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강호·전도연 좋아해"…'데뷔 40주년' 양조위 밝힌 #연쇄살인마 도전 #韓영화 팬[27회 BIFF 현장](종합)
OSEN 김보라 기자
발행 2022.10.06 12: 18

 “어제 레드카펫에 서서 긴장했는데 오랜만에 서서 기분이 좋았다.”
배우 양조위는 6일 오전 부산 우동 KNN타워 KNN시어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전에 부산영화제에 왔을 때 좁은 길에서 팬들을 만났었다. 그때 부산 팬들이 열정적이셔서 그분들의 신발이 벗겨지기도 하셨는데 그때부터 부산 영화팬들의 열정은 알고 있었다”라며 7년 만에 방한한 느낌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전날 양조위는 27회 부산 국제영화제(BIFF)에서 올해의 아시아영화인상을 차지했다. 올해의 아시아영화인상은 한 해 동안 아시아 영화 산업과 문화발전에 있어 가장 두드러진 활동을 보인 아시아 영화인에게 수여된다. 수상 소감을 묻자 그는 “이렇게 좋은 상을 받게 돼 정말 영광스럽게 생각한다”고 대답했다.

6일 오전 부산 해운대구 센텀시티 KNN타워 KNN시어터에서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 올해의 아시아영화인상 양조위 기자회견이 진행됐다.  양조위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2.10.06 / soul1014@osen.co.kr

1982년 연속극으로 데뷔한 양조위는 ‘비정성시’(1989), ‘중경삼림’(1994), ‘해피 투게더’(1997), ‘화양연화’(2000), ‘무간도'(2002) 등의 영화에 출연하며 아시아를 넘어 전세계 무대에서 종횡무진 활약하고 있다. 올해 데뷔 40주년을 맞이했다.
양조위는 캐릭터를 해석하는 과정에 대해 “저는 참고서적을 찾아보거나, 주변에 비슷한 사람이 있는지 찾아본다. 있다면 그들을 보고 모사하려고 한다”며 “각 작품들마다 각각 3개월의 시간을 들이는 거 같다”고 밝혔다.
베니스 국제영화제 황금사자상을 수상한 세 작품 ‘비정성시’(1989)와 ‘씨클로’(1995), ‘색, 계’(2007)에 출연한 양조위는 2003년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 외국어영화상 부문에 노미네이트 된 ‘영웅: 천하의 시작’(2002)으로 할리우드에서도 높은 인지도를 쌓았다.
‘무간도’(2002), ‘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2021) 등 현재까지도 활발하게 필모그래피를 쌓아왔다. 1980년대부터 배우 활동을 시작한 양조위는 2000년 칸영화제에서 남우주연상을 수상했으며, 이외에도 홍콩 영화금상장에서 5관왕, 금마장에서 3관왕이라는 쾌거를 달성하며 남우주연상 최다 수상자 기록을 세웠다.
올해 부국제 공식 상영에서는 ‘2046’ 리마스터링 버전, ‘동성서취’, ‘무간도’, ‘암화’, ‘해피 투게더’ 리마스터링 버전, ‘화양연화’ 리마스터링 버전을 관람할 수 있다. 이에 그는 “저는 아직 리마스터링 버전을 못봤는데 한 번 보고 싶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이어 양조위는 “제가 드라마로 데뷔했는데 그때부터 저를 좋아했던 분들이 많다. 그들이 저의 모습을 좋아할 거 같아서 또 한번 드라마에 도전해 보고 싶다”고 했다. 그러면서 양조위는 “지금은 어느 정도 나이가 들었으니까, 젊은 캐릭터가 아닌 나이가 든 인물에 도전해 보고 싶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저는 한국 배우를 많이 좋아한다. 특히 송강호, 전도연 배우를 좋아한다. 기회가 된다면 그들과 작품을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근데 언어가 가장 큰 문제인데 그것만 해결된다면 언제든 한국 작품에 도전하고 싶다. 요즘에 ‘코다’라는 외국 영화를 봤다. 그 역할이 말을 못 하는 캐릭터인데 그런 역이라면 제가 한번 도전해볼 수도 있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악역 캐릭터에 도전하고 싶은 마음이 있느냐’는 물음에 그는 “제가 악역을 해보고 싶은데 대본이 안 들어왔다.(웃음) 꼭 악역이라기보다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역할에 도전하고 싶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양조위는 “저는 한번쯤 연쇄살인마 캐릭터에 도전해 보고 싶다. 한편으로는 되게 무섭긴 하다.(웃음) 마블영화 ‘샹치’에서 맡은 역할도 처음에는 악역인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꼭 그렇지 않더라”면서 향후 악역을 소화하고 싶다는 간절한 마음을 드러냈다. ‘샹치’에서 양조위는 아버지 쑤 웬우 역을 소화했다. 이 영화는 아시아계 수퍼히어로가 자신의 문화적 정체성을 찾아가며, 가족과의 갈등 속에서 세상을 구하는 내용을 담았다. ‘샹치’는 새로운 시대에, 세상에 없던 인물을 탄생시켰다는 점에서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이에 양조위는 “(그 영화에서) 제가 아버지를 연기했다는 것이 좋았다. 10년 전까지만 해도 저는 아버지 역할을 생각해 보지 못했다. 연기 시작 시점부터 20년 동안은 배운 단계이고, 그 이후 20년은 배운 것들을 풀어낸 시기였다”며 "(데뷔 40년이 됐기에) 이제는 연기자라는 직업을 즐기는 단계라고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이제야 도전할 수 있는 역할들을 소화할 수 있게 됐기 때문에 연기가 즐거운 단계에 있다고 생각한다. 저는 아직까지 연기하는 게 좋아서 연출이나 제작 계획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미국 진출 계획에 대해서는 “꼭 미국이 아니더라도 한국이든 일본이든 어느 나라든 갈 마음은 있다. 작품이 괜찮다면 어디든 갈 생각이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샹치’ 측은 제게 많은 정보를 공개하지 않은 채 출연을 제안했다. 감독님과 전화 한 통을 했었는데 그 과정에서 감독님을 믿어도 되겠다 싶어 도전했던 것”이라며 “배우라면 다양한 역할을 많은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있다. 제가 미국 작품 등 외국 작품에 도전한다면 글로벌하게 보여드릴 수 있는 기회가 될 거 같아서 좋은 경험이 될 듯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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