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효자일지 모른다! 이창진이 그렇다
OSEN 이선호 기자
발행 2022.05.23 17: 07

누가 효자일지 모른다. 
지난 2월 KIA 타이거즈는 스프링캠프를 앞두고 1군 명단을 발표했다. 김종국 신임 감독은 한 달동안 고민끝에 40명의 정예 병력을 꾸렸다. 1년 동안 1군에서 활용할 전력이었다. 외야수는 최형우, 나성범, 소크라테스 브리토, 고종욱, 김호령, 이우성, 김석환 등 7명으로 꾸렸다. 이창진의 이름은 없었다.
2014년 롯데에 입단해 KT를 거쳐 2018년 트레이드로 KIA 유니폼을 입었다. 내야수에서 외야수로 전향했다. 2019년에는 주전 외야수로 활약하며 처음으로 100안타를 넘겼고, 중고신인으로 신인왕 투표 2위를 차지했다. 꽃을 피우는 듯 했다. 그러나 고질적인 허리통증와 햄스트링 부상까지 겹쳐 2020년은 22경기에 출전했다. 심기일전해 2021시즌 도전했지만 타율 2할9리에 그쳤다.

KIA 타이거즈 이창진이 지난 22일 NC와의 광주경기에서 연타석 홈런을 터트리고 활짝 웃고 있다./KIA 제공

신임 감독의 머리에 이창진의 이름은 들어있지 않았다. FA 나성범, 외국인타자 소크라테스가 입단하면서 외야진 뎁스가 두터워졌다.  여기에 통산 3할타자 고종욱까지 영입했고, 유망주로 야심차게 키워보고 싶은 김석환도 있었다. 김호령과 이우성은 백업자원으로 분류했다. 
선수들에게 스프링캠프 1군 탈락은 절망적이다. 활용폭이 크지 않다는 메시지나 다름없다. 이창진은 베테랑 나지완과 함께 퓨처스 스프링캠프에서 2022시즌을 준비했다. 2월 말에 1군 캠프에 콜업을 받았으나 개막전 엔트리에서도 빠졌다. 1군 캠프 외야수들이 모두 엔트리에 들어갔다. 
이창진은 "개막 엔트리에 빠져 여러가지 생각이 많았다. 그래도 기회가 올 것이라고 믿고 최선을 다해 준비를 했다"고 말했다. 그 말은 틀리지 않았다. 개막하자 1군의 좌익수에 변화가 많았다. 가장 먼저 기회를 받았던 김석환이 1할대 타율에 그치며 안착하지 못했다. 고종욱은 부상으로 빠졌고, 나지완도 2군으로 내려갔다.   
김종국 감독은 대체 자원이 필요했고 4월 21일 이창진을 콜업했다. 그때까지 퓨처스리그에서 5경기 10타수 2안타의 그저그런 성적을 올리고 있었다. 1군에 올라와 대주자, 대수비 백업요원으로 벤치를 지켰다. 주전은 이우성이었다. 안타 치고, 타점 올리고, 투지넘치는 플레이를 펼치다 타격 부진에 빠졌다.
김 감독은 대안으로 이창진을 선택했다. 18일 사직 롯데전부터 선발라인업에 이름을 넣었다. 2루타 포함해 2안타 1볼넷 3출루로 화끈하게 응답했다. 그러더니 19일 경기에서는 한 점차로 앞선 9회초 좌월 솔로포를 터트려 3연승을 이끌었다. 주말 NC와의 광주 3연전 1~2차전은 각각 1안타1볼넷으로 제몫을 했다.
위닝시리즈가 걸린 22일 시리즈 3차전에서는 2회 솔로포, 3회 스리런포까지 가동했다. 데뷔 첫 연타석포였다. 나흘동안 3개의 홈런을 터트렸다. 파워와 정확성을 동시에 과시했다. 하위타선이지만 4번타자 못지 않은 활약이었다. 영업비밀인지 이유도 말하지 않았다. KIA는 시즌 첫 일요일 승리를 했다. 주간 성적 5승1패로 삼성과 공동 4위까지 점프했다. 효자 이창진이 그 중심에 있었다. /sunny@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