 반등의 계기가 될 수 있을까.
오재일은 지난 24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두산과의 시즌 4차전에 7번 1루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1안타 2타점 1득점으로 활약하며 팀의 6-1 완승을 뒷받침했다. 
경기 전 시즌 타율 1할6푼7리, 5월 타율 1할1푼6리의 극심한 슬럼프에 빠져있었던 오재일. 이날도 2회 삼진, 5회 중견수 뜬공, 7회 삼진에 그치며 반등이 요원해 보였지만 마지막 타석에서 모처럼 오재일다운 타격을 뽐냈다. 2-0으로 앞선 8회 1사 만루서 등장, 바뀐투수 이형범 상대 달아나는 2타점 2루타를 날리며 승기를 가져온 것. 

 삼성 오재일 / OSEN DB

경기 후 만난 오재일은 “특정 구종을 노린 건 아니다. 스트라이크존에 오면 무조건 치려고 했는데 변화구가 높게 오면서 걸렸다”라며 “오늘 전반적인 느낌은 괜찮았다. 그런데 세 번째 타석까지 내가 칠 수 있는 코스로 공이 안 들어왔다. 그래서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고 마지막까지 내 스윙을 가져가려고 했는데 변화구가 몰리면서 안타가 나왔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KBO리그 대표 슬로스타터인 오재일은 개막 후 두 달째 타율이 1할대에 머물러 있다. 그 동안은 4월 적응 기간을 거쳐 5월이면 본 궤도에 진입했지만 올해는 4월 타율 1할9푼3리에 이어 5월 들어서도 타율 1할2푼8리의 슬럼프에 빠져 있다. 이로 인해 20일 창원 NC전과 23~24일 잠실 두산전에서 타순이 7번까지 떨어지는 수모를 겪었다.
삼성 오재일 / OSEN DB
오재일은 “힘들다. 많이 힘들다”라고 멋쩍은 웃음과 함께 한숨을 쉬며 “더군다나 나는 팀의 주장이다. 어렸을 때 이랬다면 혼자 힘들면 되는데 주장인데 못하니까 동료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크다. 타순의 경우 못 치고 있기 때문에 내보내주시는 대로 신경 안 쓰고 열심히 하고 있다”라고 솔직 속내를 털어놨다.
부진으로 인한 정신적 스트레스는 수면 장애로 고스란히 이어졌다. 오재일은 “성적이 이런데 잘 자는 사람은 없겠죠?”라고 물으며 “일찍 자려고 하는데 잠이 안 온다. 그래도 다행히 방에 혼자 있는 것보다 빨리 야구장에 나와서 팬들을 보면 마음이 괜찮아진다”라고 말했다. 
그런 가운데 잠실에서 친정 두산 상대로 이틀 연속 안타를 치며 반등 계기를 마련했다. 오재일은 “내가 기계가 아니니까 타격감이 무조건 올라간다고 할 수 없지만 최대한 연습을 열심히 하고 있다”라며 “오늘 좋은 타구가 나왔으니까 내일은 더 좋아지지 않을까 싶다. 오늘은 기분 좋게 잠자리에 들고 싶다”라고 더 나은 내일을 꿈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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