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밀리’ 김남희 “주식+코인 NO..집 사려면 연기 열심히 해야죠”(종합)[인터뷰]
OSEN 김나연 기자
발행 2023.05.24 18: 42

배우 김남희가 ‘패밀리’ 종영을 맞아 기자들과 만났다. 김남희가 인터뷰를 진행하는 것은 2018년 tvN '미스터 션샤인' 종영 후 처음. 약 5년만에 인터뷰 자리를 가진 김남희는 “제가 대단한 사람이라 그동안 인터뷰를 하지 않았던 것은 아니다. 인터뷰는 기본적인 소통이지 않나. 공적 활동을 하는 사람은 누구나 어떤 마음을 갖고 입장을 얘기하는게 당연한데 저는 연기를 잘했든 못했든 그에 대해 어떤 변명을 하고 싶지 않다는 마음으로 있었다. 그래도 소통하는 이유와 목적이 있고. 요청이나 관심을 끊임없이 무시할수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tvN 월화드라마 ‘패밀리’는 평범한 직장인으로 신분을 위장한 국정원 블랙 요원 남편과 완벽한 가족을 꿈꾸는 달콤살벌한 아내의 아슬아슬한 가족 사수 첩보 코미디 드라마. 극중 김남희는 강유라(장나라 분)의 과거 킬러 동료 조태구 역으로 분했다.
이날 김남희는 조태구 캐릭터에 대해 “포인트가 재밌어서 하고싶었다. 한가지 모습만 보여주면 별로 재미 없더라. 그 캐릭터가 대외적으로 보이는 모습이 있고 또 다른 모습이 드러났을때 더 매력적으로 느껴지지 않나. 진지할때 진지한 액션도 할수 있고 코믹 연기도 보여줄수 있으니까 좋더라. 그 캐릭터를 선택하게 된 계기가 다양성, 다른 모습을 보여줄수 있는 대비되는 모습들 때문이었다”고 설명했다.

특히 ‘패밀리’ 속 조태구의 등장은 평화롭던 가족극에서 분위기를 반전시키는 전환점이기도 하다. 김남희는 “주로  항상 그런 역할로 많이 등장했다. 그런 빌런이나 조연을 많이 하니까 그런식으로 등장을 많이해서 등장 자체에 부담감은 없었다”면서도 “기존에 먼저 촬영에 들어간 배우들이 많으니 저는 중간투입이라 연기 합이 처음엔 어색했다. 친하지 않으니까. ‘차라리 더 빨리 등장했으면 어땠을까, 그러면 회차도 더 많고 돈도 더 많이 벌었을텐데’라는 생각이 들긴 한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그는 조태구와 강유라의 관계성에 대해 “어린시절 힘든 과정을 같이 겪었다. 조직이 해산되면서 가담한 모든 훈련생이 죽고 둘만 살아남았다. 그 과정에서 유라는 모든걸 잊고 가족과 행복하게 살고싶다는 꿈을 꿨다면, 태구는 복수가 꿈이었다. 그때 동료는 유라밖에 없으니 ‘나랑 같이 복수해야하는거 아니냐. 우리는 동료애가 있지 않나’라는 생각에 같이 하자고 한 건데 유라는 피하고 싶어한다. 그에 대해 ‘우리 동료가 다 죽었는데 어떻게 그럴수 있냐’ 하는 서운함도 있어서 이해관계의 갈등에 부딪혔다”고 전했다.
이어 “태구도 태국에서 가족을 만들어서 행복하게 살았다. 국제가족이었다. 원래 태국에서 딸 아이뿐만니라 아내 역할도 있었다. 그런데 아내 역할 배우를 현지에서 급하게 구할수 없으니 딸과 지내는것만 나왔다”며 “그 와중에 유라의 양부모님이 태국에서 죽음을 다했다. 태구도 그 과정을 똑같이 겪었고, 살아남은건 태구 혼자였다. 그때부터 더 복수에 불이 붙었을 거다. ‘이 직업에 들어온 이상 이 죽음 피할수 없구나. 그럼 나를 죽이려는 존재를 다 죽여야겠다’는 생각의 반복이었을 것”이라고 밝혔다.
장나라와의 액션신 비하인드도 전했다. 김남희는 “액션합을 많이 맞췄다. 액션스쿨에서 일주일간 매일 맞췄다. 정확히 합을 외운대로 한것 뿐이라 큰 걱정은 안 됐다. 한가지 걱정은 연습할 땐 신발을 신었고 바닥도 좋았는데 거기가 실내 세트장이지 않나. 바닥이 너무 미끄럽더라. 신발 신고 연기할수도 없고 뭐 하려고 하면 미끄러져서 고생했다”며 “촬영 전 미끄럼 방지 양말을 각자 준비해와서 그걸로 버텼다. 대역 없이 90% 다 직접 촬영했는데, 제가 잘못해서 얼굴도 한대 맞으시기도 했다”고 털어놨다.
