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G ERA 0인데 개막 엔트리 불발…제2의 구창모, 2군 내려가는 이유는? [오!쎈 수원]
OSEN 이후광 기자
발행 2023.03.28 21: 35

시범경기 3경기 연속 무실점 호투에도 개막 엔트리에 진입하지 못하는 투수가 있다. 무슨 사연일까. 
NC 좌완 유망주 정구범(23)은 28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3 KBO리그 KT 위즈와의 시범경기 최종전에 선발 등판해 3⅔이닝 3피안타 3볼넷 2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원래 이날 선발투수는 정구범이 아닌 데뷔 시즌을 앞둔 외국인투수 테일러 와이드너였다. 그러나 와이드너가 전날 러닝 훈련 도중 허리 디스크 부상을 당하며 이날 오전 창원으로 내려갔고, NC가 급하게 정구범 선발 카드를 꺼내들었다. 물론 정구범 또한 스프링캠프 때부터 꾸준히 선발 수업을 받은 선발 자원이다. 

NC 정구범 / OSEN DB

시작은 불안했다. 조용호-강백호 테이블세터를 볼넷과 안타로 내보내며 무사 1, 2루 위기에 처한 것. 그러나 실점은 없었다. 후속 앤서니 알포드의 루킹 삼진과 함께 더블스틸 때 2루주자 조용호가 3루에서 아웃되는 행운이 따랐다. 정구범은 후속 박병호마저 루킹 삼진으로 잡고 이닝을 마무리 지었다. 
2회에는 황재균의 내야안타와 김민혁의 진루타로 처한 2사 2루서 박경수를 포수 땅볼 처리했다. 3회 김상수와 알포드의 볼넷으로 자초한 2사 1, 2루 위기또한 박병호를 1루수 파울플라이로 잡으며 슬기롭게 넘겼다. 
4회에도 장성우에게 좌전안타를 맞으며 선두타자를 내보냈지만 황재균을 중견수 뜬공, 김민혁을 2루수 뜬공으로 돌려보냈고, 박경수의 좌전안타로 계속된 2사 1, 2루서 김상수를 유격수 땅볼 처리했다. 
정구범은 3-0으로 앞선 5회 심창민에게 마운드를 넘기고 기분 좋게 최종 모의고사를 마쳤다. 투구수는 58개였고, 최고 142km의 직구 아래 커브, 슬라이더, 포크볼 등을 곁들였다. 다만 제구 난조로 스트라이크(30개)와 볼(28개)의 비율이 사실상 1대1을 기록했다. 
‘제2의 구창모’ 정구범은 덕수고를 나와 2020 NC 2차 1라운드 1순위 지명을 받은 좌완 특급 유망주다. 입단 계약금 2억5000만 원과 함께 NC 마운드를 이끌 재목으로 평가받았다. 하지만 빈약한 체격과 어깨 통증으로 인해 오랫동안 2군 생활을 했고, 지난해 마침내 1군에 데뷔했지만 2경기 평균자책점 13.50을 남기며 다음 시즌을 기약했다. 
올해 스프링캠프 투수 MVP에 선정되며 기대감을 높인 정구범은 데뷔 처음으로 치른 시범경기서 합격점을 받았다. 15일 두산전 2⅔이닝 무실점, 20일 키움전 2⅔이닝 무실점에 이어 이날 3⅔이닝 무실점으로 또 한 번 호투하며 9이닝 무실점으로 시범경기를 마무리했다. 
그러나 정구범은 개막 엔트리 합류가 아닌 다시 C팀(퓨처스)으로 향해 선발 수업을 받게 됐다. 강인권 감독은 “정구범은 개막과 함께 퓨처스리그에서 선발 로테이션을 소화할 것이다”라고 향후 플랜을 밝혔다. 2군에서 착실히 선발 준비를 하다가 1군 선발진에 결원이 생기면 강 감독의 콜업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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