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웃음 싫어"…'범죄도시3' 마동석, 3편도 잘될 수밖에 없는 이유(종합)[Oh!쎈 인터뷰]
OSEN 김보라 기자
발행 2023.05.24 18: 50

 “‘범죄도시’ 시리즈는 (코믹보다) 액션이 우선이다. 캐릭터와 사건을 빌드업해서 관객들이 보셨을 때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하는 게 목표다.”
배우 마동석(52)은 24일 오후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열린 인터뷰에서 ‘범죄도시는 액션과 코믹이 잘 버무러진 영화’라는 말에 “저 자체가 재미있는 걸 좋아해서 개그 욕심이 있다. 코믹 장르로 가겠다는 건 아니지만, 마석도가 위험한 순간에도 재미있는 말을 던질 수 있는 여유가 매력적이라고 생각한다”고 ‘범죄도시’ 시리즈만의 지향점에 대해 이 같이 답했다.
‘범죄도시3’(감독 이상용, 배급 에이비오엔터테인먼트·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제작 빅펀치픽쳐스·홍필름·비에이엔터테인먼트)는 대체불가 괴물형사 마석도(마동석 분)가 서울 광수대로 이동 후, 신종 마약 범죄 사건의 배후인 주성철(이준혁 분)과 마약 사건에 연루된 또 다른 빌런 리키(아오키 무네타카 분)를 잡기 위해 펼치는 통쾌한 범죄 소탕 작전을 그린다.

지난해 개봉한 ‘범죄도시2’(감독 이상용)는 누적 관객 1269만 명(영진위 제공)을 동원하며 한국영화 중 유일하게 천만 관객을 돌파했다. 최근 열린 3편의 언론배급시사회를 통해 기자들의 호평이 나온 만큼 새 시리즈의 흥행이 예상된다.
그러나 마동석은 “저희가 영혼을 갈아넣었지만 스코어가 항상 따라온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번에도 누적 관객이 얼마나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안 하고 있다. 다만 손익분기점만 넘었으면 한다.(웃음)”면서 “사실 작년에 2편이 개봉했을 때 코로나 팬데믹이 지속되던 시기였다. 당연히 천만을 돌파할 거라곤 전혀 예상도 못 했다. 결과를 보고 저희도 충격받을 만큼 잘돼서 ‘이게 무슨 일인가?’ 싶었다”고 회상했다.
그러나 ‘올해는 한국영화의 구원투수로 떠올랐다’고 하자 “저희가 한국영화를 대표하는 작품은 아니”라며 “하지만 작년에 비해서도 극장에 가는 관객수가 줄어들어 마음이 아프다. 저희가 미약하지만 조금이라도 관객수를 늘리는 데 힘이 된다면 좋을 것 같다”고 바랐다. 3편의 손익 분기점은 약 180만 명. “개봉 전 선판매된 국가가 많아져서 손익분기점은 더 낮아질 수 있다. 정확하진 않다”고 설명했다.
2017년 개봉한 1편이 청불영화 사상 역대 최대 관객수를 동원하며 흥행에 성공, 이제는 ‘범죄도시’의 새 시리즈가 나올 때마다 관객의 기대감을 자아내는 인기 프랜차이즈로 자리잡았다. ‘액션’과 ‘코믹’을 양분하면서 관객을 만족시키기란 쉽지 않은 일인데, ‘범도’ 시리즈는 3편까지 이 부분을 영리하게 해내고 있다.
이에 마동석은 “작가, 감독과 시나리오 작업을 할 때 정말 수십 번씩 수정하며 빌드업한다. 그 중에 코믹적인 아이디어는 제가 많이 내는 편이다. 저 자체가 웃긴 걸 좋아한다”며 “그렇다고 해서 억지로 웃기려고 하면 역효과가 난다. 가짜 웃음은 지양한다. 제가 중점을 두는 건 캐릭터들이 할 법한 말을 만드는 것이다. 그래야 관객들이 보실 때 납득하면서 기분 좋게 웃을 수 있다. 저는 가짜 웃음을 만들지 않기 위해 노력한다”고 작품의 지향점을 설명했다.
