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영화제는 축제"…모하게흐 감독, '바람의 향기'에 담은 인간의 사랑(종합)[Oh! BIFF 현장]
OSEN 김보라 기자
발행 2022.10.05 17: 14

 “사람에게 추억은 굉장히 중요하다. 이번에 한국에 왔을 때 마치 집에 돌아온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한국 사람들이 그 누구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예의가 발라서 인상적이었다.”
하디 모하게흐 감독은 5일 오후 부산 우동 영화의전당 중극장에서 열린 ‘바람의 향기’ 기자간담회에서 “인간이 느낄 수 있는 기억과 추억은 대단한 것이다. 이번에 제가 부산 국제영화제에 참여했지만 단순한 축제가 아니라 모든 인간이 느낄 수 있는 축제라는 것에 기쁘다”라며 이같이 밝혔다.
하디 모하게흐 감독이 출연하고 연출한 ‘바람의 향기’는 인간의 선의가 아직 남아 있는지 의심스러운 세태 속에서 사람에 대한 믿음을 확인시켜 주는 영화. 27회 부산영화제 개막작으로 선정돼 국내 취재진에 첫 공개됐다.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개막을 앞둔 5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 전당 중극장에서 개막작으로 선정된 이란 하디 모하게흐 감독의 '바람의 향기'(Scent of Wind) 기자회견이 열렸다.  감독 겸 배우 하디 모하게흐가 질의응답 시간을 갖고 있다. 2022.10.05 /cej@osen.co.kr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개막을 앞둔 5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 전당 중극장에서 개막작으로 선정된 이란 하디 모하게흐 감독의 '바람의 향기'(Scent of Wind) 기자회견이 열렸다.  감독 겸 배우 하디 모하게흐가 질의응답 시간을 갖고 있다. 2022.10.05 /cej@osen.co.kr
기자 시사를 시작으로 이날 오후 8시 영화의전당 야외극장, 7일 오후 4시 30분 영화의전당 시네마테크, 8일 오후 8시 영화의전당 소극장, 10일 낮 12시 CGV센텀시티 7관에서 상영한다. 러닝타임 90분.
개막작으로 선정된 것에 대해 하디 감독은 “선정됐다는 소식을 듣고 ‘왜 내 영화가 개막작으로 선정이 됐지?’ 싶었다. 스스로 질문해 봤다”고 말문을 열었다. 허문영 집행위원장은 이에 “개막작으로 선정한 이유는 굉장히 단순했다”고 작품을 보자마자 마음에 들었다고 밝혔다. 앞서 하디 모하게흐 감독은 ‘아야즈의 통곡’으로 2015년 부산 국제영화제에서 뉴커런츠상을 수상한 바 있다.
이어 하디 감독은 “부산영화제가 이란 영화의 발전을 도와주셨다. 그래서 이 영화제가 이란에게는 너무 중요하다”며 “부산영화제는 예술영화가 숨 쉴 수 있는 기회와 자유를 줬다. 우리에게 바람을 불어주는 거 같다. 그게 이란영화 산업에도 중요하다”며 “이란 사람들, 영화 관계자들은 항상 부산 국제영화제에 참여하고 싶어한다. 부산영화제를 좋아한다”고 부산영화제에 대한 애착을 전했다.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개막을 앞둔 5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 전당 중극장에서 개막작으로 선정된 이란 하디 모하게흐 감독의 '바람의 향기'(Scent of Wind) 기자회견이 열렸다.  감독 겸 배우 하디 모하게흐가 질의응답 시간을 갖고 있다. 2022.10.05 /cej@osen.co.kr
이어 하디 모하게흐 감독은 ‘바람의 향기’라는 제목과 관련, “아주 마른 땅을 의미한다”고 했다. 이어 “인간은 모든 것을 계속해 나가는 것이다. 만약 어떤 인간이 지쳐서 숨을 쉬지 않게 된다면, 하지만 계속 살아나가야 하기 때문이다”라고 제목을 이같이 지은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그러면서 감독은 “숨어있는 아름다운 장소로 영화를 촬영하고 싶었다. (영화 촬영지는)신이 만든 아름다움 중 가장 잘 보이는 곳 중 하나였다. 아름다운 풍경을 봤을 때 느낄 수 있는 감정도 담고 싶었다”며 “경치를 보면 역사적 아픔과 인간의 고통이 느껴진다. 그 나라의 역사에서 나오는 거다. 그곳에서는 마음 속 기쁨, 자연과 사람의 고통, 어려움 속 고통을 느끼는 사람들이 보인다. 슬프지만 내면에서는 기쁨이 발견되기도 한다”고 영화의 배경지를 선정한 과정을 전했다.
