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이사2' PD "이혼이 나쁜가요? '잘 헤어지는 법'도 중요하죠" [인터뷰 종합]
OSEN 연휘선 기자
발행 2023.05.24 15: 34

'국민 멘토' 오은영이 부부들을 만나는 '결혼지옥', 부부들의 합숙을 다룬 '당신의 결혼은 안녕하십니까', 그리고 결혼과 이혼 사이 위기의 부부들을 조명한 '결혼과 이혼 사이'까지. 쏟아지는 부부 예능 속 실제 제작진의 이야기는 어떨까. '결혼과 이혼 사이2'의 박내룡, 이진혁 PD와 윤상 음악감독을 만나봤다. 
티빙 오리지널 예능 프로그램 '결혼과 이혼 사이 시즌2(약칭 결이사2)'는 결혼과 이혼 사이, 선택의 갈림길에 부부들이 '잘 헤어지는 법'을 고민하는 실제 부부 출연자들의 이야기를 그린 관찰 예능이다. 이혼의 현재진행형 모습을 적나라하게 담아낸 리얼리티 관찰 예능으로 지난해 5월 시즌1이 공개돼 화제를 모았다. 이후 1년 만에 새 시즌으로 돌아와 지난 19일 1, 2회가 티빙을 통해 공개된 상황. 24일 오후 서울시 종로구 소격동의 한 카페에서 박내룡, 이진혁 PD와 윤상 음악감독이 국내 취재진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진혁 PD는 2회까지 공개된 프로그램에 대해 "가장 많이 듣는 이야기는 시즌1 때는 초반에 자극적이고 출연진 캐릭터가 세다는 이야기가 많았는데 시즌2는 전체적으로 부부들의 사연들이 조금은 더 현실적이고 실제 부부와 같은 이야기가 많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라고 밝혔다.

'결이사2'에서는 어린 나이에 결혼해 육아 때문에 갈등을 겪는 부부들의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이진혁 PD는 "기획할 때부터 육아 문제를 다루자는 얘기는 없었다. 출연자들을 선정하고 보니 공교롭게도 다 자녀가 있는 분들이었다. 그렇다 보니 자연스럽게 부부들 이야기를 솔직하게 해주는 분들이 자녀 분들이더라"라고 했다. 
시리즈로 거듭난 '결이사'의 기획 의도와 목표는 무엇일까. 박내룡 PD는 "'잘 헤어지는 법'을 말씀드리고 싶다. 이혼을 하라는 게 아니라 결혼도 이혼도 서로 잘 고민하고 선택을 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라고 했다. 
윤상 음악감독은 "어쩌다 보니 음악을 했다는 이유로 제작진 입장에서 이야기를 하게 되더라. 사실 저는 제3자인데. 저는 시즌1보다 시즌2에서 조금 더 부부 관계가 현실적이라 '이걸 내가 보게 되는 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이제는 이런 다큐도 여기까지 진화해서 예전에 OST는 드라마의 전유물이었지만 이제는 이런 다큐에서도 음악을 OST로 삼는다면 드라마 못지않은 이야기가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부부들이 진짜 솔직하게 고민을 하니까. 오히려 없는 얘기에 음악을 쓰는 것보다 훨씬 더 리얼하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에너지가 조금 느껴졌다. 앞으로도 이런 식의 예능에도 걸맞은 음악으로 포장이 될 수 있으면 좋은 예가 됐으면 한다는 생각이다. 저도 결혼한지 20년이 넘은 입장에서 사람 사는 게 다 똑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긍정적으로 봤다. 잘 헤어지는 방법도 솔직하게 봐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했다. 
이진혁 PD는 "시즌1을 마무리하고 시즌2를 하면서 아쉬움이 있었다. 시즌1에 기획 의도가 담기지 않았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래서 조금 더 섭외할 때 기획 의도를 담는 데에 초점을 뒀다. 10회까지 보신다면 더 다양한 모습이 나올 것"이라고 했다. 
또한 이진혁 PD는 "미팅을 여러 커플을 많이 했는데 당연히 제일 먼저 본 건 진정성이었다. 시즌1이 나온 이후에 출연을 하려는 분들이라 출연만 목적을 갖고 섭외하는 게 어려웠다. 시즌1 때는 그래서 보편적이지 않은 특이한 케이스의 출연자들이 나오기도 했는데 시즌2의 부부들은 육아, 경제, 말투 등 현실적인 문제로 많이 싸워서 그런 것들이 다양하게 일상적으로 포인트가 되는 부분이라고 봤다"라고 말했다. 
시즌1과 시즌2 모두 폭언하는 남편 등 자극적인 장면들이 초반부에 구성돼 아쉬움을 사기도 했다. 더욱이 육아 문제로 갈등하는 부부들이 나온다는 점에서 아이들에게 부모의 갈등이 모두 노출된다는 점이 비판을 사고 있는 상황. 이진혁 PD는 "최대한 아이들을 어린이집에 분리시켜두고 촬영을 하는 식으로 진행을 했다. 그렇다고 부부의 싸움을 모두 들어내기에는 너무 리얼해서 빼고 진행하기엔 진행 자체에 리스크가 있다고 봐서 어렵지만 감안해서 촬영을 하게 됐다"라고 말했다. 박내룡 PD는 "섭외 과정에서 부부들도 그 부분을 고민했다. 그런데 제3자에게 자신들의 모습이 어떻게 비치는지를 보고 싶다는 마음이 강해 출연에 응하시게 된 것 같다"라고 거들었다.
