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BC 제발 없애지 마, 월드시리즈 그 이상" 부상에도 폐지 반대, ML 스타들의 진심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23.03.20 05: 00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또 한 명의 치명적인 부상자가 발생했다. 시즌 개막을 앞두고 부상자가 속출하자 WBC 폐지론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하지만 월드시리즈 우승 경험이 있는 베네수엘라 포수 살바도르 페레즈(33·캔자스시티 로열스)는 WBC 폐지론을 반대했다. 
페레즈가 속한 베네수엘라는 지난 19일(이하 한국시간) 미국과의 WBC 8강 토너먼트에서 미국에 7-9 재역전패를 당했다. 7회까지 7-5로 앞서 4강 진출이 보였지만 8회 미국 트레이 터너에게 역전 만루 홈런을 맞고 졌다. 
하지만 패배보다 더 안타까운 일이 있었으니 바로 베네수엘라 2루수 호세 알투베의 사구 부상이었다. 알투베는 5회 무사 2,3루에서 미국 투수 다니엘 바드의 5구째 95.9마일(154.3km) 싱커에 맞아 엄지손가락 골절상을 입었다. ‘USA투데이 스포츠’ 밥 나이팅게일 기자에 따르면 알투베는 회복에 8~10주, 최소 두 달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소속팀 휴스턴 애스트로스에는 비상이 걸렸다. 

[사진] 살바도르 페레즈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베네수엘라 동료 페레즈는 “우리 선수들 모두 알투베를 걱정했지만 경기에 집중해야 했다. 경기가 끝난 뒤 알투베가 골절상을 입었다는 것을 알게 됐다. 경기도 지고, 두 배로 잃은 것 같다”며 베네수엘라의 패배와 알투베의 부상을 크게 안타까워했다. 
[사진] 호세 알투베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번 WBC에선 유독 치명적인 부상자가 많이 발생하고 있다. 알투베에 앞서 지난 16일 D조 조별리그 경기에선 푸에르토리코 투수 에드윈 디아즈(뉴욕 메츠)가 도미니카공화국 상대로 5-2 승리를 지키는 세이브를 거둔 뒤 동료들과 세리머니를 하다 오른쪽 무릎 슬개골 힘줄이 파열되는 큰 부상을 입었다. 이튿날 수술을 받았고, 최소 8개월 재활로 시즌 아웃됐다. 
디아즈에 이어 알투베까지 시즌 개막을 앞두고 큰 부상을 당하면서 선수 개인은 물론 소속팀들도 날벼락을 맞았다. 디아즈의 메츠, 알투베의 휴스턴 모두 월드시리즈 우승을 노리는 강팀들이라 이번 부상이 메이저리그 시즌 판도를 좌우할 중대 변수가 됐다. 이에 또 WBC 회의론이 불거지고 있다. 
하지만 나라를 대표해서 뛰는 선수들은 WBC에 진심이다. 페레즈는 “부상은 스프링 트레이닝 중에도 일어날 수 있다. 나도 이 기간 부상을 입고, 수술을 한 적도 있다. 부상은 경기의 일부”라며 “WBC는 놀라운 토너먼트 대회로 굉장한 경험이다. WBC가 절대 끝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사진] 푸에르토리코 에드윈 디아즈가 세리머니 중 무릎 부상으로 쓰러지자 동료들이 걱정하고 있다.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또한 페레즈는 “나라를 대표하는 것은 그 무엇도 대신할 수 없는 일이다. 월드시리즈 7차전을 넘어서는 것이다”고 강조했다. 페레즈는 지난 2014년 월드시리즈 7차전을 뛰었고, 2015년 월드시리즈 우승 경험이 있는 선수다. 그런 선수가 월드시리즈보다 WBC에 더 큰 의미를 부여했다. 
[사진] 마이크 트라웃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페레즈뿐만 아니라 도미니카공화국 단장 겸 선수로 이번 WBC에 참가한 현역 최고령 타자 넬슨 크루즈(샌디에이고)도 “국가를 대표하는 일은 큰 의미가 있다. WBC야말로 진짜 월드시리즈”라고 말했다. 메이저리그 최고 타자인 미국 대표팀 마이크 트라웃(LA 에인절스)도 “WBC는 내가 야구하면서 가장 즐거운 경험이다. 이렇게 재미있을 줄 몰랐다”고 이야기했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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