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4→.143' 좌타자 킬러 변신, 도쿄행 꿈꾸는 2년차 사이드암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21.05.13 05: 32

우완 사이드암 투수들은 투구 각도와 궤적상 오른손 타자에게 강하지만 왼손 타자에게 약할 수밖에 없다. 올 시즌 KBO리그에서 최소 2이닝 이상 던진 사이드암 투수 23명의 좌타자 피안타율은 2할8푼7리로 리그 평균 타율(.264)보다 훨씬 높다. 
좌타자 피안타율이 가장 낮은 사이드암 투수는 한화 2년차 강재민(24)으로 1할4푼3리에 불과하다. 16⅓이닝 무자책점 중인 삼성 우규민(.160)보다 더 낮다. 우타자 피안타율(.129)과 큰 차이가 없을 만큼 좌우 타자를 가리지 않는다. 피OPS는 우타자(.515)보다 좌타자(.379) 상대로 훨씬 좋다. 
지난해만 해도 강재민도 우타자보다 좌타자에 약했다. 좌타자 피안타율이 2할5푼4리로 우타자(.254)보다 훨씬 높았다. 피OPS도 그에 비례해 우타자(.536)보다 좌타자(.693) 상대로 안 좋았다. 일반적인 사이드암의 범주에서 벗어나지 않았지만 올해는 좌타자 피안타율을 1할 이상 낮추며 '킬러'로 대변신했다. 

210414 한화 강재민 /sunday@osen.co.kr

강재민은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제가 생각하는 가장 큰 부분은 투구판 밟는 위치를 옮긴 것이다. 시범경기 마치고 시즌 들어가기 직전 호세 로사도 투수코치님이 투구판을 1루 측 끝을 밟고 던져보는 게 어떠냐고 말씀하셨다. 원래 투구판 가운데를 밟고 던졌는데 좌타자 상대로만 1루 측을 밟고 던지는 것으로 변화를 줬다. 그러면서 좌타자에게 공이 들어가는 각도가 바뀌었다"고 말했다. 타자 시점에서 공이 잘 보이는 각도를 줄인 게 효과를 보고 있다. 
5회초 마운드에 오른 한화 투수 강재민이 힘차게 공을 뿌리고 있다. / dreamer@osen.co.kr
좌타자 약세를 지우면서 강재민은 특급 불펜으로 거듭났다. 시즌 15경기에서 17이닝을 던지며 1승1세이브4홀드 평균자책점 1.06 탈삼진 18개를 기록하고 있다. WHIP 0.82, 피안타율 1할3푼6리로 2년차 징크스가 없다. 깜짝 부활에 성공한 베테랑 우규민과 함께 리그 최고의 사이드 불펜 요원이라 할 만하다. 
강재민은 "항상 마운드에서 제 자신을 믿고 자신 있게 던진다. 위기 상황에도 즐기려고 노력한다. 불펜투수라면 위기에 안 올라갈 수 없다. 즐기는 마음으로 하다 보니 떨리는 건 없다"며 "로사도 코치님과 함께 볼 배합이나 피칭 디자인에 대해 많은 공부를 하고 있다.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님도 상대 팀에서 주무기인 슬라이더를 많이 생각하고 타석에 들어서는 만큼 직구 비율을 높이는 쪽으로 변화를 주문하셨다. 그런 부분들이 좋은 결과로 나오고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지난 3월 발표된 도쿄올림픽 야구대표팀 사전 등록 명단에 포함된 강재민은 태극마크의 꿈도 조금씩 키워나가고 있다. 수베로 감독도 팀 내 국가대표가 가능한 선수 중 한 명으로 강재민을 꼽았다. 사전 명단에 포함된 사이드암 투수로는 선발 고영표(KT), 박종훈(SSG), 한현희(키움), 구원 원종현(NC) 정우영(LG) 심창민(삼성) 박치국(두산) 등 내로라하는 선수들이 포함돼 치열한 경쟁이 불가피하다. 성적만 놓고 보면 강재민도 뒤질 게 없지만 최종 발탁 시점까지 지금 페이스를 잘 유지하는 게 관건이다. 
8회초 한화 강재민이 역투하고 있다. /youngrae@osen.co.kr
강재민은 "(올림픽에) 가고 싶은 마음 당연히 있다. 어릴 때부터 태극마크를 꿈꾸며 야구하는 선수들이 많다. 저도 베이징 올림픽과 월드베이스볼클래식 등 대표팀 야구를 보면서 커왔고, 국가대표가 되는 게 꿈이었다"며 "실력이 돼야 갈 수 있다. 묵묵히 제 공을 던지면 좋은 결과가 오지 않을까 생각한다"는 말로 태극마크를 향한 꿈을 키웠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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