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메이트' 김다미 폴더폰·전소니 디카...1998년 소환한 '디테일' [현장의 재구성]
OSEN 연휘선 기자
발행 2023.02.03 13: 51

영화 '소울메이트'가 한 끝 차이까지 고민한 디테일로 1998년으로 관객을 소환한다.
3일 오전 서울시 광진구 자양동에 위치한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점에서 영화 '소울메이트'(감독 민용근, 제공 스튜디오앤뉴, 배급 NEW, 제작 클라이맥스 스튜디오·앤드마크 스튜디오) 제작보고회가 치러졌다. 이 자리에는 배우 김다미, 전소니, 변우석과 민용근 감독이 참석해 방송인 박경림의 진행 아래 작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소울메이트'는 1998년, 첫 만남부터 서로를 알아본 두 친구 미소(김다미 분)와 하은(전소니 분), 그리고 진우(변우석 분)가 기쁨, 슬픔, 설렘, 그리움까지 모든 것을 함께 한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누군가에게는 소울메이트, 누군가에게는 그 때 그 시절을 떠올리게 해줄 작품이 될 전망이다. 김다미, 전소니, 변우석 세 배우의 케미스트리가 기대를 모으는 가운데, 스틸 컷 등이 공개될 때마다 영화 팬들의 호기심을 더하고 있다. 

배우 김다미와 전소니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3.02.03 / soul1014@osen.co.kr

민욕근 감독은 "개봉하면 어떤 일이 펼쳐질까 얘기를 많이 했다. 개봉을 한다고 하니 이미 꿈이 이뤄진 느낌이다. 떨린다기 보다 설레고 있다"라며 감격을 표했다. 
배우 김다미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3.02.03 / soul1014@osen.co.kr
본격적인 간담회에 앞서 배우들과 감독이 타임캡슐을 열며 캐릭터와 작품에 대해 설명하는 시간이 마련됐. 이에 가장 먼저 캡슐을 연 김다미는 헬멧을 꺼내며 미소에 대해 "겉으로 보기엔 자유분방하게 보이지만 꿋꿋하게 잘 살아가고 있는 캐릭터다. 헬멧은 미소에게 자주 애용하다 보니 미소를 잘 표현할 수 있는 물건이기도 하고, 자유로움의 상징이라는 느낌도 들 정도로 소중한 물건인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어 전소니는 디지털 카메라를 꺼내며 하은에 대해 "하은이 사진과 닮은 그림을 그리는 친구다. 어떤 순간을 들여다 보고 그 순간을 표현하고 싶어 하는 친구"라며 "사진 찍는 걸 좋아하는 것처럼 대상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세상을 어떻게 느끼고 있는지에 대해 고민도 많고 생각도 많고 오래 들여다 보고 붙들고 있는 성격을 가진 사람"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캐릭터와 닮은 점에 대해 "미소와 하은이, 다미 배우와 제가 반반씩 섞인 것 같다. 어떤 점은 닮았는데 다른 점도 있다"라고 설명했다. 
변우석은 '소울메이트'를 통해 처음으로 극장 개봉작으로 팬들을 만난다. 그는 "처음은 항상 설레는 것 같다"라며 긴장감과 설렘을 표했다. 또한 그는 진우의 타임캡슐에서 청진기를 꺼냈다. 그는 "진우는 안정적인 삶을 추구하고 그래서 또 자신의 꿈을 향해서 달려가는 친구다. 청진기는 진우의 꿈이 의사인데 그래서 들어있는 것 같다. 의사가 되는지는 영화를 봐주시면 아실 수 있을 거다"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그는 청진기로 민용근 감독을 진찰하는 듯한 모습으로 현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배우 전소니가 타임캡슐서 꺼낸 카메라를 들고 미소 짓고 있다. 2023.02.03 / soul1014@osen.co.kr
민용근 감독은 캡슐에서 흑백사진과 폴더폰을 꺼냈다. 그는 "사진은 제주도에서 촬영할 때 찍은 단체 사진이다. 저희 영화의 중요한 배경이 제주도다. 촬영 때 한달 반 정도를 다같이 제주도에 묵으면서 촬영했다. 제주도가 주는 공간적인 느낌이 있지 않나. 거기에 전 스태프와 제작진이 모두 매료됐다. 그때의 기억이 기념사진과 같은 추억으로 각자에게 다 남은 것 같다. 아직도 스태프들 만나면 제주도 이야기를 많이 한다. 그런 추억에 대한 사진이 아닐까 싶다"라며 웃었다. 
또한 그는 폴더폰에 대해 "실제로 영화에서 저희가 긴 시간을 다루고 있지만, 2000년대 초반부터 중반까지가 영화에서 중요한 배경을 차지한다. 그때 나온 휴대폰이 이 폴더폰이다. 이게 미소와 하은에게 중요한 매개가 되기도 한다. 영화 외적으로는 세 배우 모두 저와 전화를 많이 했다. 특히 밤에. 각자 가진 고민을 영화 촬영 전부터 제주도 촬영할 때도 항상 많이 했다. 저희 넷에 얽힌 또 다른 추억이 이 전화기가 아닐까 싶다"라고 평했다. 
