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윤표의 휘뚜루 마뚜루]KBO, 초대형 악재 ‘코로나19’를 어떻게 이겨낼까
OSEN 홍윤표 기자
발행 2020.02.14 08: 19

2020년 프로야구 KBO리그 시범경기(3월 14일)가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3월 28일에 개막되는 정규리그도 그리 멀지 않았다. 이런 마당에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코로나19) 사태가 프로야구 판을 덮쳤다. 초대형 악재다. 비단 프로야구뿐만 아니라 축구, 농구, 배구 등 다른 프로 종목도 ‘코로나19’의 소용돌이에 휩쓸렸다.
KBO는 현재 대응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예측이 어려운 이번 사태가 장기간 지속 되면 자칫 무관중 경기를 할지도 모른다. 상상만 해도 끔찍하다.
2월 9일 KBS ‘일요진단’ 토론회 석상에서 전문가들은 ‘코로나19’의 종식 시점에 대해 선뜻 판단을 내리지 못했다. ‘극복 가능한 질환’(이종구 서울의대 교수)이라는 희망적인 견해가 있었지만 ‘4월이면 어느 정도 가라앉겠지만 여름까지 갈 수도 있다’는 관측(정기현 국립중앙의료원장)도 나왔다. 게다가 가을이 지나 코로나 바이러스가 재발할 가능성도 제기됐다.

어찌 됐든 ‘코로나19’를 조기에 박멸, 진정시키지 못한다면, 야구를 비롯한 프로 종목들은 물론 다른 스포츠도 위축되고, 심각한 지장을 받을 게 뻔하다.
그렇다고 지나친 비관은 할 필요는 없다. KBO는 아직 구단별로 관중 목표치가 나오지는 않았으나 올해 관중 800만 명 회복을 목표로 삼고 있다. 2016년부터 3년 연속 달성했던 관중 800만 명 선이 지난해에 무너졌다. 엄청난 장애물이 가로 놓였으나 KBO는 차분하게 대처 방안을 찾고 있다.
류대환 KBO 사무총장은 “올해 당연히 관중 800만 명 이상 기대하고 있는데, 큰일 났다.”면서 “문체부, 각 구단과 긴밀하게 협의할 계획”이라며 이런저런 방안을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류 총장은 “구장별로 격리실 준비나 앰뷸런스 상시 대기, 지정병원과 네트워크 구성 등 협의해야 할 일이 많다. 기본적으로 구단별로 구장 소독과 열 감지 카메라 설치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일은 KBO가 미리 지난해 방역 마스크를 다량 확보해 놓았다는 점이다. 미세먼지 때문에 지난해 시즌 전에 문체부의 지원을 받아 5억 원의 예산을 들여 90만 장의 마스크를 사들여 구단별로 9만 장씩 배분했다. 그 잔여분 가운데 일부를 최근 프로농구와 배구협회에 13만 장을 지원해줬다.
문정균 KBO 육성팀장은 “지난해 미세먼지가 심하지 않아 시즌 전에 확보해 둔 마스크 가운데
구단별로 보유물량이 4, 5만 장씩 남아 있었다. 잔여분 가운데 구단별로 1만 3천 장씩 갹출해 농구와 배구에 보내줬다.”면서 “앞으로 문체부의 지원을 다시 받아 구단별로 9, 10만 장씩 배분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문제는 열 감지 카메라 확보다.
문 팀장은 “지난해에 미세먼지 저감을 위한 선제 대응조치로 구장별로 쿨링포그를 설치했는데, 이번에는 열 감지 카메라 설치가 시급해 졌다. 일단 구장별로 4대씩 관중 출입문에 열 감지 카메라 설치를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열 감지 카메라는 대당 1500만 원 이상 고가 장비여서 KBO는 구입을 하는 대신 임대할 방침을 세웠다. 시즌 전에는 구장에 빠짐없이 설치할 수 있도록 물량 확보를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하루빨리 ‘코로나19’ 사태가 수습되는 것이 급선무겠지만, 현재로선 프로야구 개막 이후 당분간 관중들이 출입문에 일렬로 길게 늘어서서 열 감지 카메라의 체크를 받아야 하는 등의 불편은 감수할 수밖에 없을 듯하다. 입춘이 지나 봄이 오고 있는데, 야구장의 봄은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홍윤표 OSEN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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