이어 마동석은 “1~2편에서 최귀화 배우와 형사 케미스트리가 너무 좋았지만 3편에서 그걸 다시 반복하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단순히 사건만 바꾸지 않았다. 이번엔 형사들에게 직접 들은 실제 사건과 제가 (뉴스로 접한) 여러 가지 사건들을 믹스해서 넣었다. 두 명의 빌런은 평행선에 놓인 게 아니라 서로 다른 선상에서 달린다. 4편의 촬영도 이미 마쳤는데 3편과는 톤과 감정선이 또 다르다. 제가 반복하는 걸 좋아하지 않아서다. 앞으로 남은 시리즈는 어떻게 빌드업할지 준비 중”이라고 귀띔했다.
‘범죄도시’는 형사 마석도를 통해 ‘법으로만 처벌하기 아까운 나쁜 놈은 맞아야 한다’는 주제의식을 살리며 핵주먹의 쓰임을 강조하고, 심각한 상황에서도 유머로 영리하게 웃음을 유발한다.
이에 마동석은 “제가 작가, 감독과 같이 시나리오를 쓰다 보니까 어느 부분에서 누가 어떤 아이디어를 냈었는지 정확히 기억은 안 난다. 다 섞여 있다”고 전했다.
또한 ‘범죄도시’ 시리즈는 배우와 캐릭터의 간극이 좁다. 마석도 형사는 대체불가 마동석의 전매특허이고, ‘3대 빌런’으로 등장한 이준혁(39)과 아오키 무네타카(43) 역시 맞춤옷을 입은 듯하다.
“3편엔 진짜 상대하기 힘든 빌런 한 명과 소리소문없이 사람들을 헤치는 또 다른 빌런 한 명이 있는데 2명으로 하길 잘했다고 생각한다. 제가 저를 따라하지 말자는 생각처럼, ‘범죄도시’ 역시 전작을 답습해선 안 된다는 마음이다. 그런 점에서 앞으로 나올 시리즈 속 빌런들도 차별화할 생각이다.”
이준혁과 함께 한 이유에 대해 “저는 작품을 할 때 배우의 인품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작업을 하는 데 있어서 (배우들 간에) 서로 잘 맞고 배려하는 게 중요하다. 이준혁은 인성이 좋다”고 밝혔다. 이어 아오키 무네타가에 대해서도 “무네가 피나는 노력을 하고 왔다. 일본에서 개인적으로 액션 연습한 뒤 한국에 와서 연습을 거듭했다. 중간에 몇 번 다쳤는데 얼음찜질을 하면서 액션을 펼쳤다”고 그들만의 노력을 칭찬했다.
‘범죄도시’ 시리즈 및 여러 편의 영화를 제작해 온 마동석은 향후 감독의 영역에도 도전할 마음이 있을까.
마동석은 “연출할 계획은 없다. 그 이유는 저도 잘 모르겠다.(웃음) 저는 시나리오 쓰기와 제작에만 관심이 높다. ‘범죄도시’ 말고도 제작을 해온 영화가 많다”라며 “제가 처음 제작을 시작했을 시기엔, 배우가 제작을 한다는 게 이상하게 여겨졌었다. 물론 지금은 그렇지 않지만. 저는 초창기부터 제작을 하고 있었음에도 (엔딩 크레딧에 제작자로서) 제 이름을 넣진 않았다. 배우가 제작을 한다는 풍토가 자연스러워졌을 때 비로소 알리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마동석은 수십 편의 영화 제작부터 연기, 운동, 그리고 재활치료까지 하루 24시간이 모자랄 만큼 바쁘게 보내고 있다.
그는 “제 삶은 복싱, 연기, 제작. 3등분으로 나뉘어져 있다. ‘범죄도시’ 2편이 흥행하고 저희들끼리 만나서 축하파티를 할 법도 한데 하지 않았다. 같이 모여서 ‘이게 무슨 일이야?’라는 말만 나누다가 곧 3편의 시나리오 회의에 들어갔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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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에이비오엔터테인먼트·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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