“이 영화의 옆에 존재했다고 생각한다”는 모하게흐 감독은 “제가 이 영화를 만들 수 있게 영감을 준 것에 대해 감사하다. 그래서 저는 이 영화가 그냥 지나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영화를 촬영하면서 저는 그냥 삶을 살았다고 생각한다. 그냥 주어진 삶을 산 거다. 좋은 사람이라면 저에게 오는 것이 좋은 것이고, 이기적인 사람이라면 제게 오는 아름다운 것을 알지 못할 거다. 그래서 저는 늘 열려 있으려고 노력한다”고 추가설명을 보탰다. “운명이라는 것은 삶이기도 한데 그것은 이슬람 사상과도 연관이 돼 있다”고 했다.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개막을 앞둔 5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 전당 중극장에서 개막작으로 선정된 이란 하디 모하게흐 감독의 '바람의 향기'(Scent of Wind) 기자회견이 열렸다.  허문영 집행위원장, 감독 겸 배우 하디 모하게흐가 질의응답 시간을 갖고 있다. 2022.10.05 /cej@osen.co.kr
“(극중) 늙은 여인을 살게 할지 죽게 할지 계획이 없었는데 갑자기 결론을 내렸다. 이 인물을 계속 살게 하면 안 되겠다는 생각을 했다. 저보다 각본이 그렇게 하도록 이끈 거 같다.”
연출과 연기를 병행한 것에 대해 “제가 의도하는 것을 표현하고자 했다. 다른 배우들보다 저만이 연기를 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이 내면을 연기할 수 있는 것은 저밖에 없다고 생각했다”며 “특히 이 캐릭터는 돈이 없고 생활이 어려운데 그것이 굉장히 부끄러울 수 있다. 제가 연기하면서 굉장히 특별한 감정을 느껴서 제가 연기를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인간의 본성에 대해 그는 “이란 사람이라서가 아니라, 어떤 사람이라도 인간이라면 그렇게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보편성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자신만의 의견을 냈다.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개막을 앞둔 5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 전당 중극장에서 개막작으로 선정된 이란 하디 모하게흐 감독의 '바람의 향기'(Scent of Wind) 기자회견이 열렸다.  감독 겸 배우 하디 모하게흐가 질의응답 시간을 갖고 있다. 2022.10.05 /cej@osen.co.kr
하디 감독은 “인생이 한순간으로 이어지지 않는다. 계속해서 추억하고 모든 날을 불러내 미래에 전달된다고 생각한다”며 “극중 바늘을 꿰는 순간은 사랑이다. 사랑은 늙지 않고 항상 신선하게 유지된다. 특히 나이 든 사람들의 사랑이 더 아름답다. 육체가 아닌 정신에서 오는 것이기 때문이다. 사람이 갖고 있는 사랑에 대해 전달하고 싶었다”고 영화 속 의미를 전해줬다.
한편 하디 모하게흐 감독은 1979년 출생해 1990년 연극 분야에서 배우 및 연출로 활동하며 경력을 쌓기 시작했다. 2000년부터 배우, 디자이너, 조연출 등으로도 활동했고 2010년에 텔레비전용 영화를 만들기 시작하며 영화계에 입문했다.
‘바르두’(2013)로 장편 데뷔했고, 두 번째 장편영화 ‘아야즈의 통곡’(2015)은 부산 국제영화제에서 월드프리미어로 상영됐으며, 뉴커런츠상과 국제영화비평가연맹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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