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적, 이름도 없었다” ‘대화3’ 종훈이었던 성동일, 아버지 원망아닌 죄책감→ 대배우가 되기까지 [어저께TV]
OSEN 김수형 기자
발행 2021.07.23 06: 54

‘대화의 희열3’에서 성동일이 무려 10년간 동네에서 지어준 종훈이란 이름으로 살아왔다고 고백해 모두를 먹먹하게 했다. 호적, 이름도 없이 살았지만 누구보다 밝았던 학창시절을 보낸 그였다. 
22일 방송된 KBS 2TV ‘대화의 희열 시즌3’에서 대배우 성동일이 출연했다. 
이날 유희열은 “의사, 변호사, 추노급 역할 등 정말 많은 배역을 소화하신 분”이라 소개, 산악 드라마 ‘지리산’도 곧 방영 예정이라 소식을 전했다.  올해 데뷔 30주년인 성동일에 대해 유희열은 “연극까지 합하면 40년, 한평생 연기하신 분”이라며 그를 소개했다. 

20대 대학로 소극장을 인연으로 연기자 길을 걷기 시작했다는 성동일은  “지금까지 내가 좋아서 해본 일이 한 번도 없어, 좋아하는 걸 해볼까 싶어 연극을 시작했다”면서 “나를 알지 못한 사람들이 오로지 나만 바라보고 있던 게 너무 커,나란 놈한테 관심을 가져주네 처음 느꼈다”고 했다. 
그렇게 연기를 시작하게 된 성동일은 “숨 죽이고 내 대사, 움직임에 웃고, 울어주는 모습보고 이거 돈 없어도 되는 구나 싶었다”면서 이후 1991년 SBS 공채 탤런트로 데뷔하게 됐다고 했다.  
이후 단역을 맡았다는 그는 “첫 드라마 하차로 섭외가 끊겨, 이후 ‘빨간양말’ 양정팔이란 희대의 캐릭터로 대박이 터졌다”면서 광고도 섭렵하게 됐다고 했다. 그렇게 드디어 돈을 벌었다고 생각했으나 기존 액수가 있어서 출연료가 많이 올라가진 않았다고.  
성동일은 “이후 소년소녀 가장위해 음반을 제안 받아 계이름도 몰랐다”면서 “술기운 빌려 녹음한 노래, 수익금은 기부했다”며 회상했다. 
이후에도 박진희, 김정은과 러브라인을 잡았던 성동일은  “나중에 ‘파리의 여인’에서 김정은은 훅 떠서 주인공, 난 작은 아버지로 만났다”고 했다. 좌절감이 심하지 않았는지 묻자 그는 “돌잔치 이후 불평불만 해본 적 없다”면서 속은 상하지만 잘렸나보다 싶다, 기회는 누구에게나 올 거라는 자신감이 있었다 
하지만 또 다시 10년 정도 힘든시간을 보냈다는 그는 “먹고는 살아야했다,  내가 배우인데 예능은 자존심때문에 안 했던 분위기”라면서 “지금은 예능 출연이 좋았지만 오기어린 자존심을 지키던 때다”고 회상했다.  
이어 그는 “어느날 누나가 자존심도 중요하지만 가장 아니겠냐고아내가 감자탕 집에서 설거지하는데 너만 대우 받으면 뭐하냐고 하더라”면서 “나 몰래했던 아내, 뒤 늦게 그 사실을 깨닫고 난 연기자, 가장, 아무것도 아니었구나 싶었다”며 그때부터 예능 출연을 결심하게 됐다고 했다. 
그렇게 ‘추노’란 작품에서 연기력이 만개한 성동일.  진짜 주연은 성동일이라 극찬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정작 많이 나오지 않았다고 겸손하게 답하자 유희열은 “존재감은 주인공급 신스틸러”라면서 모두 기억에 강렬히 잡은 천지호란 인물을 떠올렸다. 
유난히 사랑받은 역할 천지호에 대해 성동일은  “추노꾼의 마지막을 장혁에게 보여주고 싶었다”면서  “대본에 활맞아 죽는다고만 했지만 추노꾼처럼 죽을 것이라 했고 스스로 내 입에 노잣돈을 넣었다”면서 “이를 마지막 장혁이 발견하고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고 해 방송보고 작가도 고맙다고 연락이 왔다”며 디테일까지 살린 연기장인의 모습을 보였다.
그런 그에게 캐릭터를 만들어내는 방법을 물었다. 성동일은 “내가 좋아하는 연기 아닌 남이 좋아하는 연기를 해라,  남의 돈으로 작품을 만드니 쓰는 사람이 원하는 연기를 하라고 한다”면서 “난 내 연기 없어, 캐릭터 모른다”고 미소지었다.  
이에 유희열은 “이게 대중가요 딜레마가 있어, 내가 좋아하는 음악과 남이 좋아하는 음악 사이가 있다”면서 “정답은 내가 줄 수 있는 남이 좋아하는 음악이 있어, 나만이 할 수 있는 남이 좋아하는게 있는 것”이라 공감했다. 
그러면서 유희열은 ”나만이 할 수 있는 남이 좋아하는 걸 찾는게 경지, 그래서 성동일”이라며 감탄했다. 성동일이 인정하는 배우를 물었다. 성동일은 “소득많은 배우, 인정할 건 해야한다”면서 “연기력, 상품성, 화제성 다 좋은 것도 배우의 조건”이라며 솔직하게 답했다. 
무엇보다 이날 어른 시절 이름이 없었던 소년이었다는 성동일은 “호적에도 오르지 않아, 초등학생 10살이 되어서야 이름을 찾았다”면서  “아버지를 본적 없다, 동네 어른들이 종훈이라 불렀다, 누가 지었고 뜻은 뭔지 모르고 종훈이로 다녔다”고 해 모두를 먹먹하게 했다. 
이후 학교를 들어가기 위해 호적에 올려야했고, 헤어졌던 아버지 수소문해 찾았다는 것. 성동일은 “어느날 ‘네 아버지라고 해, 처음 만나게 된 아버지, 그날 부모님이 재결합해서 호적에도 올렸고 학교를 다녔다”고 떠올렸다. 
하지만 부모님 사이는 오히려 더 안 좋았다고. 성동일은 “부모를 원망하기 보다 오히려 나 때문에 두 분의 악연이 이어졌을까 싶었다”면서 오히려 죄책감에 시달린 어린시절을 전해 모두의 눈시울을 붉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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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대화의 희열3’ 방송화면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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