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글로리'처럼 사이다 소재 없으면 망한다?..극과 극 시청률에 로맨스물 ‘끙끙’ [Oh!쎈 초점]
OSEN 김채연 기자
발행 2023.03.18 21: 32

‘재벌집 막내아들’, ‘더 글로리’, ‘대행사’, ‘모범택시2’까지. 드라마 시청자들의 사이다 찾기는 계속되고 있다.
17일 OTT 플랫폼 시청 순위 집계 사이트 플릭스패트롤에 따르면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더 글로리'(극본 김은숙, 연출 안길호)는 전 세계 TV쇼 부문에서 1위를 차지하며 5일째 정상을 차지하고 있다.
'더 글로리'는 유년 시절 폭력으로 영혼까지 부서진 한 여자가 온 생을 걸어 치밀하게 준비한 처절한 복수와 그 소용돌이에 빠져드는 이들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으로, 지난해 12월 말 파트1이 공개된 이후 약 3개월 만에 파트2가 공개됐다.

The Glory Song Hye-kyo as Moon Dong-eun in The Glory Cr. Graphyoda/Netflix © 2023
공개 3일만에 1억 2,446만이라는 압도적인 시청 시간을 기록하는 것은 물론, 작품에 출연한 임지연, 박성훈, 정성일, 차주영, 김히어라, 김건우 등 배우들이 모두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과거 학교폭력 피해자가 오랜 기간 복수를 준비하며 사적 복수를 실행한다는 점에서 시청자들은  크게 몰입했다. 높은 자리에 오를수록 더 처절하게 떨어지며, 가해자들이 밑바닥까지 떨어지는 상황을 섬세하게 묘사해 쾌감을 불어일으켰다.
비슷한 시기에 방영중인 SBS ‘모범택시2’도 억울한 피해자를 대신해 복수를 완성하는 사적 복수 대행극이라는 주제에 맞춰 매회 사이다를 뿌리며 가해자를 응징하고 있다. 첫 방송부터 12.1%(닐슨코리아 전국 기준)이라는 두자릿수 시청률을 기록한 ‘모범택시2’는 지난 5회에서 14.7%로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했다.
최근 종영한 드라마 ‘대행사’는 그룹 최초로 여성 임원이 된 주인공 고아인이 광고 대행사 내 자신을 방해하는 세력을 떨쳐내며 자신이 정한 최고의 위치까지 커리어를 만들어가는 내용이 담겼다. 이보영의 자신감 넘치는 태도와 손나은과의 연대 등으로 자신을 방해하는 조성하, 조복래와 싸움에서 이겨내는 모습에서 많은 시청자들의 몰입을 유발했다.
또 ‘재벌집 막내아들’은 재벌 총수 일가의 오너리스크를 관리하던 비서가 불미스러운 사고로 사망한 뒤 재벌가의 막내로 회귀해 ‘인생 2회차’를 사는 내용으로, 본격적으로 ‘회귀’라는 장르가 등장해 복수가 이뤄졌다.
‘대행사’는 자체 최고 시청률 16%로 종영했고, ‘재벌집 막내아들’도 마지막회에 26.9%라는 시청률을 기록하며 JTBC 역대 드라마 시청률 2위, 2022년 미니시리즈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며 대미를 장식했다.
이처럼 요즘 뜬다고 하는 드라마는 복수물 혹은 매회 사이다를 선사하고 있고, 오히려 극중에서 로맨스가 옥의 티처럼 취급되거나 한 스푼정도 짧게 묘사되는 등 로맨스보다 주인공의 서사를 강조하고 있다.
특히나 이렇게 사이다 드라마들이 흥행하면서 로맨스를 필두로 한 드라마는 시청자들에게 외면당하기 일수다. 지상파, 케이블을 막론하고 흥행하고 있는 금토드라마, 주말드라마 사이에서 MBC ‘꼭두의 계절’만 애를 먹고 있고, tvN ‘청춘월담’, ‘성스러운 아이돌’ 역시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로맨스 코미디의 대가’라고 불리는 김은숙 작가도 복수물을 통해 전작 ‘더 킹:영원의 군주’ 부진에서 화려하게 부활했고, 복수물과 로맨스물이 극과 극 시청률을 기록하면서 로맨스 드라마의 인기가 식어가는 가운데 올해 공개되는 드라마를 통해 로맨스물이 다시 한번 흥행에 성공할 수 있을지 기대를 모은다. /cykim@osen.co.kr
[사진] 넷플릭스, SBS, JTBC, tvN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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