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바페의 외침, “2022년 세계 으뜸 골잡이는 나야, 나!”[최규섭의 청축탁축(淸蹴濁蹴)]
OSEN 조남제 기자
발행 2022.06.06 07: 02

전 세계 최고의 각축전이 펼쳐지는 유럽 축구 5대 리그가 2021-2022시즌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지구촌 축구팬을 내내 뜨겁게 달궜던 이번 시즌 무대의 주역은 맨체스터 시티(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를 비롯해 레알 마드리드(스페인 라리가), AC 밀란(이탈리아 세리에 A), 바이에른 뮌헨(독일 1. 분데스리가), 파리 생제르맹(프랑스 리그 1)이었다. 레알 마드리드는 세계 으뜸 무대인 UEFA(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에서도 패권을 차지하며 가장 각광받았다.
득점왕 다툼도 치열했다. 힘겨루기가 얼마나 팽팽했는지는 EPL 마당에서 쉽게 엿볼 수 있었다. ‘한국인’ 손흥민(토트넘 홋스퍼)과 모하메드 살라(리버풀)가 치열한 상쟁 끝에 함께 득점왕(23골) 등극을 이룬 데서 명확하게 드러났다. 손-살라를 필두로, 카림 벤제마(레알 마드리드·27골), 치로 임모빌레(SSC 나폴리·27골),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바이에른 뮌헨·35골), 킬리안 음바페(파리 생제르맹·28골)가 주인공 역을 연기했다. 내로라하는 빼어난 골잡이로서 자존심을 뽐내며 유럽 5대 리그 득점왕의 영예를 안았다.
축구는 ‘골의 미학’이다. 골은 승패를 가르는 절대 요소다. 그런 만큼 골잡이에 쏠리는 시선은 무척 뜨겁다. 한 시즌 리그 득점왕에 오르면 당연하게 월드 스타 반열에 오를 수 있다.

그러면 위와 같이 나타났던 모양새는 외연에 변화를 줬을 때 어떻게 달라질까? 곧, 공간과 시간과 범주을 달리하면 어떤 모양새를 빚을지 궁금하다. 공간을 전 세계로 넓히고 시간을 2022년으로 좁히며 범주를 전 경기로 확대했을 때, 누가 올해를 가장 빛낸 세계 최고의 골잡이 영예를 차지했을지 살펴볼 만하다.
역전극 주인공 음바페의 외침, “물러가거라, 레반도프스키”
2021-2022시즌 유럽 5대 리그 최고의 골잡이는 레반도프스키였다. 리그 득점에서, 레반도프스키는 음바페를 7골 차(35-28)로 따돌리고 ‘왕중왕’의 영광을 안았다. 리그에서 더 나아가 시즌 전 대회로 시야를 넓혀도, 51경기에서 54골을 터뜨려 56경기에 출장해 41골을 넣은 음바페를 13골 차로 압도했다. 벤제마(56경기 52골)도 역부족이었고, 임모빌레(47경기 34골)는 한참 모자랐다.
그렇다면 올해 최고 골잡이를 가리는 겨룸에서도, 레반도프스키는 이 기세를 그대로 이어 갔을까? 결론은 아니었다. IFFHS(국제축구역사통계연맹)가 2022년 1월 1일부터 5월 31일까지 리그, 리그컵, 국제 대회(클럽 + A매치)를 총망라해 집계했을 때 나타난 모양새는 다르게 빚어졌다. 이 기간에 가장 골맛을 만끽했던 존재는 음바페였다. 레반도프스키는 2위 자리도 벤제마에게 내주고 3위에 그쳤다(표 참조).
음바페는 이번 시즌 후반부 전 대회에서 고르게 골을 터뜨려 초반부에 용솟음쳤던 레반도프스키의 형세를 잠재웠다. 리그에서 19골을 비롯해 리그컵 3골, 국제 클럽 대회 2골, A매치 2골 등 모두 26골을 뽑아냈다. 올 최다 득점 5걸 가운데 유일하게 전 대회에서 골을 넣은 데서 드러나듯 기복 없는 골 사냥에 힘입어 정상에 올랐다.
이번 시즌 레알 마드리드가 UCL 패권을 차지하는 데 맹활약을 펼치며 일등공신으로 자리매김한 벤제마가 음바페의 뒤를 이었다. 이번 시즌 UCL에서 폭발적으로 터뜨린 15골 가운데 10골을 올해에 넣은 후반부 분발이 원동력이 됐다. 모두 24골로, 2골 차 2위였다.
레반도프스키는 뒷심이 달렸다. 이번 시즌 전체 득점에 대비했을 때, 올해 5개월간 득점포 화력은 38.89%에 불과한 점에 발목을 잡혔다. 음바페에 5골을, 벤제마에 3골을 각각 뒤진 3위였다.
유럽 5대 리그 득점왕 가운데 손흥민, 살라, 임모빌레는 1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손흥민은 토트넘이 국제 대회 초반에 탈락함으로써 출장 경기가 절대적으로 모자라 공동 18위(16골)에 머물렀다. 임모빌레는 손흥민과 같은 자리를 기록했다. 후반부 부진의 늪에서 허덕였던 살라(11골)는 50위 안에도 들지 못했다.
유럽세가 판친 판도에서, 남미세는 두 명이 10위 안에 들어가며 그나마 체면치레를 했다. 캄페오나투 브라질레이루 세리이 A 플루미넨시의 헤르만 카노(19골)가 공동 5위를, SE 파우메이라스의 하파에우 베이가(18골)가 공동 7위에 각각 자리했다.
이색적 인물은 나란히 공동 7위에 랭크된 제이미 매클래런(맬버른 시티)과 메흐디 타레미(포르투)였다. 매클래런은 유럽-남미를 뺀 ‘제3지대’인 호주 A리그 멘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타레미는 유일한 아시아(이란) 국가 출신이었다.
베스트 일레븐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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