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남매 ‘한울타리 예능 봉사단’의 선행 행각 3년
OSEN 홍윤표 기자
발행 2019.12.30 11: 28

[OSEN=홍윤표 선임기자]‘씨름계의 대모’로 잘 알려진 김진중 가연무용단 단장의 7남매가 뜻을 세워 손을 맞잡고 ‘재능기부’ 봉사 활동에 나선 지 어느덧 만 3년이 지났다. 이름하여 ‘한울타리 남매 예능 봉사단’이다.
이 봉사단의 활동이 더욱 의미 있는 것은 이른바 ‘문화 소외계층’을 위한 우리네 전통 민속 공연에 주력하고 있다는 점이다. 공연의 구성이 풍물과 노래, 국악기 연주, 민요와 판소리 등으로 짜여 있다.
‘한울타리 남매 예능 봉사단’이 발족한 것은 지난 2016년 12월 26일. 힘들고 지치고 어려운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는 세상에 한 줄기 빛을 비추고자 형제, 자매, 남매들이 마음을 모았다.

7남매의 맏이인 김진중(74) 가연무용단 단장을 비롯해 여동생 김선중(69) 가연무용단 부단장, 남동생 김호중(67) 학암국악연구소 대표, 쌍둥이인 김치중(은혜교회 장로, 전 주식회사 BCK 대표), 아마국수 출신으로 올해 시니어바둑리그 삼척해상케이블카 선수로도 활약했던 프로바둑 기사 김철중(이상 64), KBS 전속가수 출신인 김달중(60), 막내 김관중(59) 씨까지, 한마음으로 뭉쳤다. 게다가 봉사단의 단장을 맡은 김호중 대표의 부인으로 교사 출신인 민윤숙(64. 2015년 녹조근정훈장 수상) 씨도 동참, 그야말로 온 식구들이 동원됐다. 올해 초 안타깝게도 막내가 급작스럽게 세상을 뜨는 바람에 한동안 슬픔에 잠겨 있었던 남매 봉사단은 곧바로 마음을 추스르고 여전히 봉사 활동을 계속하고 있다.
모임을 앞장서 꾸린 전직 교사 출신 김호중 단장은 “맞잡은 손은 추운 겨울에도 따뜻하다고 합니다.”면서 “한울타리 남매 예능 봉사단은 각자의 재능으로 따뜻한 마음이 필요한 사람에게 그 달란트를 기부하기 위해 모인 무료 봉사단”이라고 결성 취지를 설명했다.
한울타리 남매 예능 봉사단은 그동안 어렵고 소외된 이웃을 찾아 줄기차게 공연을 지속하고 있다. 올해에도 요양원이나 실버센터, 경로 효도잔치 마당은 물론 초등학교 학생들을 위한 국악 강연과 실습을 포함 50차례나 공연을 했다. 공연은 주로 경기도 일원에서 열고 있지만 때로는 충북이나 충남까지도 범위를 넓혀 새벽에 집을 나서면 밤늦게나 귀가하는 일도 많았다.
올해 한울타리 봉사단이 공연을 한 곳을 대충 꼽아봐도 의정부 사랑요양원, 경기도 광주 수산나요양원, 경기도 가오리 햇살요양원, 용인 포브스요양병원, 시흘 한마음교회 경로효도잔치, 파주 가가호호노인복지센터, 천안 한사랑요양병원, 서울 노원구 늘사랑실버센터, 고양시 은혜마을 요양원, 충남 태안 고남초등학교 국악교육 한마당, 경기도 광주 너싱홈그린힐요양원 등이다. 이들이 어디에 뜻을 두고 공연을 펼치는지 대번에 알 수 있다.
이들의 ‘민속적인 재능’은 타고났다. 부모가 모두 국악인이었다. 부친인 고 김용익 선생은 1950년대 중반 이후 아리랑여성국극 단장과 충남여성농악 단장을 역임했고, 모친인 고 이농주 여사는 내포제 판소리 가야금병창 명인으로 특히 충남 일대에 그 명성 자자했다. 그는 일제 강점기에는 조선창악회 일원으로 이동백 김연수 임방울 박동진 김소희 박귀희 명창과 함께 활동했던 인물이다. 한울타리 봉사단 각자가 선대로부터 재능을 물려받은 것이다. 누구나 할 것 없이 국악에 일가견이 있고 조예가 깊다. 남매들은 특히 전통 민속 악기에 타고난 재능을 보였다.
김진중 가연무용단 단장은 만 19살 때인 1964년, 전국민속예술경연대회 여성농악 부문 개인 최우수상(꽹과리)을 받으며 두각을 나타냈다. 김 단장은 1984년 전주대사습 축하 공연을 계기로 씨름계와 인연을 맺고 무려 33년 동안 전통무용단을 이끌고 신명과 흥취를 북돋우며 민속 씨름판의 감초 노릇을 해오다가 2017년을 끝으로 모래판을 떠났다. 
12월 23일, 경기도 광주 너싱홈그린힐 요양원에서 올해 마지막 봉사 공연을 했던 김호중 단장은 “100여명의 어르신들과 즐거움과 행복을 나누었습니다. 평균 연령 85살, 봉사하는 우리가 더 즐겁고 행복한 마음을 뒤로하고 다음을 기약합니다”면서 “2020년엔 좀 더 열심히 해보자고 다짐합니다. 봉사단원들 고맙고, 후원자 여러분들께도 진심으로 감사의 마음을 드립니다.”고 전했다.
김호중 단장은 앞장서 이끌고 있는 남매 봉사단 뿐만 아니라 전국 각지를 돌며 우리 전통 민속국악을 알리기 위한 개인 강연에도 온 힘을 기울이고 있다.  
‘한울타리 남매 예능 봉사단’은 이제 구성원 모두 환갑을 넘겼다. 말 그대로 ‘실버 봉사단’이다. 한결같은 마음으로 재능기부의 길에 나서고 있는 그들이야말로 실천하고 행동하는, 이 사회의 귀중한 봉사자들이다.
(사진) 한울타리 남매 예능 봉사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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