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47일 만에 전력질주로 3루타…롯데 80억 포수, 의욕이 넘쳐 걱정이다
OSEN 이후광 기자
발행 2023.03.15 07: 00

프로 12년 동안 3루타가 단 1개뿐인 유강남(31·롯데)이 사직 그라운드에서 이를 악물고 전력질주하며 또 하나의 3루타를 만들어냈다. 래리 서튼 감독이 그의 허슬플레이를 자제시킬 정도로 유강남은 그 어느 때보다 의욕 넘치게 이적 첫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작년 11월 정든 LG를 떠나 롯데와 4년 80억 원에 FA 계약한 유강남. 괌과 오키나와에서 착실히 스프링캠프를 치른 그는 지난 13~14일 두산과의 시범경기 개막 2연전에서 안정적인 리드와 함께 타석에서 3타수 3안타(1홈런) 4타점 맹타를 휘두르며 80억 원의 가치를 입증했다. 
3안타 가운데 가장 눈에 띈 안타는 3루타였다. 3루타가 통산 1개뿐인 유강남은 13일 사직 두산전에서 2-2로 맞선 5회 선두로 등장해 두산 박정수 상대 가운데 담장을 맞히는 큼지막한 장타를 날렸다. 유강남은 이를 악물고 전력질주하며 2루를 거쳐 3루에 도달, LG 시절이었던 2015년 9월 4일 잠실 KT전 이후 무려 2747일 만에 3루타를 맛봤다. 중계를 맡은 나지완 KBSN스포츠 해설위원은 “시범경기 때부터 이렇게 좋은 모습을 보여주니 팬들이 기대를 안 할 수 없다”라고 유강남의 허슬플레이에 박수를 보냈다. 

롯데 자이언츠 유강남이 4회말 만루 홈런을 치고 있다. 2023.03.14 / foto0307@osen.co.kr

사령탑 또한 좀처럼 보기 힘든 유강남의 3루타에 웃음이 절로 나왔다. 다만 그러면서도 오버 페이스는 철저히 경계했다. 서튼 감독은 “유강남의 마지막 3루타가 언제였는지 파악해도 재미있을 것 같다”라고 미소 지으며 “유강남에게 정규시즌 때라면 그런 허슬 플레이가 멋지고 값지지만 시범경기 때는 조금 자제하는 게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유강남의 올해가 기대가 된다”라고 말했다. 
롯데 자이언츠 유강남이 4회말 만루 홈런을 치고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2023.03.14 / foto0307@osen.co.kr
유강남은 이에 그치지 않고 14일 경기에서도 큼지막한 장타를 날리며 롯데 팬들에게 눈도장을 제대로 찍었다. 4-0으로 앞선 4회 1사 만루 상황에서 안권수의 대타로 등장한 유강남은 만루홈런을 쏘아 올리며 승부의 쐐기를 박았다. 바뀐 투수 장원준을 만나 3B-1S 유리한 카운트를 선점한 뒤 5구째 체인지업(128km)를 공략해 좌측 담장 너머로 아치를 그렸다. 
비록 2경기밖에 하지 않았지만 롯데는 유강남의 가세로 공격과 수비 모두 전력이 한층 업그레이드 된 모습이다. 유강남은 안정적인 투수 리드와 수준급 프레이밍은 물론, 일발 장타력을 앞세워 지나가는 타선이었던 하위 타선의 화력을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듣고 있다. 
서튼 감독은 “선수들의 운동 신경이 전체적으로 좋아졌다. 특히 하위 타선에도 좋은 타자들을 배치하니 쉽게 물러나지 않는 타선이 됐다”라며 “다시 말해 팀의 뎁스가 좋아졌다. OPS 또는 출루율이 높은 선수들을 곳곳에 포진해 있다”라고 유강남 효과에 반색했다.
유강남은 14일 경기 후 “유리한 카운트에서 과감하게 친 게 좋은 결과(만루홈런)로 이어졌다. 컨디션 조절을 잘해서 좋은 컨디션으로 시즌을 시작하고 싶다”라고 이적 첫해 롯데에서의 활약을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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