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도루' LG, 역으로 당했다...'도루허용 97%' 필승조, 2도루→결승점 '허용'
OSEN 한용섭 기자
발행 2023.03.28 17: 43

시범경기에서 상대 배터리를 무차별적으로 테스트하기 위해 공격적인 도루 시도를 했던 LG가 역으로 당했다. 지난해 도루허용률 1위였던 필승조 정우영이 상대 도루에 흔들렸다. 
28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SSG와 LG의 시범경기. 양 팀 선발 플럿코(LG)와 오원석(SSG)의 호투로 5회까지 0의 행진이 이어졌다. 6회 불펜 투수들이 올라와 나란히 무실점을 이어갔다. 
7회초 LG의 3번째 투수로 정우영이 올라왔다. 지난해 홀드왕을 차지한 정우영은 선두타자 최지훈에게 좌전 안타를 허용했다. 

발빠른 최지훈은 1루에서 2루 도루를 시도했다. 이를 눈치챈 LG 배터리는 피치 아웃으로 준비했다. 그런데 피치아웃된 공을 잡은 포수 박동원의 2루 송구가 빗나갔다. 2루 베이스에 기다리는 수비수를 한참 벗어났고, 뛰던 주자 최지훈의 몸에 맞고 외야 좌중간으로 빠져나갔다. 
최지훈은 2루를 거쳐 3루까지 달려 세이프됐다. 무사 3루 위기. 1사 후 최정에게 우중간 적시타를 맞아 선취점을 허용했다. 최지훈의 도루가 점수를 뽑은 셈. 
최정 대신 1루 대주자로 최경모가 교체 출장했다. 최경모는 한유섬 타석에서 2루 도루를 성공했다. 박동원의 빠른 송구가 효과를 보지 못했다. 정우영의 느린 슬라이드 스텝 때문.
정우영은 지난해 67경기에서 2승 3패 35홀드 평균자책점 2.64로 활약하면서 홀드왕에 올랐다. 최고 157km의 투심을 주무기로 KBO리그 최고의 셋업맨에 등극했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 대표팀에도 출전했다. 
그러나 정우영에게도 약점이 있다. 키가 큰데다 사이드암 투수로 슬라이드 스텝(퀵모션)이 느리다. 지난해부터 상대팀 주자들은 이를 집요하게 공략했다. 정우영은 지난해 도루 29개를 허용하고, 도루 저지는 단 1개였다. 도루 허용률이 97%였다.
정우영은 지난 겨울 투구폼을 살짝 수정했다. 느린 슬라이드 스텝을 빠르게 하기 위해서였다. 스프링캠프에서 어느 정도 익숙해졌지만, 이날 SSG 빠른 주자들 상대로 효과를 보지 못했다. 상대 도루에 대비해 피치아웃까지 했지만, 박동원의 2루 악송구로 3루까지 헌납했다. 
LG는 시범경기에서 상대팀 배터리의 도루 저지 능력을 파악하기 위해 기회가 되면 뛰었다. 전날까지 도루 31개, 실패 17개를 기록했다.
이날도 서건창이 1회와 3회 2루 도루를 시도해 한 차례 성공했다. 그러나 오히려 정우영과 새로 호흡을 맞추는 포수 박동원의 2루 도루 저지에서 약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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