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BC에서 증명한 이정후, 한국은 너무 좁다 "역시 클래스가 달라"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23.03.20 05: 30

2경기 연속 라인드라이브 홈런. 시범경기부터 이정후(25·키움)의 방망이가 불을 뿜고 있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경쟁력을 증명한 이정후에게 한국은 너무 좁아 보인다. 
이정후는 지난 19일 대전 한화전 시범경기에서 3회 역전 결승 투런 홈런에 이어 4회 쐐기 2타점 2루타로 멀티 장타를 터뜨렸다. 이정후의 활약에 힘입어 키움도 모처럼 타선이 폭발, 한화를 12-4로 완파했다. 
한국야구대표팀은 WBC에서 3연속 1라운드 조기 탈락으로 큰 아쉬움을 남겼지만 이정후의 방망이는 큰 위안이었다. WBC 4경기 타율 4할2푼9리(14타수 6안타) 5타점 2볼넷 1삼진 OPS 1.071로 활약했다. 일본전에서도 3회 빅리거 다르빗슈 유(샌디에이고)에게 적시타를 치며 4타수 2안타 1타점으로 분투했다. 

키움 이정호가 홈런을 날린 뒤 그라운드를 돌고 있다. 2023.03.18 /cej@osen.co.kr

WBC를 마치고 키움에 돌아온 이정후는 시범경기에서도 연일 맹타를 치고 있다. 복귀 첫 경기였던 지난 16일 고척 KIA전에서 1회 첫 타석부터 특급 신인으로 주목받는 좌완 윤영철에게 초구에 우중간 안타를 치고 나갔다. 에디슨 러셀의 볼넷으로 2루에 진루한 뒤 3루 도루까지 했다. 
이어 18일 대전 한화전에도 1회 첫 타석부터 홈런을 폭발했다. 한화가 자랑하는 2년차 특급 파이어볼러 문동주 상대로 스리볼에서 풀스윙을 돌려 152km 직구를 우측 담장 밖으로 넘겼다. 비거리 115m. 3회에는 풀카운트 승부 끝에 볼넷을 얻어냈다. 이정후에게 내준 홈런이 유일한 실점이었던 문동주는 경기 후 “확실히 이정후 선배의 클래스를 느낄 수 있었다. 스리볼에서 스트라이크를 잡기 위해 던진 공이었다. 직구 힘이 좋다고 생각했는데 이정후 선배님이 역시 잘 치시더라”고 말했다. 
한화 문동주가 키움 이정후에게 우월 선취 솔로포를 허용한 뒤 아쉬워하고 있다. 2023.03.18 /cej@osen.co.kr
이정후의 클래스는 19일 한화전에도 이어졌다. 이번에는 한화의 스프링캠프 투수 MVP로 선정된 외국인 투수 펠릭스 페냐가 이정후에게 당했다. 이정후는 3회 2사 2루에서 페냐의 2구째 바깥쪽 137km 체인지업을 통타, 우측 담장을 또 라인드라이브로 넘겼다. 비거리 115m, 역전 투런포. 4회 무사 1,2루에선 바뀐 투수 한승주에게 2루타를 폭발했다. 3구째 바깥쪽 패스트볼을 걷어올려 좌중월 2루타로 연결했다. 1루 주자까지 여유 있게 홈에 불러들인 2타점 2루타. 홈런 포함 멀티 장타로 이날 경기를 일찌감치 마쳤다.
시범경기 3게임 성적은 6타수 4안타 2홈런 5타점 1볼넷. 경기 후 이정후는 “WBC를 대비해 컨디션을 일찍 끌어올리면서 장타가 많이 나오고 있는 것 같다. 다치지 않고 개막 준비를 잘하겠다”고 말했다. 홍원기 키움 감독도 “이정후가 좋은 타격감을 이어가는 모습이 인상적이다”고 치켜세웠다. 
올 시즌을 마치고 미국 메이저리그 도전을 확정한 이정후는 예비 빅리거로서 일찌감치 준비에 들어갔다. 강속구 대응을 위해 타격 준비 동작에서 손 위치를 귀 뒤쪽이 아닌 가슴, 어깨 앞으로 옮겨 스윙을 보다 간결하게 바꿨다. WBC에서도 새로운 폼으로 맹타를 휘둘렀고, 시범경기에서 그 기세를 잇고 있다. 어쩌면 KBO리그에서 마지막이 될 올해, 이정후가 또 한 번 무시무시한 몬스터 시즌을 예고하고 있다.
1회말 2사에서 키움 이정후가 우중간 안타를 날리고 있다. 2023.03.16 /jpnews@osen.co.kr
한국 이정후가 우중간 적시 2루타를 치고 있다. 2023.03.13 /spjj@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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