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후가 '왜 한현희처럼 안 던지냐'고 하더라구요" [부산 톡톡]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22.05.29 18: 04

“(이)정후가 ‘한현희인데, 왜 한현희처럼 안 던지냐’
키움 히어로즈의 ‘아픈 손가락’ 한현희(29)는 29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7이닝 6피안타 1사구 5탈삼진 무실점 역투를 펼치며 팀의 4-0 승리를 이끌었다. 올 시즌 첫 승.
한현희는 지난해 후반기부터 부침을 겪었다. 지난해 방역수칙 위반 논란으로 징계를 받았고 올해는 부상과 부진으로 좀처럼 활약을 펼치지 못했다.

키움 히어로즈 선발 투수 한현희가 역투하고 있다. 2022.05.29 / foto0307@osen.co.kr

올해 스프링캠프를 앞두고 발목 인대 부상을 당하면서 시즌 출발이 늦었다. 2군에서 다시 몸 상태를 끌어올린 뒤 4월 24일 KIA전에서 복귀전을 치렀지만 2⅓이닝 6피안타(1피홈런) 3볼넷 9실점(8자책점)으로 무너졌다. 결국 다시 한 번 2군으로 내려갔다. 5월 6일 1군에 올라와서 5경기는 모두 불펜으로 나섰다. 하지만 불펜에서 성적도 썩 좋지 않았다. 이날 등판 경기 전까지 평균자책점은 13.50에 그쳤다.
정찬헌의 4일 휴식 등판일에 맞춰서 선발 복귀전을 치르게 된 한현희다. 이날 선발 등판이 올 시즌 한현희의 운명과도 같은 경기였고 스스로 터닝포인트를 만들었다.
최고 151km까지 찍은 위력적인 포심 패스트볼(57개)에 슬라이더 21개, 체인지업 5개를 섞었다. 일단 패스트볼의 구위와 위력 자체가 뛰어났기에 롯데 타자들이 손 쓰는 게 힘들었다.
경기 후 한현희는 “기분이 좋고 야수들이 이기게 해주기 위해서 열심히 해줬다. (김)혜성이나 포수 (김)재현이 모두 수비에서 열심히 해줘서 너무 야수들에게 너무 고맙다”라며 첫 승의 공을 동료 야수들에게 돌렸다.
이날 한현희에게 위기는 4,5회에 몰려 있었다. 4회말 1사 1,2루 위기에서 이호연의 라인드라이브 타구를 2루수 김혜성이 점프 캐치로 걷어내 더블플레이로 만들었고 5회말 2사 1,3루에서는 황성빈의 기습번트 타구가 얕게 뜨자 포수 김재현이 다이빙 캐치를 하면서 이닝을 종료시켰다.
한현희는 “혜성이나 재현이 모두 워낙 친하게 지내는 선수들이다. 그 친구들 덕분에 7이닝까지 오래 던질 수 있었다. 너무 고맙다. 7이닝 던진 것만으로도 만족한다”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징계와 올해 부상에 이은 부진. 예비 FA였기에 조급함이 생길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모두 털어내고 즐거운 마음으로 경기에 임했다고. 그는 “FA 생각을 안한다면 거짓말이다. 그 생각을 하면서 조급했고 흔들렸던 것 같다. 또 부상이 있어서 더 잘해야 한다는 게 있었다”라며 “그래서 오늘은 그냥 ‘즐기면서 던지자’라고 마운드에 올라왔던 게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 앞으로도 무조건 즐긴다는 마음으로 마운드에 올라갈 것이다
“라고 강조했다.
부담감을 덜어주고 자신감을 심어준 동료들의 얘기도 빼놓지 않았다. 그는 “제가 안 좋았을 때 코치님들과 동료 후배들이 좋은 말을 진짜 많이 해주셨다”라면서 “특히 정후가 한 번ㅇ느 내 방에 찾아와서 ‘왜 한현희인데, 한현희처럼 던지지 않냐’라고 응원의 메시지를 해줬다. 그래서 자신감도 많이 회복이 된 것 같다. 정후 말고도 (이)용규 형이나 1,2군 선수 가리지 않고 말 한마디씩 해주면서 응원을 많이 받았다”라며 동료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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