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샘 자극하는 ‘민트초코’, 자동차에선 MZ세대 눈도장
OSEN 강희수 기자
발행 2021.09.03 09: 40

 ‘민트초코’의 유혹은 강렬하다. 호불호가 있기는 하지만 한번 빠진 이들은 꼭 다시 찾는 맛이다. 눈에서 한 번, 혀 끝에서 또 한 번 풍미가 감돈다. 
민트초코의 강렬한 유혹이 자동차 컬러에도 내려 앉았다. 특히 쉐보레는 ‘민트초코’를 앞세워 아예 MZ세대를 겨냥한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MZ세대를 중심으로 불고 있는 ‘민트초코’ 열풍이 자동차 시장까지 번진 셈이다. 과자와 아이스크림에 이어 주류시장까지 세를 넓히고 있는 민트초코 트렌드는 식품의 범주를 넘어 젊은 소비자들을 대변하는 힙한 아이콘으로 떠오르고 있다. 

트렌드는 확장성이 강하다. 민트초코의 상징인 민트 컬러가 MZ세대 사이에서 핫한 색상으로 주목받는 건 당연한 수순이다. 
민트 컬러의 인기는 무채색이 주를 이루는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민트색 외관 컬러 트렌드에 불을 당긴 주인공은 쉐보레 트레일블레이저다.
트레일블레이저는 출시 당시 광고에서 메인 컬러로 민트 계열 색상인 ‘이비자 블루’를 내세웠다. 이비자 블루의 통통 튀는 선명한 색감은 국내 완성차에서 볼 수 없었던, 신선한 충격파였다.
이러한 자동차의 유채색 컬러 트렌드는 젊은 소비자들이 리드하고 있다. 한국지엠에 따르면, 트레일블레이저의 구매자 중 MZ세대에 해당하는 20~30대 연령층은 약 47%에 달했다.   
트레일블레이저의 민트 컬러 성공에 힘입어 쉐보레는 자사의 다른 모델에도 민트 계열의 외장 컬러를 새롭게 추가해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쉐보레는 2020년형 볼트 EV에 트레일블레이저와 같은 이비자 블루를 적용한데 이어, 2021년형 더 뉴 스파크에는 원더랜드 블루로 불리는 보다 밝은 계열의 민트 색상을 추가해 민트 컬러 열풍을 이어가고 있다.
물론 국내시장에선 여전히 무채색이 주류다. 하지만 유채색의 ‘신분상승’이 꾸준히 이뤄지고 있는 점 또한 분명한 현상이다. 
글로벌 도료 업체 액솔타(Axalta)의 '2018년 세계 자동차 컬러 선호도'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판매된 차량의 33%가 흰색이었다. 2015년 조사의 36%에서 3% 포인트 줄어든 수치지만, 여전히 국내 판매되는 차의 3대 중 1대는 흰색이다. 그 다음 순위 역시 회색(21%), 검정(16%), 은색(11%) 등 무채색 계열이 주를 이뤘다. 
그 가운데 일고 있는 뚜렷한 정중동이 유채색이다. 파랑(9%), 빨강(6%), 갈색·베이지(3%), 노랑·금색(1%) 등 유채색이 주류의 범주를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 
특히 민트 컬러가 속한 파란색은 2013년 조사에서 4%에 불과했지만 5년만에 2배 이상 증가하며 많은 선택을 받고 있다. 이런 트렌드를 읽은 완성차 업체들도 신차를 출시할 때 유채색을 메인 컬러로 내세우는 경향이 뚜렷해졌다. 
쉐보레의 컬러 마케팅은 더 적극적이다. 소형차에서 특히 컬러가 더 통한다. 
경차 스파크에 다양한 컬러를 출시하며 컬러 마케팅에 시동을 걸었던 쉐보레는 무채색 일색의 국내 자동차 시장에 새 바람을 불러일으켰다. 경차 구매자들이 개성을 중시하는 젊은 층에 속하는 점도 그랬고, 화려한 색상이 작고 귀여운 경차의 디자인 특성과 잘 어울린다는 점도 컬러 마케팅이 통하는 배경이 됐다.
쉐보레는 스파크 1세대 모델부터 ‘모나코 핑크’ 컬러를 대히트 시키며 소비자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무채색을 선호하는 국내 시장 특성에도 불구하고 2012년 당시 전체 스파크 색상 중 두 번째로 많은 23%의 구매자가 해당 색상을 선택했을 만큼 높은 인기를 누렸다. 
이후에도 쉐보레는 스파크에서 스플래쉬 블루, 파티 레드, 레모네이드 옐로우, 티파니 민트, 미스틱 바이올렛, 코랄 핑크 등 화려한 유채색 외장 색상들을 연이어 선보였다. 특히 코랄 핑크의 경우 화장품에 많이 쓰이는 컬러와 네이밍을 사용해 여성 소비자들 사이에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쉐보레는 경차뿐만 아니라 보수적 색채가 강한 중형세단에도 과감히 '튀는' 컬러를 입혔다. 2017년 올 뉴 말리부 출시 당시 쉐보레는 푸른 색상이 강조된 블루 아이즈 컬러를 메인 모델로 내세웠다. 말리부의 진보적이고 역동적인 이미지와 가장 잘 어울린다는 판단에서 채택됐던 블루 아이즈 컬러는 말리부 전체 판매량의 11.1%를 차지한 바 있을 정도로 선전했다. 번트 코코넛, 카푸치노 브라운 등 당시로선 생소했던 갈색 계열의 외장 컬러들도 과감히 선보이며 소비자들의 선택의 폭을 넓혀왔다.
민트 컬러를 중심으로 유채색 컬러가 대중적인 인기를 얻으며, 무채색 차량들을 선호하던 국내 소비자들의 선호도가 변곡점을 맞을 지 주목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새로운 것을 좋아하고 남들과 다른 나를 표현하길 원하는 MZ세대 소비자를 잡기 위해 앞으로 더욱 다양한 컬러 마케팅이 시도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100c@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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