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왜 뒤에... 日, '스폰서 눈치보기' 속 올림픽 선수단 입장 뒤로
OSEN 강필주 기자
발행 2021.07.23 22: 35

2020도쿄올림픽 선수단 입장에서 미국이 뒤로 밀렸다.
23일 오후 8시 일본 도쿄올림픽 스타디움에서 열린 대회 개막식 공연 후 이어지는 선수단 입장은 전통적으로 올림픽 발상지 그리스 선수단이 가장 먼저 입장 퍼레이드를 펼친다. 이어 난민팀 선수단이 나오고 이후에는 일본어 순서에 따라 아이슬란드, 아일랜드 순으로 기수와 선수단이 함께 등장한다.
마지막 입장은 개최국인 일본이 나오고 김연경과 황선우를 기수로 내세운 한국은 103번째로 입장한다. 미국은 일본어로 '아메리카'로 불리는 만큼 초반에 나올 것이 예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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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번 대회 개막식에는 조금 바뀌었다. 2028년 로스앤젤레스, 2024년 파리 대회를 앞둔 미국과 프랑스가 뒤로 밀렸다. 맨 마지막은 예정대로 개최국 일본 선수단이 등장했다. 이를 두고 일본 '마이니치신문'은 미국의 입김이 작용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 속에 무관중으로 치러지는 개막식은 당초 간소화가 거론됐다. 하지만 국제올림픽위원회(IOC) 토마스 바흐 위원장이 개회식 행사가 필요하다고 주장을 굽히지 않으면서 이번 대회서도 계속 이어지게 됐다. 여기에는 선수단 입장도 포함돼 있다. 
이 매체에 따르면 바흐 위원장이 이렇듯 개막식에서 반드시 선수단 입장을 넣어야 한다고 주장한 것은 거액의 방영권료를 지불하고 있는 미국 NBC의 눈치를 봤기 때문이다. NBC는 지난 2014년 소치올림픽 때부터 2032년 대회까지 총 10개 대회를 위해 총 120억 3000만 달러(약 14조 원)를 지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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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 시드니 대회 이후 올림픽 방영권료는 꾸준하게 증가했다.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대회까지 4년 동안 방영권료가 41억 5700만 달러로 치솟아 시드니 대회와 비교해 2배 이상이 늘었다. 개막식 시청자는 전 세계 10억 명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번 대회 개막식은 무관중으로 치러는지는 만큼 방송을 통해 비춰지는 것이 더욱 중요해졌다. 특히 향후 대회 개최국이 막판 등장하는 방식으로 변경됐다. 이에 마이니치신문은 "향후 개최국을 돋보이게 할 연출로 보이지만 고액의 방영권료를 지불한 미국 방송상의 의향이 작용한 것"이라면서 "미국이 일찌감치 입장을 마치면 시청자들이 채널을 돌릴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이번 대회는 방송 영상의 역할이 한층 높아졌다. 경기장 80% 이상이 무관중으로 예고됐기 때문이다. 단 IOC는 이번 대회 국제 영상을 공급하는 올림픽방송서비스(OBS)는 9000시간 이상의 영상을 제공할 계획이다. /letmeou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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