다만 장혁(권도훈 역)과 같은 액션 전문배우가 아니다 보니 “눈빛, 호흡, 연기 위주로 갔다”고 전했다. 그는 “장혁 선배님은 상대 배우들이 일단 다 남자다. 남자 액션 배우도 추성훈 선배나 전문 액션 배우들이다. 그러니까 일단 몸을 날려야되고 한바퀴 구르고 합도 훨씬 많으시다. 요즘 골프가 유행이지 않나. 스윙을 보더라도 우리는 배워서 겨우 하는 느낌이면 장혁 선배는 프로 느낌이 난다. 폼 자체가 다르다. 액션배우로 치면 장혁 선배는 프로, 저희는 아마추어 수준”이라고 감탄을 표했다.
특히 김남희는 권도훈, 강유라의 딸 권민서 역의 아역배우 신수아에게도 “많이 배웠다”고 전했다. 그는 “즐거웠다. 아역이 가진 순수한 연기가 오랜만에 저를 깨닫게 했다. 매일 정형화되고 익숙해진 뻔한 연기를 할 때쯤 예상을 깨고 알수없는 순수한 연기를 하는 아역을 볼때 살아있는 느낌이 오더라. 다음에 어떻게 할지 모르니 집중하게 되고, 맑은 기운이 좋았다. 수아랑 연기하면서 ‘연기를 저렇게 해야하는데’, ‘처음 배웠을때처럼 순수하고 솔직하게 하는게 연기지’라는걸 깨달았다”고 전했다.
조태구 역을 연기하며 가장 어려웠던 부분을 묻자 김남희는 “‘재벌집 막내아들’이 끝나고 ‘패밀리’ 촬영을 했는데 ‘재벌집 막내아들’ 진성준과 자꾸 비슷한 느낌이 나더라. 말투나 태도도 그렇고 성준이 태도가 자꾸 나와서 감독님도 처음엔 걱정하셨다. 억양이나 말투를 좀더 깔끔하고 어미 끌지않고 잡아주고 담백하게 해 달라고 요구하셨고, 저도 그게 맞는것 같더라. 진성준은 여유있고 높은 위치에 있어서 상대를 깔보는 말투다. 태구는 군인같은 느낌도 있어야 하니까 그 부분때문에 처음에 고생 했다”고 밝혔다.
이어 “또 감정 표현을 크게 할수있는 캐릭터가 아니더라. 어떤 걸 느껴도 무덤덤하게 계속 가는 캐릭터로 잡았다. 연기는 미니멀리즘하고 담백하게 하려고 했다. 다만 미니멀리즘하게 연기해도 감정이 잘 전달돼야하는데 안되면 어떡하나 걱정했다. 촬영끝나고 감독님한테 모니터링하며 ‘이런 감정이 느껴지냐’고 확인하면서 촬영했다”고 말했다.
그는 주위에서들은 피드백을 묻자 “아내한테는 혼나는 편이다. ‘연기 똑바로 안하냐’, ‘왜 최선을 다해서 연기 하지 않았냐’, ‘변했다’는 얘기를 한다. 민서랑 연기할때만 행복해보인다고 하더라. 항상 ‘정신차리고 똑바로 해라’, ‘이렇게 가다간 오래 못간다’고 말한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현재 김남희는 넷플릭스 ‘스위트홈’과 JTBC ‘재벌집 막내아들’의 흥행으로 전에 없던 전성기를 누리고 있는 상황. 그는 “잘 됐다는 마음이다. 힘들고 불안했던 시기가 있었는데 돌아보면 지금은 너무 감사하다. 동시에 예전만큼 성실하게 안 한다는 반성도 한다. 꾸준하게 하지 않으면 그저 그런 배우로 남겠다는 생각도 같이 한다. 감사할땐 그걸 잘 못느끼는데, 주변에서 솔직하게 얘기하고 지적해주는 분들도 계셔서 그걸 봤을때 ‘이게 다 맞는말이구나’, ‘사람들이 내가 대충하거나 열심히 안 하면 그게 다 느껴지는구나’ 싶었다”며 “감사한건 감사한거지만 성실하지 않으면 이것도 금방 끝난다. 운동선수와 같다. 한 시즌 잘했다고 다음 시즌도 잘한다는 보장 없지 않나. 배우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김남희의 ‘힘들었던 시절’은 언제였을까. 그는 “대학교 졸업하고 대학로 생활을 8년 했다. 그때가 무명이었다. 독립영화, 연극만 했었다. 데뷔작이 영화 ‘청춘예찬’이라고 돼 있는데, 데뷔 기준이 애매해서 처음으로 극장에 건 영화를 기준으로 삼은거다. 그때도 똑같았다. 단순히 극장에 걸렸을 뿐 관객수 100명도 안됐다. ‘도깨비’를 찍었을 때도 똑같이 대학로에 있었고 독립영화를 찍으며 돈을 못벌었다. ‘도깨비’를 찍은 후에도 돈이 없었고, 생활에 달라진 점이 전혀 없었다. 생활이 달라졌다고 느꼈을때는 요 근래”라고 짚었다.
