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7실책’ 두산 수비 또 우왕좌왕…국민타자가 강조한 기본기는 어디에 [오!쎈 수원]
OSEN 이후광 기자
발행 2023.03.20 15: 47

호주 스프링캠프서 수비 훈련에 많은 시간을 할애한 두산이 KT와의 시범경기서 훈련의 성과를 입증하지 못했다. 잦은 포일과 불안정한 송구로 역전패의 빌미를 제공했다. 
두산 이승엽 감독은 부임 후 첫 시범경기의 체크 포인트로 수비를 언급했다. 지난주 롯데와의 시범경기 개막전에서 만난 이 감독은 “가을부터 팀플레이를 열심히 연습했다. 작년 수비 실책이 117개로 굉장히 많았는데 수비가 탄탄해야 투수들이 마음 놓고 스트라이크를 던질 수 있다. 타자들 또한 실책이 나오면 루즈한 경기가 된다. 시범경기에서 탄탄한 수비를 보고 싶다”라고 강조했다. 
한때 두산 하면 수비, 수비 하면 두산이었던 시절이 있었다. 특히 내야진의 경우 천재 유격수 김재호를 필두로 오재원, 오재일, 허경민 등 국가대표 야수가 대거 포진해 물샐틈없는 짠물 수비를 선보였다. 두산은 왕조의 서막을 연 2015년부터 2021년까지 7년 연속 팀 최소 실책 3위 안에 들었는데 그 가운데 2016, 2018, 2019년은 10개 구단 중 가장 적은 실책을 기록했다. 

 20일 오후 경기도 수원KT위즈파크에서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시범경기 KT 위즈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가 진행됐다.6회말 2사 1루 두산 손민석의 1타점 적시타때 두산 김재호 유격수가 안승한 포수의 송구를 놓치고 있다.   2023.03.20  / soul1014@osen.co.kr

그러나 작년 두산 수비는 두산답지 못했다. 2021년 89개(3위)였던 팀 실책이 117개로 급증하며 이 부문 5위에 오르는 불명예를 안았다. 이 감독이 부임과 함께 수비 기본기를 강조한 이유다. 
20일 수원 KT전의 수비는 기본기와 거리가 멀었다. 일단 안정적인 포구로 중심을 잡아야할 포수부터 포일을 두 번이나 범했다. 1-0으로 앞선 4회 1사 1, 2루서 국가대표팀에서 돌아온 양의지가 포일로 2, 3루 위기를 자초했고, 2-5로 뒤진 6회 2사 1루에서는 백업 경쟁 중인 안승한이 포일을 기록하며 주자를 득점권으로 이동시켰다. 두 포수의 포일 모두 실점으로 연결된 치명적 실책이었다. 
6회 내야진의 수비도 아쉬웠다. 안승한의 포일로 이어진 2사 2루서 투수 박치국이 손민석에게 1타점 중전 적시타를 허용했다. 이 때 중견수의 송구를 받은 안승한이 2루를 노린 타자주자를 잡으려 했으나 2루에 원바운드 악송구를 범했고, 공은 2루 베이스 커버에 나선 김재호를 맞고 외야로 굴러갔다. 손민석은 그 틈을 타 3루로 이동. 박치국은 곧바로 후속 이상호를 만나 초구에 1타점 쐐기 적시타를 헌납했다.
8회 야수진 또한 어수선했다. 2-7로 뒤진 8회 2사 1, 3루서 1루수 양석환이 류현인의 안타성 타구를 잡고 2루 송구로 이닝을 끝내려 했지만 유격수 김재호의 2루 베이스 커버가 늦게 이뤄지며 송구하지 못했다. 타자의 기록은 1타점 내야안타. 
두산은 결국 2-8 역전패를 당하며 시범경기 3연패 수렁에 빠졌다. 기록지 상 실책은 1개에 불과했지만 보이지 않는 잔실수로 패배를 자초했다. 이승엽 감독이 강조한 수비 기본기가 완성되기까지 조금 더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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