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침울했지만…'캡틴'이 쏘아올린 희망, "더 하나가 되어 나아가겠다" [오!쎈 창원]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23.03.24 17: 45

24일 창원 NC파크에서 열린 롯데와 NC의 시범경기.
봄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였고 롯데의 덕아웃도 침울했다. 모두가 애써 웃었지만 미소 뒤에는 그늘이 있었다. 전날(23일) 핵심 유망주 서준원의 미성년 대상 범법행위 소식이 알려지고 난 뒤였다. 롯데는 자체 징계위원회를 열어서 서준원의 방출을 결정했다. 서준원은 이 자리에서 범법행위를 인정했다. 이후 부산지검은 서준원을 아동청소년의 성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성착취물 제작배포 등)으로 불구속 기소했다. 
경기 전 서튼 감독은 참담하면서 침울한 표정으로 취재진 앞에 섰고 "롯데 선수단을 대표해서 KBO에 일하시는 모든 분들과 팬들에게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롯데 안치홍 /롯데 자이언츠 제공

시범경기 5연패에 빠져 있었고 경기 내용도 겨우내 준비한 것들을 모두 보여주지 못했다. 만족스러울 수 없었다. 그나마 위안이었던 것이 투수진 구상에 필수적으로 들어가 있던 서준원의 호투였다. 그러나 서준원은 구속영장실질심사가 열리기 전날에도 149km를 뿌리는 등 무실점 투구를 펼쳤다. 이후 구단에는 ‘사기 피해자’로 출두한다고 거짓말까지 하며 구단을 기만했다. 서튼 감독을 비롯한 구단 내부의 실망감과 배신감은 이루어 말할 수 없었다. 서튼 감독은 “매우 많이 실망했다”라고 강조했다.
그래도 롯데는 시즌을 준비해야 했다. 서준원 없이도 다시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 서튼 감독은 “우리 선수단의 회복력을 믿는다. 어려운 시기지만 한 팀으로 뭉쳐서, 한 가족으로서 이겨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어떻게 하면 분위기가 처지지 않을지도 생각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처진 분위기를 다시 끌어올리는 데에는 연패를 끊고 승리하는 게 최선이었다. 그리고 연패의 기운을 주장 안치홍이 끊어냈다. 안치홍은 3-3 동점이던 5회초 2사 1루에서 NC 송명기의 139km 패스트볼을 받아쳐 좌월 역전 투런포를 터뜨렸다. 롯데가 리드를 잡는 홈런포였고 안치홍 개인의 시범경기 첫 아치였다. 
이후 다시 5-5 동점이 됐지만 롯데는 안치홍의 동점포를 발판 삼고 안권수의 역전타로 6-5로 승리했다. 시범경기 5연패를 탈출했다.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 주장의 역할이 중요해졌다. 당장 어제까지만 해도 같은 라커룸을 쓰던 후배가 방출됐고 재판까지 받게 된 상황이다. 안치홍은 주장으로서 다시 한 번 원팀을 강조했다. NC전 이후 “아직 컨디션이 그렇게 만족할 정도로 올라가진 않았지만 점점 나아지고 있는 것 같다. 개막까지 최대한 몸을 올려서 팬분들께 좋은 모습 보여드릴 수 있도록 하겠다”라면서도 “팀의 주장으로서 선수단이 더욱 더 하나가 된 모습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소통하겠다”라고 힘주어 말하면서 ‘원팀’으로서 단결력, 그리고 회복력을 강조했다.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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