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BC 여파인가…‘ERA 1.64’ 곰 사냥꾼의 5실점 강판, 참 낯설다 [오!쎈 수원]
OSEN 이후광 기자
발행 2023.03.21 17: 45

아무리 시범경기라 해도 곰 사냥꾼이 이렇게 무기력하게 무너질 줄은 몰랐다.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에서 돌아온 소형준(KT)이 복귀 첫 등판에서 두산 타선에 5실점으로 무너졌다. 
소형준은 21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3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시범경기에 선발 등판해 3⅓이닝 5피안타 2볼넷 5실점 난조를 겪었다.
경기 초반은 곰 사냥꾼답게 흔들리지 않는 안정감을 뽐냈다. 정수빈-호세 로하스-강승호를 만난 1회 11구 삼자범퇴에 이어 2회 선두 김재환에게 좌전안타를 맞았지만 양석환-김인태-허경민을 손쉽게 범타 처리했다. 

KT 소형준 / OSEN DB

소형준은 1-0으로 앞선 3회부터 흔들리기 시작했다. 선두 김재호의 내야안타와 박유연의 희생번트로 처한 1사 2루 위기. 정수빈을 8구 끝 중견수 뜬공으로 잡고 한숨을 돌렸지만 로하스-강승호에게 연달아 1타점 2루타를 헌납했다. 1-2 역전 허용. 
4회에도 선두 양석환의 안타와 폭투로 득점권 위기를 맞이했다. 이후 김인태의 진루타로 이어진 1사 3루서 소형준답지 않게 허경민-김재호에게 연속 볼넷을 내주고 박세진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투구수는 66개.
불운하게도 소형준의 승계주자 3명이 모두 홈을 밟았다. 박세진이 박유연에게 밀어내기 볼넷을 내준 뒤 정수빈-로하스에게 연달아 적시타를 헌납했다. 소형준의 자책점이 5점으로 치솟은 순간이었다. 
2020 신인드래프트서 KT 1차 지명된 소형준은 데뷔 때부터 두산에 강한 면모를 뽐내며 곰 사냥꾼으로 불렸다. 지난해까지 3시즌 통산 소형준의 두산 상대 기록은 14경기 9승 1패 평균자책점 1.64(82⅓이닝 15자책)에 달한다. 이에 두산 이승엽 감독 또한 이날 경기에 앞서 “우리가 그 동안 소형준 상대로 거의 이기지 못했다. 많이 약했다”라고 소형준 포비아 극복을 과제로 꼽았다.
소형준은 지난 2023 WBC에서도 2경기 평균자책점 5.40(3⅓이닝 2자책)으로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특히 첫 경기인 호주전에서 ⅓이닝 2실점으로 역전패의 빌미를 제공했다. 
소형준은 올 시즌 웨스 벤자민에 이은 KT의 2선발이 유력한 상황이다. 그러나 WBC에 이어 그 동안 강했던 두산 상대로도 난조를 보이며 벤치에 확신을 주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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