특히 변우석 감독은 세 배우와의 호흡에 대해 "단계별로 다른 것 같다. 촬영 전과 촬영 도중과 촬영 이후 지금까지의 관계들이 조금씩 성숙해지는 느낌들이 있다. 미소와 하은의 관계도 그렇고, 저와 다른 배우들, 우석과 다른 배우들까지 각자 관계의 성격이 있다. 그게 시간이 지나며 성숙하는 느낌이 든다. 이렇게 진전된 상태에서 개봉해서 너무 기쁘다"라고 말했다. 
변우석이 타임캡슐서 꺼낸 청진기를 민용근 가슴에 대고 있다. 2023.02.03 / soul1014@osen.co.kr
그렇다면 배우들에게 민용근 감독은 어땠을까. 김다미는 "감독님이지만 친구처럼 대해주셔서 좋은 친구를 얻은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리고 감독님과 작업할 때 저와 정말 많이 고민을 하고, 하나하나 다양한 시도들을 해석하면서 연기하려고 했다. 그만큼 마음이 잘 통했고 잘 해주셔서 너무 행복하게 찍었다"라고 밝혔다. 
전소니는 "다른 얘기지만 촬영 끝나면 다미가 항상 집에 가서 고민이 되면 감독님한테 '근데요 감독님'이라고 시작하는 메시지가 온다고 하더라. 그럴 정도로 감독님이 저희보다 나이가 많으신데 전혀 안 느껴졌다. 저희도 스스럼 없이 눈치 보지 않고, 주눅들지 않고 얘기할 수 있었다. 대등하게 대해주셨다. 정말 편하게 얘기할 수 있게 해주셔서 소울메이트 같다고 느꼈다"라고 거들었다. 
변우석은 "요즘에는 각자 바쁘게 살고 있어서 초반만큼 자주 연락은 못하지만 꾸준히 이야기하면서 지내고 있다. 제가 생각하는 감독님은 오래된 나무 같은 느낌이었다. 듬직하고 기둥 같은 느낌이었다. 현장에서 제가 가진 습관들이 있는데, 그런 습관들을 디테일하게 얘기해주시고 제가 진우를 표현할 때 더 잘할 수 있게 그 습관들을 얘기해주시더라. 새벽에 제가 진우에 대해 고민이 많아서 전화를 드리기도 했다. 거의 새벽 2시에 전화 통화를 했다. 그만큼 기댈 수 있던 분이었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배우 김다미와 전소니, 민용근 감독, 변우석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3.02.03 / soul1014@osen.co.kr
제작기 영상에서도 제주의 싱그러운 풍광, 과거를 떠올리게 하는 레트로 소품, 세 친구의 모습이 담겨 흐뭇한 호기심을 자아냈다. 민용근 감독은 "누구에게나 눈을 감으면 떠올릴 수 있는 한 사람이 있는 것 같다. 그 사람이 친구일 수도, 연인, 동료일 수도 있고 다 다를 거다. '소울메이트'는 그 한 사람에 대한 이야기다. '그 사람이었구나'라는 걸 삶을 살면서, 10년, 20년 오랜 시간이 덧대어지면서 깨닫고 '나는 그런 사람이었구나'라는 걸 깨닫게 되는 걸 그리고 싶었다"라고 제작 비화를 밝혔다. 
또한 그는 제주도를 선택한 이유에 대해 "미소와 하은이 공간적으로 떨어질 수 있는 물리적인 거리가 필요했다. 우리나라는 면적이 크지는 않지만 육지에서 떨어진 제주라는 공간이 있었다. 조금 더 깊이 들어가면 제주에서 미소, 하은, 진우가 흔히 말하는 청춘의 시기를 보내는데 그 시기와 제주의 자연이 닮아있다고 생각했다. 숲이 나와도 건조한 숲이 아니라 젊은 시절의 땀방울 같다는 느낌이 있었다. 인물에 관한 영화이기도 하지만, 캐릭터를 보다 심도 있게 만들어주는 공간이 제주도라고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김다미는 제주도에 대해 "저희가 어린 시절을 보낸 하은의 집, 미소가 살던 게스트 하우스도 있었다. 사건이 만들어진 동굴도 있었고, 더 이상 쓰지 않는 폐리조트도 있었다. 거기서 제가 하은이를 위한 이벤트도 했다. 예쁜 공간이 많았다"라고 밝혔다. 전소니는 "제주도에서는 동굴이 강하게 남았다. 배우 친구들과 촬영하면서는 출퇴근길이 너무 좋았다. 아침 출근, 퇴근할 때 해 지는 노을 다 찍어서 공유했다. 맛있는 것도 먹으러 다니고. 그러면서 저희 사이 영화와 현실의 구분이 흐릿해졌다"라고 했다. 
