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시티의 EPL 2022-2023시즌 우승 확률은 100%, 왜?[최규섭의 청축탁축(清蹴濁蹴)]
OSEN 조남제 기자
발행 2023.02.18 06: 29

“맨체스터 시티가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2022-2023시즌 정상에 오를 확률은 ‘100%’다.”
위 명제는 참일까? 누구라도 고개를 갸우뚱거릴 듯하다. 정상에 근접했다고 하더라도 확률이 100%라니, 선뜻 수긍할 수 없는 가설이다. 팀당 17~15경기를 남겨 놓은, 아직 종반부에 돌입하지도 않은 시기에, “무슨 헛소리냐”라고 직격탄을 맞을지도 모르겠다.
17일(이하 현지 일자) 현재, 맨체스터 시티(16승 3무 4패)가 분명히 1위를 달리고 있기는 하다. 그러나 2위 아스널(16승 3무 3패)과 승점 차는 없다. 똑같이 승점 51이다. 단지 골 득실 차에서 상당히 앞선(36-26) 맨체스터 시티가 선두에 자리하고 있을 뿐이다. 오히려 한 경기를 덜 치른(22-23) 아스널이 유리하다고 할 수 있는 상황이다.

그런데도 위와 같이 말할 수 있을까? 골수 맨체스터 시티 팬이라면 몰라도, ‘확률 100%’는 과장된 표현으로 들릴 듯싶다.
그러나 위 명제는 참이다. 단, 전제 조건이 있다. 역사가 그대로 재현될 경우라는 가정이 필요하다. 1992년 옷을 갈아입고 새로 출범한 EPL에서 나타난 현상이 변함없이 그 모양새로 다시 나타난다는 전제가 먼저 충족돼야 한다.
시즌 후반부 1, 2위 팀 격돌에서 이겨 역전 선두에 나선 팀은 정상 밟아
무슨 말인가? 곧, 시즌을 전후로 나눴을 때, 후반기에 2위를 달리던 팀이 1위 팀을 꺾고 선두에 나선 뒤 그 기세를 몰아 우승의 포효를 터뜨렸던 양상이 또다시 발현된다는 ‘발칙한 가설’이다.
2021-2022시즌까지 서른 번의 EPL이 치러지는 동안, 이런 상황은 딱 두 번 나왔다. 물론, 두 번 모두 2위 팀이 1위를 달리던 팀을 후반기에 물리치고 선두에 오른 뒤 정상까지 표표히 내달았다. 비록 사상(事象)이 무척 적다고 할지라도, 어쨌든 확률은 100%였다.
첼시와 맨체스터 시티가 각각 한 번씩 역전 우승의 짜릿함을 맛봤다. 반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두 번 모두 희생양이 되는 쓴맛을 맛봤다. 승점 6점짜리 한판 대결에서, 시즌 레이스 판도가 뒤집히며, 결국 두 팀이 자리를 맞바꿔 1, 2위에 자리하는 희비쌍곡선이 빚어졌다.
위에서 알 수 있듯, 한 번은 공교롭게도 맨체스터 시티가 일궜다. 2011-2012시즌이 종반을 향해 치닫던 2012년 4월, 맨체스터 시티는 ‘맨체스터 더비’에서 개가를 올렸다. 그리고 그 시즌 우승 축배를 들었다. 승패(28승 5무 5패)도 승점(89)도 똑같았지만, 골 득실(64-56)에서 앞서며 ‘영원한 맞수’를 제치고 차지한 우승이어서, 맨체스터 시티가 누린 기쁨과 감격의 도는 훨씬 더하고 깊었다.
맨체스터 시티에 앞서 첼시가 첫 번째로 위 현상을 창출했다. 2009-2010시즌이 말미로 접어들던 2010년 4월, 추격 주자(2위)였던 첼시는 선두를 달리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일격을 가했다. 우승의 향방을 뒤바꾼 승패였다. 1위로 올라선 첼시는 내친김에 우승까지 내달렸다. 시즌이 끝났을 때, 승점 차는 불과 1점이었다. 첼시가 86점(27승 5무 6패), 맨유(27승 4무 7패)가 85점이었다.
이번 시즌, 맨체스터 시티와 아스널의 첫 격돌은 지난 15일 이뤄졌다. 그때까지 이번 시즌 단 2패만을 당한 아스널이 1위였다. 그 배인 4패를 안은 맨체스터 시티는 2위였다. 그런데 아스널의 홈에서 치러진 대회전은 맨체스터 시티의 완승(3-1)으로 끝났다. 그러면서 순위가 서로 바뀌었다. 따라서, 위 두 경우 같은 현상이 빚어질 1차 조건은 충족된 셈이다.
맨체스터 시티와 아스널의 상반된 희비를 더욱 깊게 한 요소가 있다. 그건 맨체스터 시티가 아스널에 이번 시즌 첫 홈 패배를 가했다는 점이다. 이번 시즌, 아스널은 홈(에미레이트 스타디움)에서 달린 무패 가도(8승 2무)를 바탕으로 선두를 질주해 왔다. 중요한 길목에서, 아스널은 끈질기게 뒤를 쫓던 맨체스터 시티에 발목을 잡혔다. 더구나 첫 홈 패배여서, 충격이 컸다. 뿐만 아니라 남은 시즌 승점 관리에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맨체스터 시티는 지난해 11월 5일 이후 3개월 10일 만에 선두에 복귀했다. 그때 맨체스터 시티는 승점 32(10승 2무 1패)로 아스널(승점 31·10승 1무 1패)을 승점 1점 차로 제치고 1위에 나섰다. 비록 이튿날, 아스널이 첼시를 1-0으로 꺾고 승점 2점 차로 앞서며 선두를 되찾아 ‘1일 천하’로 끝났지만 말이다.
두 팀 간 ‘6점짜리 승점 사냥’ 경기는 한판 남았다. 오는 4월 26일 33차전으로 펼쳐질 대회전은 저마다 우승을 꿈꾸는 두 팀 모두에 물러설 수 없는 건곤일척의 한판이 될 것임이 분명하다.
전장(戰場)은 맨체스터 시티의 홈인 에티하드 스타디움이다. 이번 시즌, 맨체스터 시티는 홈에서 10승 1무 1패로 압도적 전과를 올렸다. 이 맥락에서도, 맨체스터 시티가 정상에 더 가깝게 다가섰음이 엿보인다.
“되풀이되는 현상의 축적이 역사다. 우승은 필연의 수순이다” 맨체스터 시티가 ‘장군’을 부른다. “역사라 하기엔 빈도수가 너무 적다. 종전 현상을 깨고 새 역사를 쓰겠다” 아스널이 ‘멍군’으로 응수한다. 과연 이번 시즌 우승 트로피는 누가 들어 올릴까?
전 베스트 일레븐 편집장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