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휘, 8년 열애 ♥정호연 질문에 노코멘트한 속사정(어쩌면 우린)[인터뷰 종합]
OSEN 하수정 기자
발행 2023.02.03 14: 10

이동휘는 왜 8년 열애 여자친구 정호연의 질문에 입을 닫았을까. 분명 나름대로 이유는 있었지만, 프로 배우임에도 그의 대처에는 아쉬움이 남는 건 어쩔 수 없다.
3일 오전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는 영화 '어쩌면 우린 헤어졌는지 모른다' 주연 배우 이동휘의 인터뷰가 진행됐다.
'어쩌면 우린 헤어졌는지 모른다'(각본감독 형슬우, 제작 ㈜26컴퍼니, 배급 ㈜영화특별시SMC)는 사랑하는 사람이 모르는 사람이 되기까지의 과정을 그린 현실 이별 보고서다. 장기 연애의 끝, 이별 선언만 앞둔 연인을 통해 감정이 변해가는 과정을 담담하게 조명했다. 미대에서 만나 희망찼던 20대와 현실에 마모된 30대까지 모든 걸 함께한 연인이 이젠 전혀 다른 공간, 다른 방향을 바라보는 모습이 코끝 찡한 감정을 유발하며 곁에 있는 연인, 혹은 과거의 연인을 떠올리게 한다. 다양한 단편으로 세계 유수 영화제에 초청돼 호평받은 형슬우 감독의 장편 데뷔작이다.

이동휘는 극 중 미대 졸업 후 이것저것 해보려 하지만 실패하고 공시를 준비 중인 N년차 공시생 이준호로 분해 열연했다. 아영과 대학교 CC부터 30대 중반까지 오랜 연인으로 지내면서 동시에 공무원 시험을 준비한다. 그러나 경제력이 없는 탓에 여자친구 집에 얹혀 살고, 의미없는 하루하루를 보내며 아영과의 갈등도 더욱 커진다.
지난해 칸 영화제 수상작 '브로커'에서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한 이동휘는 차기작 '빙의'(가제), '범죄도시4' 등을 촬영 중이며, 최근 디즈니+ '카지노'를 선보이는 등 바쁘게 활동 중이다.
이동휘는 작품에서 100% 민낯으로 연기했는데, "영화를 보고 뭐라고 말씀드려야할 지 모르겠는데, 내 몰골을 보면서 어떤 충돌이 있는 것 같다. 내 자아와 내 캐릭터 간에.."라며 "보시는 분들이 불편하지 않게 준비를 잘하고 나가야 하는데, 그래도 작품과 캐릭터에서 오는 현실감을 최대한 살리려고 했다. 그래도 그런 것들을 포기해야 하는 순간이 온다. 특히 이번에 준호 역할을 맡을 땐 우리가 지나가다 볼 수 있는 주위에 있는 친구가 떠오르게끔 연기했다"고 밝혔다.
앞서 이동휘는 언론시사회 직후 "어느 순간부터 메이크업을 하고 나오는 내 모습을 못 견디겠더라. 전혀 그럴 상황이 아닌데, 눈썹이 예쁘게 그려져 있고, 입술에 틴트가 발려져 있는 모습을 보면서 강박이 생겼다"며 "최근 '카지노'를 비롯해 다른 작품을 하면서는 메이크업을 안 하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내 마음이 편하면 좋은데, 나도 작품을 보면서 똑같이 생각한다. 도저히 작품을 못 보겠고, 어떻게 저 지경가지 갔을까..' 싶다. 내가 나온 부분을 스킵한다"며 호흡을 맞춘 상대역 정은채, 정다은에게 사과를 해 주목을 받았다.
이동휘는 "기자간담회 때도 말씀 드렸지만 내 자신이 적응이 안 됐고, 얼굴을 보면서 고개를 못 들겠더라. 나올 때마다 '아이구 이런 실례를 범해도 될까' 싶었다"며 "관객들이 현실감 있게 '준호는 저 공간 어디에서 살고 있겠구나' 생각하면 다행이지만, 내가 보기엔 아직도 익숙해지지는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사과를 할 수밖에 없었던 건 정다은 씨가 '준호 캐릭터를 보면서 연기하기 힘들었다'고 해서 어쩔 수 없었다.(웃음) 사실 사과말곤 드릴 말씀이 없었고 '힘드셨겠구나' 느꼈고, 촬영하면서도 생각했다"며 "그 상황 자체가 너무 극적이었다. 준호와 아영이 헤어지고 나서 바로 누군가를 만난다는 게 리얼타임상으로도 그렇고 비현실적이었다. 영화에서 극적으로 표현하려고 하니까 상황이 그렇게 됐다. 그걸 연기하려고 한 배우들은 '힘들었겠다'라고 생각했다. 나도 날 보면서 납득이 안 가는 상황인데 얼마나 힘드셨을까 싶었다"며 거듭 사과해 웃음을 자아냈다. 
