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치클리어링→인종차별성 농담→쐐기포 응수..."재키 로빈슨처럼 느껴진다"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22.05.23 16: 37

“오늘날의 재키 로빈슨처럼 느껴진다.”
시카고 화이트삭스 팀 앤더슨은 23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뉴욕 브롱스 양키 스타디움에서 열린 뉴욕 양키스와의 더블헤더 2차전에서 8회초 3점포를 쏘아 올리며 팀의 5-0 승리를 이끌었다. 화이트삭스는 더블헤더 1차전 3-1 승리에 이어 더블헤더 싹쓸이에 성공했다.
화이트삭스 구성원 전체가 이를 갈고 나온 더블헤더였다. 전날(22일) 벤치 클리어링이 발생하면서 일촉즉발의 상황이 벌어졌다. 이때 양키스 내야수 조쉬 도널드슨이 팀 앤더슨을 향해 “왜 그래, 재키?”이라는 인종차별성 발언을 했고 앤더슨을 비롯한 화이트삭스 선수단 전원이 분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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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키 로빈슨은 메이저리그 최초의 흑인 선수로 리그 역사를 바꾼 선구자다. 도널드슨은 앤더슨이 과거 인터뷰에서 ‘오늘날의 재키 로빈슨’이라고 지칭했던 것을 떠올리며 농담을 던졌지만 앤더슨은 달리 받아들였다. 앤더슨은 “그는 무례한 발언을 했다. ‘왜 그래, 재키?’라고 말했다. 그의 말은 정말 무례했다”라고 언성을 높였다.
도널드슨은 2019년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 인터뷰에서 언급된 문구를 참조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가벼운 농담을 던졌다. 싸움을 시작하려는 게 아니었다. 만약 무례하다고 생각했다면 사과할 것이다. 나는 그럴 의도가 아니었다”라고 해명했다.
도널드슨의 해명에도 화이트삭스 선수단은 비난의 강도를 높였다. 토니 라루사 감독은 “인종차별적 발언을 했고 내가 말 할 수 있는 전부”라고 했다. 또한 마무리 리암 헨드릭스는 “보통 사이좋게 지내는 사람들과는 자신들끼리 하는 농담을 주고 받고는 한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과는 그런 말을 주고 받지 않는다”라며 “그래서 (도널드슨의)말은 완전히 헛소리”라고 강조했다.
앤더슨은 이날 타석에 들어설 때마마 양키스 홈 팬들의 야유를 받았다. 하지만 아랑곳하지 않고 홈런으로 응수하면서 양키 스타디움을 잠재웠다. 앤더슨은 홈런을 치고 베이스를 돌면서 손가락을 입에 갖다대며 침묵하라는 제스처까지 취했다. ‘MLB.com’은 ‘앤더슨의 배트가 응답을 했고 양키 스타디움은 침묵했다’라고 이날 상황을 설명했다.
앤더슨은 ‘디애슬레틱’ 등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오늘 나는 정말 재키 로빈슨처럼 느껴진다. 야구의 장벽을 깨뜨리고 싶었다”라며 “말할 것도 없는 사실이지만 멋진 사람이다. 왜냐하면 그는 경기를 뒤바꿨기 때문이다. 나는 재키 로빈슨처럼 경기 흐름을 바꿔놓아야 할 것 같았다”라며 도널드슨의 발언을 의식하며 이날 소감을 설명했다.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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