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만 하면 다냐..‘차정숙’, 대사논란 장면 삭제 無·‘데보라’는 삭제[Oh!쎈 이슈]
OSEN 강서정 기자
발행 2023.05.19 12: 32

‘닥터 차정숙’에 이어 ‘보라! 데보라’가 적절하지 않은 대사로 시청자들의 비난을 받고 있다. 외모 관리 관련 대사에서 갑자기 아우슈비츠 수용소가 언급된 것. 두 드라마 모두 제작진이 문제가 된 대사에 대해 사과했지만 여전히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ENA 수목드라마 ‘보라! 데보라’는 지난 10일 방송된 9회 중 데보라(유인나 분)가 이수혁(윤현민 분)에게 외모 관리의 중요성을 얘기한 대사가 문제가 됐다. 
극 중 데보라가 “아우슈비츠 수용소에서는 배설물 위에 누워 죽어가는 사람들을 보면서 누군가는 한 컵의 물을 받아서 반만 마시고 나머지 반으로 세수했다. 유리 조각으로 식판 뒤 얼굴을 보면서 면도도 했다. 그리고 살아남았다”며 “외모를 가꾸고 치장하는 건 생존의 문제다. 솔로로서 살아남아야 하지 않겠나”라고 말한 대사였다. 

방송 후 해당 대사가 논란이 됐다. 아우슈비츠 수용소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 나치의 학살이 자행됐던 곳으로 가슴 아픈 역사적 비극을 상징하는 장소인데, 이를 외모 관리의 중요성 관련 대사와 연관 짓는 건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이어졌다. 
이에 ‘보라! 데보라’ 제작진은 “특정 대사로 인해 불편함을 드린 점에 사과드린다. 역사적 사실에 대한 정확한 시각으로 언급했어야 했는데, 신중하고 세심하게 고려하지 못했다”며 “역사적 비극을 가볍게 소비하려는 의도는 결코 없었다는 점 말씀드리며 다시 한번 진심으로 사과드린다. 앞으로는 제작에 더욱 더 신중을 기하도록 하겠다”고 사과했다. 결국 ‘보라! 데보라’ 제작진은 논란이 된 장면을 다시보기에서 삭제 조치했다. 
앞서 JTBC 토일드라마 ‘닥터 차정숙’도 크론병 관련 대사로 논란에 휩싸였다. 지난 6일 방송된 7회 방송에서 크론병을 앓고 있는 환자가 항문 복원 수술 실패 후 삶을 비관해 유서를 쓰고 옥상에 올라가는 내용이 그려졌다. 환자의 예비 장인과 장모가 “어떻게 이렇게 못된 병을 숨기고 결혼할 수 있느냐”, “이 병, 유전도 된다면서. 이 결혼 자네가 포기해줘”라고 원망하는 내용이 담겼다. 
크론병을 ‘못된 병’으로 표현하고 유전된다고 잘못된 정보를 준 것에 시청자들은 분노하며 드라마 게시판을 찾아가 제작진이 2차 가해했다”, “환우와 가족이 큰 상처를 받았다”라고 비난했다. 크론병은 만성 염증성 질환으로 유전적 요인 뿐만 아니라 면역, 환경적 요인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병한다.
‘닥터 차정숙’ 측은 “해당 에피소드는 크론병 증세 중에서도 중증도 만성합병증을 가진 환자의 특정 케이스를 다루려 한 것이나, 내용 전개 과정에서 일반적인 크론병 사례가 아니라는 설명이 미흡했다”며 “의학 전문지식이 없는 등장인물들이 환자를 몰아세울 의도로 발언한 대사가 특정 질환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키울 수 있다는 점에서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지 못했다”며 “투병 중인 환자 분들의 고통과 우울감을 가볍게 다루려는 의도가 전혀 없었음을 말씀드린다”고 사과했다.
하지만 시청자들은 “사과만 하면 끝나냐”, “사과 받는 입장에서 더 화가 난다. 진정한 사과가 맞냐”, “크론병 관련 방송 삭제해달라”, “똑바로 사과해라. 조치를 취해라” 등 제작진 사과 후에도 비난이 이어지고 있다. ‘닥터 차정숙’ 제작진은 문제가 된 장면을 삭제 조치하지 않은 상태다. 
‘닥터 차정숙’은 매주 자체최고시청률을 기록하면서 시청률 20%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을 정도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고, ‘보라! 데보라’는 배우들의 케미와 공감 가득한 에피소드로 인기를 끌고 있는데 잘못된 표현, 부적절한 대사로 논란의 중심에 서 아쉬움을 자아내고 있다. /kangsj@osen.co.kr
[사진] JTBC, ENA 제공, 방송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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