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승완 감독 '모가디슈' 김윤석→조인성, 재미·감동 모두 갖춘 121분(종합)[Oh!쎈 현장]
OSEN 김보라 기자
발행 2021.07.22 17: 50

 “위험하고 절박한 장면을 만들 때 가장 중요한 첫째는 안전이다.”
류승완 감독은 22일 오후 서울 신천동 롯데시네마 월드타워에서 열린 영화 '모가디슈'(감독 류승완, 제공배급 롯데엔터테인먼트, 제작 덱스터스튜디오 외유내강)의 언론배급시사회에서 “가장 안전할 때 그럴듯한 장면이 나오기 때문에 안전 속에서도 (인물들의)절박함을 포착하고자 했다. 사실 어떻게 만들었는지 말씀 드리려면 몇 날 며칠이 걸린다.(웃음) 그냥 되~게 열심히 만들었다(웃음)”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달 28일 개봉하는 ‘모가디슈’는 1991년 소말리아의 수도 모가디슈에서 내전으로 인해 고립된 사람들의 생사를 건 탈출을 그린다. 모로코에서 100% 올 로케이션 촬영한 데다, 류승완 감독의 '군함도'(2017) 이후 4년 만의 복귀작으로 이목을 모았다. 

이날 류승완 감독은 “화려한 장면뿐만 아니라 모든 장면이 다 힘들었다. 저희가 가는 시간도 오래 걸렸고 현장에 도착해서부터 모든 게 다 도전이었다. 진짜 힘들었다”라며 "그렇지만 힘든데도 좋은 게 있었다. 모든 장면이 다 재미있었고 다 힘들었다”라고 떠올렸다. 
'모가디슈'는 대한민국 대사관 한신성 대사(김윤석 분)와 안기부 출신 요원 강대진 참사관(조인성 분)을 필두로 대사 부인 김명희(김소진 분), 서기관 공수철(정만식 분), 사무원 조수진(김재화 분), 막내 사무원 박지은(박경혜 분)이 맨땅에 헤딩하듯 대한민국을 홍보하는 과정으로 시작한다. 북한 림용수 대사(허준호 분), 참사관 태준기(구교환 분)와 대치해 마치 경주하듯 UN 가입이라는 목표에 집중한다. 회원국의 투표로 가입 여부가 결정되기 때문에 소말리아의 표가 어느 나라로 향할지 매우 중요하다. 한국과 북한은 각자의 상황을 호소하기 위해 나름의 총력전을 펼친다. 그러나 소말리아 내전이 시작되고 길 잃은 북한 대사관 직원들이 남측에 구조를 요청하면서, 긴장이 감도는 남북의 동행이 시작된다.
이들은 국가와 이념을 뛰어넘어 오직 고향땅으로 돌아가기 위해 머리를 맞댄다. ‘모가디슈’는 소말리아 내전이라는 긴박한 상황 속에서 오로지 생존을 위해 혼신의 힘을 다했던 사람들의 심정을 녹였다.
김윤석은 “저희는 (여행금지국)소말리아에서 촬영을 할 수가 없어서 모로코에서 촬영을 진행했다. 저희가 4개월 동안 모로코에서 촬영을 진행하며 마치 한식구처럼 지냈다”라며 “외국 배우들도 너무 연기를 잘해주셨다. 그들은 오디션을 통해 모집을 했는데, 정말 순수했고 열심히 연기를 해주셔서 감동이었다”라고 설명했다. 
남북 대사관들이 하루 빨리 고국으로 돌아갈 날만을 기다리며 머나먼 타국 생활을 이어오고 있던 날들. 바레 독재 정권에 대한 불만으로 시민 시위는 들불처럼 번져 어느덧 수도 모가디슈까지 당도하고 만다. 전쟁을 방불케 하는 상황이 이어지자 대한민국 대사관은 식량, 전기부터 타국 대사관과의 연락마저 끊긴 상태에 놓인다. 
