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기 법' 왜 반발 샀나 "회계 공개 OK·청소년 규제 NO!" [Oh!쎈 이슈]
OSEN 연휘선 기자
발행 2023.05.16 22: 32

'이승기 법'이 대중음악산업 업계에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회계 내역을 공개하라는 주요 골자는 환영할 만한 일이지만 현행법과 업계 상황을 고려하지 못한 청소년 예술인 보호가 불필요하다는 지적이다.
16일 한국연예제작자협회, 한국매니지먼트연합, 한국음반산업협회, 한국음악레이블산업협회, 한국음악콘텐츠협회 등 대중음악산업 관련 5개 단체(이하 5개 단체)는 성명서를 내고 '대중문화예술산업발전법' 개정에 반대했다. 
'대중문화예술산업발전법' 개정안은 지잔달 21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상임위원회를 통과한 법안이다. 연예기획사 등 대중문화예술기획업자가 회게 내역 및 지급해야 할 보수에 관한 사항을 소속 예술인의 요구가 있을 때 뿐 아니라 연 1회 이상 정기적으로 제공하도록 하는 내용을 주요 골자로 한다. 가수 이승기가 전 소속사를 상대로 제기한 정산 관련 분쟁이 시발점이 돼 '이승기 사태 방지법', 일명 '이승기 법'으로 불린다. 

5개 단체는 '이승기 법'이라 불리는 회계 내역 관련 개정안에 대해서는 찬성했다. 그러나 이 밖에 개정안에 담긴 청소년 연예인에 관한 조항들을 반대했다.
개정안에 따르면 과도한 외모 관리나 보건·안전상 위험성이 있는 행위 강요, 폭행·폭언 및 성희롱, 학교 결석이나 자퇴 등 학습권 침해 등을 금지한다. 청소년 연예인의 권익 보호를 위해서다. 특히 노동시간은 기존 15세 미만 주 35시간·15세 이상 주 40시간에서 12세 미만 주 25시간 및 일 6시간·12∼15세 주 30시간 및 일 7시간·15세 이상 주 35시간 및 일 7시간으로 한층 강화된다. 
이와 관련 5개 단체는 "자의적으로 연령을 세분화하여 법률로써 용역제공 시간을 제한하는 이번 개정안은 현실을 외면한 '대중문화산업 발전 저해법안'"이라고 질타했다. "K-컬쳐의 선두주자라고 할 수 있는 아이돌의 경우 한 그룹 내에도 다양한 연령의 구성원이 있는데 법률로 연령별 활동 가능 시간에 차이를 둔다면, 구성원별 활동 가능 시간이 달라질 수밖에 없어 활동에 상당한 제약이 발생함은 물론 사실상 정상 활동이 불가능해진다"는 이유에서다. 또한 "앨범 발매, 콘서트 개최 등 집중적인 홍보와 활동이 필요한 시기에도 걸림돌이 되어 대한민국 대중문화산업의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더욱이 이러한 규제는 "법에서 추구하고 있는 형평성·자율성에도 부합하지 않는다"고. "역량을 키우고 싶어 늦은 밤까지 책과 씨름하는 학생들과 다르게, 세계적인 대중문화예술인으로 성장하고 싶은 청소년은 원하는 활동을 할 수 없게 된다"는 것이다. 특히 시간제한 규제의 경우 "방송사나 제작사에 상당한 제약이 되어, 해당 연령대 출연자를 기피할 수도 있다. 그로 인해 제2의 보아, 제2의 정동원을 더 이상 볼 수 없게 될 것이 자명하다"라며 역차별, 불평등을 강조했다. 
개정안의 취지는 청소년 연예인의 학습권·휴식권을 보호하기 위해서다. 업계도 이러한 입법 취지에는 동의했다. 실제 대중문화업계에서는 자체적으로 '청소년 예술인을 위한 지침'을 마련하는가 하면 야간 활동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사전 동의를 구해왔다. 개정안 이전 현행법에서도 15세 미만 청소년에 대한 용역 제공시간을 제한하고 있어 준수돼 왔다.
심지어 지난 2020년에는 평균 활동 시간이 개정안의 제한시간보다 현저하게 짧아졌다. 이에 5개 단체는 개정안의 노동시간 상한 규정이 현실과 맞지 않아 불필요하다고 꼬집었다. 대신 실효성 있는 방안을 강구할 수 있도록 국회, 정부, 산업계가 참여하는 협의체 신설을 요구했다. 결국 업계의 목소리는 제대로 담지 못한 채 논란이 된 사태와 더불어 불필요한 규제가 더해져 대중음악산업의 반발을 부른 모양새다.
5개 단체는 '이승기 법'의 개정 자체에 책임을 통감하며 "협력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일부 사례를 일반화해 대중문화산업계 전체를 불공정 집단으로 매도하고, 관련 법안을 개정하는 것에 대해 강한 유감"이라고 반박했다. 또한 "대한민국의 자랑인 대중문화산업은 이미 글로벌 경쟁력을 갖춰 그 어떤 산업보다 대한민국의 브랜드가 되고, 우리 위상을 키워가고 있다"라며 "이 모두가 국민의 사랑 덕분임을 잘 알고 있다. 대한민국 음악업계는 더 좋은 음악과 공정하고 투명한 시장 운영을 통해 국민의 기대와 사랑에 보답하고, 대중문화산업 발전에도 이바지하겠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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