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글로리' 송혜교·임지연만?…염혜란 울 때 같이 울었다[Oh!쎈 초점]
OSEN 김보라 기자
발행 2023.03.19 09: 50

염혜란이 드라마 ’더 글로리‘를 통해 인생 캐릭터를 경신했다.
‘동백꽃 필 무렵’(2019), ’경이로운 소문’(2020) 등을 넘나들며 캐릭터 그 자체의 모습을 보여줬기에 연기 칭찬이 새삼스럽지만 ‘더 글로리’(극본 김은숙, 연출 안길호)에서 그녀가 맡은 강현남은 시청자들의 가슴속에 감명을 아로새겨 준 인물이다.
이를 입증하듯 국내 한 포털사이트에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 염혜란은 문동은 역의 송혜교, 박연진 역의 임지연에 이어 ‘더 글로리에서 가장 깊은 인상을 남긴 배우’ 3위로 기록돼 눈길을 끈다. 시청자들 역시 이 드라마를 보며 염혜란이 풀어낸 현남의 사연에 깊은 인상을 받았으리라.

현남은 두 살 많은 남편 이석재(류성현 분)에게 가정폭력을 당하는 여자다. 파트1에서 현남이 떨리는 목소리로 “배추를 사면서 좋았다”는 말을 시작할 때부터 감정이 북받쳐오르기 시작했다.
뒤이어 “사모님 만나고 꿈이 생겨서 좋았다. 허겁지겁 먹어치우는 그런 밥 말고, 찌개도 끓이고 계란도 부쳐서 천천히 먹는…그런 저녁이 꿈”이라고 말할 땐 같이 울었다.
비록 직접 경험해본 일은 아니었지만 그럼에도 그 표정, 목소리, 감정 톤을 통해 현남 캐릭터를 표현하고자 노력하는 염혜란의 진심이 와닿아 슬펐다. 여유롭게 사는 여자든, 박복한 여자든 폭넓게 넘나들며 다양한 캐릭터의 소화가 가능한 건 분명 배우로서 장점이다.
하루 8시간 근무하면서 최저 시급을 받고 여기에 교통비, 식비, 주유비, 진행비까지 지원받는 ‘이모님’ 현남의 복수는 결국 성공했다. 
딸에게도 폭력을 휘두르던 남편이 간절하게 죽길 바랐고 그가 세상을 떠나면 기뻐서 미소지을 줄 알았는데 여러 가지 복합적인 마음이 현남의 얼굴을 맴돌았다. 
문동은과의 공동 목적 달성에 성공해 앞으로 마음 편하게 밥 먹을 일만 남았지만 그간 살아온 정이 뭔지 멈출 수 없는 눈물로 양가적 감정을 표현한 염혜란의 얼굴은 마음 아팠다.
독백에 가까운 쪽지와 휴대폰 음성 너머로 희망을 삼키는 얼굴도 ‘더 글로리’ 안에서는 하나의 대화로 완성됐다. 영화와 드라마를 오가며 굵직한 존재감을 맡고 있는 배우 염혜란이 선보이는 연기의 균형과 탄력 포인트가 인상적이다. 
현남은 배우 염혜란의 '인생캐' 반열로 올려놓기에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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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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