변우석은 "바닷가가 생각난다. 바다에 누우면 귀에서 바닷소리가 들리고 귀에서 바닷물이 나가면 밖에 소리도 들리고 하늘은 파랗고 또 춥기도 하고 사발면을 먹기도 했다. 그때가 즐거워서 기억에 많이 남는다"라며 웃었다. 또한 전소니는 "제주도 집에 엄마가 키우는 당근 밭이 있다. 저희 제작부에서 먼저 가서 미리 잘 가꾼 밭이었다"라고 거들며 제주도 촬영을 위한 정성을 강조했다. 
김다미와 전소니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2023.02.03 / soul1014@osen.co.kr
기억에 남는 레트로 소품에 대해 김다미는 "저는 폴더폰에 달린 액세서리가 기억에 남는다. 예전에 실끼리 꼬아서 만드는 게 있었는데 그게 미소 핸드폰에 달려 있었다. 그리고 소니 언니와 같이 배운 펌프도 기억 난다"라며 웃었다. 이에 박경림이 "영화가 잘 되면 두 분 펌프 어떤가"라고 제안하자, 변우석은 "약속하겠다"라며 대신 말했다.
전소니는 "저는 영화에서 펌프를 처음 해봤다. 저희 마치 펌프 영화를 준비하는 것처럼 했다. 등이 다 젖고, 지하 펌프 연습실에서 기절할 것 같아서 초콜렛 먹으면서 진짜 열심히 했다"라고 혀를 내둘렀다. 김다미는 "저도 영화에서 처음했다"라며 웃었고, 박경림이 "두 분 '스우파'도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거들어 주위를 폭소케 했다. 
소품 준비에 대해 민용근 감독은 "각자 가진 기억이 다르지 않나. 이 시기 폴더폰은 디자인이 굉장히 다양하고 너무 많은 종류들이 있었다. 준비하는 스태프들도 각자 기억이 달라서 준비해온 게 너무 많아서 어떤 것을 선택할지도 고민했다. 마찬가지로 각 공간이나 그 곳을 채운 소품들이 요즘에도 쓰지만 추억을 불러일으키는 거라고 봤다. 준비하며 각자가 가진 소품에 대한 기억들이 정말 많이 나왔다"라고 밝혔다. 
배우 김다미와 전소니, 변우석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3.02.03 / soul1014@osen.co.kr
극 중 미소와 하은 모두 미술을 하는 만큼 배우들도 그림에 익숙해져야 했다. 김다미는 "연필을 쥐는 법부터 배웠다"라며 "하은과 미소가 그리는 방법이 다르다 보니까 그 차이점을 갖고 배우려 했다"라고 말했다. 전소니 또한 "기본적인 걸 신경 썼다. 자세나 손을 쥐는 모양을 잘하려고 했다. 그림을 잘 그리지 못하더라도. 미소가 컴퓨터 앞에서 그림을 그려서 보내주고는 했다"라고 밝히기도 했다. 
특히 정교한 정밀화의 하은, 추상화의 미소는 각기 다른 그림 스타일을 보여주기도 하는 바. 전소니는 "그림의 타입이 이 캐릭터들을 정말 많이 설명해준다"라고도 강조했다. 그런가 하면 변우석은 "제가 촬영장에서 막내나 다름 없었다. 실수를 해도 형제처럼 재미있게 얘기하면서 즐겁게 촬영했다"라며 웃었다. 김다미는 "제가 진짜 얘기를 많이 했다. 현장에서도 고민하고 끝내고도 고민하고. 재미있었지만 더 잘하고 싶어서 열정을 가졌다"라고 덧붙였다. 
배우 김다미와 전소니, 민용근 감독, 변우석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3.02.03 / soul1014@osen.co.kr
민용근 감독은 "영화 속 캐릭터와 실제 배우들이 있는데 찍다 보니까 구별이 잘 안 갔다. 나랑 같이 밥을 먹는 이 사람이 영화 속 미소인지, 배우인 김다미인지 구별이 안 갈 정도였다. 저희끼리의 관계도 실제로도 유사하게 겹치는 부분들이 있었다. 변우석도 막내 남동생 같은 느낌이었다. 세 사람이 함께 있으면 김다미 씨가 오히려 첫째 같아지고, 변우석 씨가 막내처럼 군다"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 밖에도 고양이 '엄마'의 출연이 시선을 끄는 상황. 민용금 감독은 "영화가 긴 시간을 다루는데 그 시간을 지켜봐주는 존재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시나리오를 쓰고 몇 년 전부터 제가 고양이를 키웠는데 그럴 때 저를 바라봐주는 느낌에 굉장히 큰 위로를 받았다. 강아지와 다르게 고양이는 거리를 유지한다. 그런데 나를 바라봐준다는 게 매력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세 친구의 시간을 그렇게 묵묵히 지켜봐주는 존재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모신 고양이 분"이라고 말했다. 
'소울메이트'는 3월 15일 전국 극장에서 개봉한다. / monamie@osen.co.kr
[사진] OSEN 박준형 기자 / soul101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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