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진아 미화는 없어" 임지연, 어떻게 '더 글로리' 망나니 빌런 됐나 [인터뷰]
OSEN 연휘선 기자
발행 2023.03.18 06: 51

'더 글로리'에서 송혜교를 위해 칼춤 추는 망나니가 이도현 분이었다면, 김은숙 작가가 학교 폭력의 위험성을 표현하기 위한 망나니 플레이어는 '연진이' 임지연이었다. 배우 임지연이 극의 악역으로 열연한 과정들에 대해 말했다.
임지연은 17일 오전 서울시 강남구 논현동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국내 취재진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 그는 최근 공개돼 화제를 모으고 있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더 글로리'(극본 김은숙, 연출 안길호)에서 박연진으로 열연한 비화를 풀어냈다. 
'더 글로리'는 학교 폭력으로 영혼까지 파괴당한 여자 문동은(송혜교 분)이 가해자들에게 처절하게 복수하는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다. 박연진은 문동은을 지옥까지 추락시킨 학교 폭력 가해자들 중 한 명으로 주동자 격인 인물이었다.

더욱이 최근 학교 폭력에 대한 관심이 국내에서 사회적인 이슈로 떠오르고, 한국 콘텐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상황. 여기에 높은 완성도와 막힘 없는 이야기에 힘입어 '더 글로리'는 넷플릭스 글로벌 순위 1위까지 기록할 정도로 큰 사랑을 받고 있다. 여기에 임지연은 극의 주연 중 한 사람이자 메인 빌런으로 사랑을 받고 있다.
그런 임지연은 '학교 폭력' 문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했을까. "저도 '더 글로리'를 통해 사회 문제에 대해 많이 생각을 하게 됐다"라고 운을 뗀 임지연은 "절대 있어서는 안 될 일이고 일어나서는 안 될 일이라고 생각한다. 가해 사실이 있다면 진심으로 용서를 구하는 일에 대해 생각해봤으면 한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또한 그는 극의 결말에 대해 "저는 연진이한테는 최고의 벌이라고 생각했다. 저지른 짓을 그대로 돌려받으면서도 왜 억울한지도 모르면서 그것도 분하고 그 안에서 살아나갈 연진의 마지막은 최고의 벌이라고 생각했다. 적어도 연진이한테는. 재준이(박성훈 분)처럼 죽음을 맞는 것보다 더 최고의 벌을 받지 않았나 생각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래서 마지막 감옥 장면을 찍을 때 더 마음이 힘들었다. 제가 연진이를 얼마나 사랑하고 있었는지 느꼈다. 악행을 저지를 때 느낌과 또 다른 느낌으로 많이 무너지면서 울기도 했다. 거의 대본이 나오는 순간부터 몇 달을 준비했다. 감독님이 많이 도와주셨고 많이 살려주셨다. 원한 만큼 나온 것 같다"라고 밝혔다.
또한 그는 "김은숙 작가님이 연진이한테 어떤 미화 서사도 부여하지 않을 거라고 하셨다. 저도 공감했다. 연진이가 용서받을 뭔가를 해서 달라지거나 하지 않는 악역이 되고 싶었다. 끝까지 세상 사람들이 미워할 수 있는 악역이 됐으면 했다"라며 "박연진이 한 짓 중 못되지 않은 게 없었다. 가장 못되게 본 건 현남(염혜란 분) 한테 찾아가서 '오늘 남편 일찍 오겠네요?'하고 나가는 데 가정폭력 당하는 걸 보고 아이러니하게도 저는 그걸 보면서 울었다. 유독 현남이한테는 나빠보였다. 다른 느낌의 악마 같은 느낌을 주고 싶었다. 현남이랑 만나니까 빨간 립스틱 짙게 바르고, 옷도 무서워 보이는 옷으로 입고. 그게 진짜 무섭게 나와서 만족했다"라고 덧붙였다. 
그런 박연진을 연기한 입장에서 임지연이 보기에 가해자들 중 악행의 순위를 매기면 어떨까. 그는 "혜정이(차주영 분)가 진짜 나쁜 것 같다. 여기저기 완전 나쁜 짓을 많이 한다. 연진이는 잃을 게 많아서 어렸을 때는 나빴지만 성인이 돼서 지키려고 했다면 혜정이는 어릴 때나 커서나 계속 나빴다. 명오는 불쌍해서 나빴다. 저희끼리는 우스갯소리로 서로 나쁘다고 했다"라며 웃었다. 
임지연은 또한 "연진이 동은에게 가족이 제일 큰 가해자라고 한 것을 그대로 돌려받은 느낌이었다. 일의 해결 과정에서 엄마한테 의지한 것도 있었는데 그 엄마한테 버림 받아서 더 무너진 것도 있는 것 같다. 그리고 딸이랑 하는 건 다 엄마랑 하는 것 같았다. 이상하게 어긋난 모성애가 다 연결되는 것 같았다. 마지막에 딸에게도 버림받고 엄마한테도 버림받는 걸 나타내려고 했다"라고 말했다.
무엇보다 그는 "이 작품을 할 때 세상 사람들이 다 나를 미워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온전히 사랑을 받는 건 쉽지 않았지만 내가 세상 사람들 미움을 받는 건 쉽지 않을까 생각했다. 그만큼 이 작품에서 연진이를 미워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라고 강조했다. 
임지연이 열연한 '더 글로리'는 넷플릭스에서 지난해 12월 30일 파트1 8회, 이달 10일 파트2 8회가 공개돼 총 16부작으로 전 세계 시청자들을 만나고 있다.  / monamie@osen.co.kr
[사진] 넷플릭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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