어려움도 있었지만, 김남희는 2016년 ‘도깨비’로 주목받은 후 ‘미스터 션샤인’, ‘스위트홈’, ‘재벌집 막내아들’에 이르기까지 2년 주기로 흥행작을 남기고 있다. 그는 “그 사이에 안된작품도 있다”면서도 “엄청난 타율이다. 드라마를 하다 보면 그정도 흥행 하는 작품을 2년 주기로 만난다는 것은 진짜 복이다. 물론 주인공은 아니지만 그 작품에 합류할수있는것 자체가 운”이라고 기쁜 마음을 정했다.
데뷔 후 매년 꾸준히 작품활동을 이어왔던 김남희는 자신의 원동력을 묻자 “일단 집을 사야할 것 같다. 제가 제 집이 없다. 돈을 모아놓지 못했고 주식이나 코인도 안 한다. 투자도 못해서 계속 일해야 먹고 살겠더라. 쉬면 먹고 살 수 없다. 그래서 계속 할 수 밖에 었다. 지금 할 줄 아는 건 이것밖에 없으니 이거라도 열심히 해서 먹고 살아야겠다는 생각”이라고 솔직하게 답했다.
그는 “예전에 힘들었을 때 연기를 더 열심히, 간절하게 했던 것 같다. 연기에 익숙해지고 다작을 하고 나니 작품에 대한 집중력이 떨어지더라. 그러니까 연기도 제가 100% 노력했을 때의 연기보다 수준이 낮으니 반성하는 마음이 크다. 그래서 요즘에는 작품수를 줄이고 하는 작품에 최선 다하는 것이 목표로 바뀌었다. 그게 더 경쟁력있고 좋은 연기를 보여드릴수 있는 것 같다. 다작해서 수입이 많으면 좋겠지만 그게 오래가는 길이 아니란 생각이 들었다. 대신 줄인만큼 집하고, 한 작품을 찍더라도 인상 깊고 좋은 캐릭터를 만들어 화제에 오르는 게 낫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게 올해의 목표다. 예전만큼 간절하고 열정적으로 하지 않으면 안 되겠더라”라고 각오를 전했다.
‘패밀리’를 마친 김남희는 새 드라마 ‘가스라이팅’을 차기작으로 확정지었다. 그는 “그동안 했던 것과는 전혀 다른 캐릭터다. ‘가스라이팅’이라는 제목 그대로 제가 가스라이팅을 당하는 입장이다. 다른 캐릭터라 흥미가 느껴진 것도 있었고 열심히 해서 다른 모습 보여주자는 마음”이라며 “올해 연말까지 촬영을 하기로 해서 그동안은 다른 작품을 안 잡고 집중해서 찍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연극에 대한 욕심도 여전히 있었다. 김남희는 “요즘 연극 너무 하고싶어서 ‘가스라이팅’ 끝나면 연말연초에 해볼까 생각 중이다. 연극을 해야 살겠더라. 매너리즘을 없애려면 뭐있을까 생각해보면 연극만한 게 없더라. 연극 하면 피곤하긴 하겠지만 거기서 에너지를 받아서 생기있게 할 수 있을 것 같다”며 “바로 앞에서 관객들이 바라보고 있다는 1차원적인 생동감, 그날그날 컨디션이나 연기력에 따라 반응 달라진다는 것 모두 살아있음을 피부로 느끼게 해주는 요소다. 집중 안하면 그냥 끝나버리는거고, 대사 실수를 해도 촬영처럼 다시 갈수 없으니까 가장 배우 다운 작품이자 가장 살아있는 작품이라 생각한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또 그는 목표를 묻자 “저는 목표를 세우고 움직이는 편이 아니”라면서도 “‘가스라이팅’ 잘 됐으면 좋겠고, 두 번째로는 제가 취미로 야구를 한다. 사회인 야구단에서 투수를 하고 있다. 올 시즌 2승째인데, 4승까지 찍어보는게 목표”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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