촬영하는 과정에도 제작진에게 심리적 부담이 될 수 밖에 없는 '결이사' 시리즈. 박내룡 PD는 "기획 회의를 하다보면 진솔하고 리얼한 이야기를 하고 싶다는 얘기가 나온다. '이혼이 나쁜 거야?'라는 것부터 시작을 하게 됐다. 그런데 왜 방송에서는 이혼이 나쁘게 표현이 될까 싶었다. 우리는 현실의 이혼을 다뤄보자는 생각에 '결이사'가 나오게 됐다"라고 밝혔다. 실제 '결이사' 제작진 중에도 시즌1과 시즌2 사이 결혼과 이혼 사이에 있다가 결국 이별을 경험한 사례도 있다고. 이에 이진혁 PD는 "실제 저희 주변에 결혼과 이혼 사이에 있는 분들이 많이 있었다. 술자리에서 이야기가 나오면 '어쨌든 헤어질 거면 잘 헤어지면 좋잖아'라는 생각에서 이야기를 다루게 됐다"라고 덧붙였다. 
결혼과 이혼이라는 소재가 관찰적으로 보게 되면 문제점만 보게 되고 해결책이 없이 끝나는 경우가 많았던 바. 박내룡 PD는 "실제로 저희도 솔루션을 주려고 하진 않았다. 그 고민을 제대로 둘의 시간을 갖다 보니까 촬영하면서 이렇게 둬도 되나 싶을 정도로 자기들의 시간을 많이 줬다. 그렇다 보니 알아서 솔루션을 찾은 것 같다. 선택을 하는 과정이 있지 않나"라고 했다. 이진혁 PD는 "시즌1에서도 보면 기억에 남는 건 싸우는 부분이지만 상담하며 해소되는 부분도 있었는데 그래서 시즌1 때 모든 부부들에게 상담과 변호사 만남이라는 정해진 수순을 드린 게 아닌가 싶어서 이번엔 정해진 솔루션을 드린 게 아니라 시즌2 부부들이 원하는 갈등 해소 방법을 말씀해주시면 다 다르게 과정을 겪고자 했다"라고 말했다. 
윤상은 "미리 본 시청자의 입장에서 너무 자극적으로만 흘러갔으면 저도 음감을 못했을 거다. 그런데 특별히 솔루션을 안하는 게 아니라 '결이사2'를 출연하는 것 자체가 솔루션이라고 봤다. 이 프로그램에 출연하지 않으면 독립적으로 서로의 이야기를 들을 준비가 안 됐던 것 같았다. 갈등 국면 말고도 서로를 위해 진심으로 노력하는 모습들도 나온다. 이런 부부를 끝까지 보게 되는 게 이번 시즌2의 특징이 아닐까 싶다. 방송이 아니더라도 법원에서 숙려 기간이 있듯이 서로의 이야기를 시스템으로 만들어주는 게 좋을 것 같았다"라고 했다. 
이진혁은 "솔루션이 없다는 게 방치하는 게 아니라 저희가 솔루션을 드릴 때 방송에서 정해둔 걸 하라는 게 아니라 저희는 부부들이 원하는 걸 해주고 싶었다는 거다. 어느 부부는 상담을 하고, 어느 부부는 변호사를 만난다"라며 자유로운 선택을 강조했다. 이어 박내룡 PD는 "저희 제작진이 나서서 '이게 답'이라고 말해주고 싶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결이사2' 제작진이 본 '잘 헤어지는 법'은 무엇일까. 이진혁 PD는 "시즌1에도 얘기 했던 건데 상대방을 알아야 하는 것 같다. 내 얘기만 하니까. 그리고 상처가 드러나야 하는 거다. 뭐 때문에 싸우는지도 모르고 계속 싸우게 된다. 문제점을 들여다 보려고 부부에게만 집중하면서 환경 영향을 받지 않고 둘 만의 문제를 보려고 한다. 그리고 그걸 상대방의 얘기를 듣고 '그런 사람이었구나'를 인정하게 되면 그때부터 관계가 조금 나아지지 않을까 싶다. 개인적으로도 그렇고 이해보다는 인정을 해줘야 한다고 본다. 사실 이해 안 되지 않나.  그 포인트를 많이 싸으면 관계가 개선 될 거라고 본다. 가정을 위해 너무 희생하는 것도 안 좋은 것 같다. 각자의 시간을 같이 갖는 것도 건강한 부부이지 않을까 싶다"라고 했다. 
더불어 '결혼지옥', '당결안' 등 이미 리얼리티 부부 예능이 많이 소비되고 있는 상황에 다른 프로그램과 다른 '결이사' 만의 정체성에 대해 이진혁 PD는 "카메라 앞에서 진솔한 얘기를 하기 힘든데 그럼에도 저희는 영상미를 놓칠 수 없었다. 그림이 안 예쁘면 방송이 아닌데 카메라는 숨겨야 하고 그런 부분에 있어서는 좀 다른 프로그램도 그렇겠지만 촬영 팀하고 상의를 많이 하고 얘기할 때 뒷통수가 나와도 되니까 대화를 방해하지 말라고 했다. 최대한 부부들의 이야기를 끌어내려고 했다"라고 자신했다. 
시즌2의 마지막은 어떤 분위기일까. 이진혁 PD는 "시즌2 때는 '사이식'이라고 결혼과 이혼을 선택하는 게 있었다. 시즌2에서는 그 시퀀스는 없다. 각자 본인들의 선택을 하는 장소가 있다. 결혼인지 이혼인지 선택을 확인하는 차이점이 일단 있고 시즌1과는 다른 이야기가 있지 않을까 싶다. 아직 등장하지 않은 커플도 있기 때문에 그 부분을 기대해주시면 좋을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결이사2'는 매주 금요일 오후 4시에 티빙에서 공개된다. / monamie@osen.co.kr
[사진] 티빙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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