그는 "앞으로 메이크업을 어떻게 할 지 정리를 한다고 될지는 모르겠는데, 그런 역할이 또 있을 수 있다. 멋있게 나와야 되거나 하면 그땐 신경을 제대로 써서 '그 작품에 한 번 걸려라' 하고 있다. 최선을 다해서 해보겠다"며 향후 변신도 기대케 했다.
이동휘는 2016년 1월, 9살 연하인 모델 출신 정호연과 열애를 인정해 8년 차 장수 커플로 사랑을 키워가고 있다. 정호연은 2021년 넷플릭스 '오징어게임'으로 글로벌 스타에 등극하면서 이동휘-정호연 커플이 더욱 주목을 받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본인도 장기 연애를 하고 있는데, 실제 경험담을 연기할 때도 녹여냈나?"라는 질문에 "이 이야기 자체가 보편적으로 공감할 수 있고, 비단 나만의 상황이 아니라 주변 동료들이나 시사회에 오셨던 분들도 공감을 하더라. 완벽하게 겹치진 않아도, 토막토막 잘라서 봤을 때 '정말 자기 얘기 같다'고 했다. 그런 분이 꼭 한 분씩 있었다"고 했다.
또 이동휘는 "어떤 사람은 그 부분에서 자기 생각이 나서 울었다고 한 사람도 있었다. 무슨 딴 생각을 했길래 눈물까지 흘렸는지는 모르겠지만..(웃음) 진짜 울었다고 하더라"며 "나 역시도 똑같이 투영이 되기도 하면서 어떤 부분은 이해가 안 되는 부분도 있었다. 보편적인 상황과 감정을 다룬 이야기라서 특별한 건 없었다"고 답했다.
"개인적으로 준호처럼 이런 연애를 할수 있나?"라는 질문에는 "현실적으로 민생고가 고민이라면 사랑이 우선이 될 수가 없을 것 같다. 누군가를 서포트 하거나 여유가 있어야 될 것 같다. 난 개인적으로 그렇게 생각한다"고 했다.
이동휘는 솔직히 자신의 캐릭터 준호가 이해되지 않았다며 "준호라는 인물을 전혀 이해할 수 없었다. 난 그런 타입의 사람이 아니다. 잔소리를 하면 그 소리가 듣기 싫어서 즉각적으로 뭘 하려고 하는 사람"이라며 "현실에 하루하루 이렇게 살아가는구나' 아니다. '이정도 노력하면 됐지' 하는 타입도 아니다. 준호를 보면서 이해가 안 됐다. 저렇게까지 하니까 아영이 그런식으로 행동 한것 같다. 아영을 적극적으로 공감한다. 나 였으면 준호를 진작 집에서 쫓아냈을 것 같다. 오히려 아영의 마음에 더 이입해서 연기했다. 아영이는 이 정도면 보살"이라고 팩폭을 날려 웃음을 선사했다.
"여자친구 호연 씨는 혹시 이 영화를 혹시 봤고?" 묻자, 이동휘는 "영화와 관련된 이야기만 집중하고 싶다. 예전에도 인터뷰를 하면 그쪽이 이야기만 더 이슈가 돼서 영화에는 관심이 없더라. 개인적으론 관계자 분들께 실례인 것 같고, 개인적인 이야기라서 죄송하지만.."이라며 더이상 대답을 하지 않았다. 
자신은 여자친구에게 "그냥 평범한 사람"이라는 이동휘, "남들 하는 만큼 하는 그런 사람이다. 남들보다 못 할 때도 있다"고 했다.
'어쩌면 우린 헤어졌는지 모른다'는 장르 자체가 현실 공감 로맨스 작품이고, 이동휘는 스스로 평소 경험을 연기에 녹여낸다고 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실제 연애 경험이나 정호연에 대한 질문이 나올 수밖에 없었다. 오컬트나 공포, 액션 영화가 아닌 이상 배우가 연기한 작품과 연결되는 질문이 나오는 것은 당연했다. 
더군다나 영화가 장기 연애 커플의 속 깊은 이야기를 다뤘기에, 관련 질문들이 나왔지만, 이동휘는 여자친구나 연애에 연관돼 있는 질문에는 입을 꾹 닫았다.
이동휘의 입장도 충분히 이해는 된다. 영화의 내용과 캐릭터보다 여자친구 정호연에게 관심이 집중되는 현상을 원하지 않았으며, 과거에도 비슷한 경험이 있었다고 고백한만큼 작품을 위하는 마음에서 답변을 피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차라리 이동휘가 모든 질문에 솔직하게 답변을 하고, '인터뷰 기사에는 여자친구 내용이 담기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양해를 구했다면, '더 매끄러운 인터뷰 현장이 되지 않았을까?'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무조건 답변을 거부하는 것보다 그 편이 나았을지도 모른다.
한편 '어쩌면 우린 헤어졌는지 모른다'는 오는 8일 개봉한다.
/ hsjssu@osen.co.kr
[사진] 안성진 작가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