대한민국 대사관 한신성 역의 김윤석은 “내가 저기서 촬영을 한 것인지, 내가 산 것인지 헷갈린다. 숙소 5km 반경 안에서 모든 촬영을 했고 밥을 먹고 잠을 자며 생활을 했다”라고 촬영 당시를 떠올렸다. 이어 “오늘 영화를 보면서 내가 저기 있는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너무 생생하다”며 “몰입감, 긴장감을 놓치지 않고 끝까지 봤다. 지금도 가슴이 울렁하다” 라고 감회를 전했다. 
남한 강대진 참사관을 연기한 조인성도 “개인적으로 영화를 넘어서 촬영 당시 우리의 생활이 생각이 날 정도다. 그 너머의 우리가 보인다. 이번 영화는 더욱 더 남다른 거 같다”라고 먹먹한 감정을 드러냈다.
허준호는 “저는 오늘까지 해서 총 3~4번 봤다. 오늘 또 본 건데 울면서 봤다.(웃음) 정말 좋은 영화다. 잘 부탁드린다”라고 자화자찬했다. “내가 자랑스럽다. 우리가 해냈다는 것이 뜻 깊다”라고 말한 정만식은 “영화에 나온 분들과 모여서 다시 한 번 보고 싶다”고 했다. 
류 감독은 “(영화의 시점이) 가까운 과거라, 어떻게 하면 사실적으로 재현할 수 있을지 고민했다. 또한 해외에서 4개월 동안 어떻게 하면 효율적으로 촬영하고, 프로덕션을 할지 많이 고민했다. 저는 배우들과 스태프가 몸과 마음이 다치지 않길 바랐고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며 노력했다”고 연출자로서 중점을 둔 부분을 전했다. 
이어 류 감독은 “영화 '베를린'을 만들고 나서 ‘대사가 안 들린다’는 말을 들었다. 제가 녹음실에서 들었을 때는 잘 들렸었는데 보신 분들이 잘 안 들리셨나보다”라고 '모가디슈' 속 북한인들의 대사에 자막을 붙인 이유를 전했다. 이어 그는 “그래서 ‘모가디슈’를 하면서 북한에 접근할 때 온전히 타국으로 인지하는 게 맞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게 관객들이 인물들을 이해하는 데 더 빠를 거 같더라. 우리가 북한에 못 가는 것과 소말리아가 여행금지국이라 못 들어가는 상황은 같기 때문에 완전히 다른 나라로 생각하고 자막 처리를 했다”고 밝혔다. 
121분간 펼쳐진 ‘모가디슈’의 백미는 남북이 힘을 합쳐 반군이 장악한 도심을 탈출해야 하는 시퀀스. 김윤석, 조인성, 구교환, 정만식의 카체이싱이 극한의 긴장감을 선사함과 동시에 마지막에는 어떤 결과가 나올지 끝까지 눈을 뗄 수 없게 만든다. 
조인성은 “촬영할 때는 사고가 나지 않고 생동감 있게 움직여야 했기 때문에 긴장했다”며 강 참사관의 심경을 생동감 있게 표현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카체이싱) 촬영이 끝나고 나면 목이 아플 정도였다. 사람들을 옆에 태워서 운전을 해야했기 때문에, 무엇보다 안전에 집중했고 카오스 상태의 감정을 담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구교환과 정민식은 이 영화의 촬영을 앞두고 급하게 운전면허증을 땄다고 한다. 이에 구교환은 “거기서 운전 연습을 많이 해서 지금 생각하면 마치 제 차를 모로코에 두고 온 기분이다.(웃음) 현지에 설치됐던 블루 스크린 앞에서 촬영을 진행한 것도 있고. 지금도 그 차 생각을 하면 애틋하다”고 말해 현장에 큰 웃음을 선사했다.
정만식도 이 영화를 통해 인생 첫 면허증이 생겼다며 "제가 처음으로 작품에서 질주 연기를 했다.(웃음)”며 “긴장했는데 영화를 보니 잘 마친 거 같다”는 소감을 남겼다. 
28일 극장 개봉. 러닝타임 12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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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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