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 외 방출→통합 우승 주역’ 홀드 1위 39세 투수, 역대 최고령 홀드왕에 도전하다
OSEN 한용섭 기자
발행 2023.05.25 06: 40

 SSG 베테랑 투수 노경은(39)의 시간은 마치 거꾸로 흐르는 것 같다. 우리 나이로 마흔, 그러나 마운드에서 던지는 공은 어느 누구보다 위력적이다. 열정이 넘친다.
노경은은 24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LG와의 경기에서 5-3으로 앞선 7회 2사 1루에서 등판했다.
처음에는 제구가 흔들렸다. 오스틴을 상대하면서 폭투가 나와 1루 주자는 2루로 진루했고, 오스틴을 볼넷으로 출루시켰다. 이어 오지환도 볼넷으로 내보내 2사 만루가 됐다. 위기에서 문보경을 1루수 땅볼로 아웃카운트를 잡아 실점없이 막아냈다.

24일 오후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SSG 랜더스와 LG 트윈스의 경기가 진행됐다. 7회초 실점 위기를 넘긴 SSG 노경은이 박수를 치며 더그아웃으로 들어가고 있다.   2023.05.24 / soul1014@osen.co.kr

8회 더 큰 위기가 왔다. 수비에서 치명적인 실책이 나왔다. 선두타자 김민성에게 안타를 맞은 후, 홍창기를 2루수 땅볼로 유도했다. 2루수 최주환이 잡아서 유격수 박성한에게 던진 공이 옆으로 빗나가 외야로 굴러가면서 무사 2,3루가 됐다.
5~7회 세 차례 동점 기회를 놓친 LG의 절호의 찬스. 노경은은 박동원을 초구 투심(143km)으로 1루수 뜬공, 박해민은 슬라이더(138km)로 유격수 뜬공으로 아웃카운트를 잡았다. 문성주를 볼넷으로 내보냈지만, 김현수를 2루수 땅볼로 잡고서 마운드에서 주먹을 불끈 쥐면서 포효했다.
1.1이닝 동안 1피안타 3볼넷으로 제구가 흔들렸지만 관록투로 위기를 극복했다. 2이닝 연속 실점 위기를 막아냈다. SSG는 5-3 리드를 끝까지 지켜내 승리했다. 김원형 감독은 경기 후 “힘든 경기였는데 위기를 막아내는 과정이 좋았고 불펜 투수들이 압박감을 이겨내 승리할 수 있었다. (노)경은이가 8회 실책으로 인한 위기를 침착하게 실점없이 막아준 게 승리의 원동력이다”고 칭찬했다.
24일 오후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SSG 랜더스와 LG 트윈스의 경기가 진행됐다. 8회초 실점 위기 넘긴 SSG 노경은이 주먹을 쥐며 환호하고 있다.   2023.05.24 / soul1014@osen.co.kr
노경은은 2021시즌이 끝나고 롯데에서 전력 외 선수로 방출됐다. 그러나 노경은은 자신의 공에 여전히 자신이 있었다. 입단 테스트를 통해 SSG 유니폼을 입었고, 실력으로 입증했다.
마운드에서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궂은 일을 하면서 뛰어난 성적을 보여줬다. 41경기에서 79⅔이닝을 던지며 12승 5패 7홀드 1세이브 평균자책점 3.05을 기록했다. 전반기에는 임시 선발로, 후반기에는 불펜으로 SSG의 정규 시즌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과 통합 우승에 기여했다.
올 시즌에는 막강 셋업맨으로 위력적인 투구를 이어가고 있다. 23경기에서 2승 1패 2세이브 12홀드 평균자책점 1.85를 기록하고 있다. 5월 들어서는 11경기에서 1승 7홀드 평균자책점 0.69로 더욱 안정적이다.
리그 불펜 투수 중에서 23경기는 최다 출장 2위다. 24⅓이닝은 불펜 투수 중 임기영(26⅓이닝)에 이어 2위다. 나이를 잊는 활약이다. 12홀드로 부문 1위다. 2위 롯데 구승민(10홀드)에 2개 앞서 있다. 노경은은 역대 최고령 홀드왕에 도전하고 있다. 역대 홀드왕 중에서 2007년 LG 류택현이 36세로 최고령 기록이다. 39세 홀드왕이 탄생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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