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니에 홈런 맞았다고 누가 뭐라 하나”…신인왕→첫 국대, WBC도 두렵지 않다 [오!쎈 시드니]
OSEN 이후광 기자
발행 2023.02.04 05: 30

지난해 혜성처럼 등장해 신인왕을 수상한 뒤 국가대표의 꿈까지 이룬 정철원(24·두산). 생애 처음으로 태극마크를 달았지만 두려움은 없다. 얼른 도쿄돔으로 향해 자신의 공을 세계적인 선수들을 상대로 던져보고 싶을 뿐이다.
정철원은 호주 시드니 블랙타운에서 진행 중인 두산 스프링캠프에서 다가오는 새 시즌과 WBC 준비에 한창이다. 캠프 첫날인 지난 1일 국가대표 포수 양의지와 배터리를 이뤄 불펜피칭을 실시했는데 그는 다른 선수들과 달리 WBC 공인구를 이용해 투구 감각을 끌어올렸다. 
현장에서 만난 정철원은 “호주는 날씨가 따뜻해서 좋다. WBC에 가기 전에 페이스를 빨리 끌어올릴 수 있을 것 같다”라며 “컨디션은 매우 좋은 상태다. (곽)빈이와 함께 WBC 준비를 잘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두산 정철원 / 두산 베어스 제공

양의지와의 첫 배터리호흡도 만족스러웠다. 정철원은 “(양)의지 선배와 처음 해봤는데 잘 맞는다. 생각도 비슷하다”라며 “내가 던지면서 느낀 부분을 그대로 말씀해주셨다. 내가 생각하는 게 틀린 게 아니라는 확신이 들었다. 좋은 말씀을 많이 해주셔서 다음 투구 때 더 잘할 수 있을 것 같다”라고 선배의 리드에 경의를 표했다. 
처음 잡아본 WBC 공인구는 어땠을까. 그는 “똑같은 야구공이니까 어려운 건 없었다. 자신 있다. 조금 미끄러운 감이 있지만 잘 준비해서 감각을 끌어올리면 아무 지장이 없을 것 같다”라고 바라봤다. 
2018 두산 2차 2라운드 20순위로 입단한 정철원은 현역 군 복무를 거쳐 작년 1군에 데뷔해 58경기 4승 3패 3세이브 23홀드 평균자책점 3.10을 기록했다. KBO 데뷔 시즌 최다 홀드 기록을 세우며 신인왕을 차지했고, 이에 힘입어 이강철 감독이 이끄는 2023 WBC 대표팀에 선발되는 영예를 안았다. 연봉 또한 기존 3000만 원에서 7000만 원(233.3%) 인상된 1억 원에 계약했다.
두산 정철원 / 두산 베어스 제공
변수였던 작년과 달리 올해는 상수로 캠프를 시작하게 된 정철원. 그는 “마음가짐이 달라진 건 크게 없다. 작년과 올해가 다른 건 캠프 장소가 국내에서 해외로 바뀐 것밖에 없다”라며 “굳이 다른 점을 꼽자면 한 시즌을 치러봤으니 작년보다 더 잘하고 싶은 마음이 생긴다. 무리해서 특별히 준비하고 있는 건 없다”라고 말했다. 
정철원은 지난해 한 시상식에서 “이승엽 감독님, 저 마무리하고 싶습니다”라고 말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아직도 그 마음이 유효하냐는 질문에 그는 “시상식 때 감독님께 한마디 하고 싶은 게 있냐고 해서 그냥 짧게 말한 것이었다”라고 웃으며 “솔직히 마음 같아서는 최승용의 5선발 자리도 차지하고 싶다. 내가 더 잘할 수 있다. 그러나 다 농담이고 선발, 중간, 마무리 어디든 기회를 주신다면 열심히 던질 것이다”라고 포부를 전했다.
내년 3월 WBC에 임하는 마음가짐도 들을 수 있었다. 지난해 당찬 투구로 신인왕을 차지한 투수답게 국제대회를 향한 각오 또한 남달랐다. 그는 “WBC에 대한 부담은 전혀 없다. 워낙 대단한 선수들이 나오고 나 또한 인정을 받고 대회에 나가는 것”이라며 “오타니 쇼헤이(LA 에인절스)에게 홈런을 맞았다고 누가 뭐라고 하겠는가. 내 공이 세계에 먹히는지 자신 있게 던져보고 싶다”라고 밝혔다. 
WBC 또한 소속팀과 마찬가지로 주어진 보직에서 온 힘을 다해 자신의 공을 뿌리는 게 목표다. 정철원은 “솔직히 이강철 감독님이 좋게 봐주셔서 놀랐다. 난 지난해 KT전만 홀드가 없었다”라며 “불펜투수로서 중요한 상황에 써주신다면 최선을 다해 대한민국이 이길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각오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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