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동기부여 됐다"...이 악문 최저 연봉 외인, 가성비 특급으로 안착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22.05.28 08: 17

키움 히어로즈 타일러 애플러(29)는 올해 KBO리그를 밟은 외국인 선수들 중에서 최저 연봉을 받고 있다.
애플러는 총액 40만 달러에 키움과 계약했다. 메이저리그 경험은 없었고 2019년에는 일본프로야구 오릭스 버팔로스에서 아시아 무대는 경험했다. 당시 24경기(31⅓이닝) 4승 4패 평균자책점 4.02을 기록했다. 지난해 워싱턴 내셔널스 산하 트리플A 로체스터 레드윙스 소속으로는 19경기(15선발) 2승9패 평균자책점 7.75의 성적에 그쳤다.
KBO에 의하면 보장되는 연봉이 27만 5000달러일 뿐, 계약금조차 없었다. 즉 40만 달러 중 연봉을 제외한 12만 5000달러는 인센티브라는 의미였다. 적은 총액에 더 적은 보장금액. 몸값과 기대치는 비례하기 마련이다. 애플러를 향한 기대치는 KBO리그를 밟은 외국인 선수들 중에서도 가장 낮을 수밖에 없었다.

키움 히어로즈 애플러가 8-0 완봉승을 기록하고 환호하고 있다. 2022.05.27 / foto0307@osen.co.kr

매 경기 선입견과 꼬리표를 떼어내기 위해 싸워야 하는 신세였다. 하지만 애플러는 스스로 자신의 역량을 과시하며 편견을 뿌리치고 있다. 지난 27일 사직 롯데전을 앞둔 성적도 훌륭했다. 9경기 3승2패 평균자책점 3.20(50⅔이닝 18자책점)의 성적을 남기고 있다. 각이 좋은 투심과 체인지업을 바탕으로 1.81의 땅볼/뜬공 비율을 기록 중이다. 구위도 좋지만 맞춰잡는 피칭이 효율적이고 효과적인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
그리고 27일 사직 롯데전, 애플러는 ‘대형 사고’를 쳤다. 애플러는 9이닝 97구 3피안타 무4사구 5탈삼진 무실점으로 완봉승의 쾌거를 달성했다. 팀의 8-0 승리, 4연승을 이끌었다.
애플러의 완봉승은 올해 데이비드 뷰캐넌에 이어 KBO리그 두 번째다. 히어로즈 소속 선수로 9이닝 기준 완봉승은 지난 2019년 6월 9일 잠실 두산전 에릭 요키시 이후 3년 만에 나왔다.
아울러, 무4사구 완봉승은 올해 리그 최초였고 히어로즈 구단 역사에서도 역대 5번째다. 장원삼, 브랜든 나이트, 신재영, 에릭 요키시 이후 애플러가 주인공의 자리를 차지했다.
최저 연봉 외국인 선수의 꼬리표가 스스로도 의식이 됐고, 자극제가 됐을 터. 28일 경기가 끝나고 만난 애플러에게 리그 외국인 선수들 가운데 최저 연봉이 어떻게 다가왔는지 물었다. 그는 “큰 동기부여가 됐다. 일단 한국에 온 뒤 팀 승리가 항상 우선이었다”라며 “팀이 잘 되면 나의 가치도 당연히 올라간다. 그렇기 때문에 팀 승리를 위해 노력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팀 승리가 자신의 가치 상승과 동의어였다. 팀 퍼스트를 먼저 생각하자 자연스럽게 국내 선수들에 융화됐고 리그 적응도 순조롭게 진행됐다. 이날 중계방송사 인터뷰가 끝난 뒤 투수조 전원이 애플러의 완봉승을 축하하기 위해 대기하고 있었다. 투수조 최고참 축에 속하는 문성현, 한현희 모두 동참했다. 그만큼 애플러가 팀에 녹아들었기에 국내 선수들도 한마음으로 기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팀원들과 관계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팀원들과 관계가 좋아야 내가 여기서 생활을 편하게  할 수 있고 팀도 더 강해질 수 있다. 한 마음 한 뜻으로 뭉쳐서 달려가는 팀이 진짜 원 팀이다”라고 강조하며 강팀의 일원으로 거듭나고 있는 것에 자부심을 표현했다.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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