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윤지웅, 꼬마팬에게 "미안해" 사인해준 사연
OSEN 고유라 기자
발행 2014.06.03 07: 00

지난 1일 넥센 히어로즈와 LG 트윈스의 경기를 앞둔 목동구장. LG 좌완 투수 윤지웅(26)이 1루측 LG 덕아웃에 LG 유니폼을 입은 꼬마팬을 데리고 나타났다.
윤지웅은 박서준 군을 데리고 온 뒤 공 2개를 구해와 투수 정찬헌(24)의 사인을 받게 해줬다. "이 꼬마가 가장 사인 받고 싶은 선수가 찬헌이"라고 말하며 정찬헌에게 데려갔다. 이어 공 하나에는 자신의 사인과 함께 "미안해"라는 말도 써넣었다.
사연은 이랬다. 윤지웅은 이날 경기를 앞두고 외야에서 다른 투수들과 함께 몸을 풀고 캐치볼을 했다. 그러나 손등에 공을 맞고도 토스를 이어가다가 그의 손이 풀리면서 공이 관중석으로 날아갔고 그 공에 서준 군이 어깨를 맞고 말았다. 공이 빠르지는 않았지만 아이가 놀랄 수 있는 상황이었다.

윤지웅은 즉시 서준 군의 상태를 확인하고 목동구장 보안요원에게 사실을 말한 뒤 서준 군을 덕아웃을 데리고 와 사인볼을 선물해줬다. 이를 지켜보던 외국인 투수 에버렛 티포드(30)도 사연을 들은 뒤 의미있다는 듯 "사인을 해주고 싶다"고 나서기도 했다.
윤지웅은 지난 2011년 말 외야수 이택근의 보상선수로 LG에 이적한 뒤 경찰청에 입대해 2012년 퓨처스리그 북부 다승왕을 차지했다. 그는 올해 1군에 복귀해 1군과 2군을 오가고 있지만 지난달 30일 목동 넥센전에서는 2회 선발 임정우를 이어 마운드에 올라 무사 2루의 위기를 넘기는 호투를 보여주기도 했다.
그는 동의대를 졸업하고 입단한 2011년부터 코칭스태프들에게 "속 깊고 성실한 선수"라는 칭찬을 받아왔다. 지난해 제대 후 "이제는 야구만 잘하면 된다"며 각오를 다졌던 윤지웅이 마운드 안팎에서 팬들에게 감동을 줄 수 있을지 기대를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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